한화그룹의 핵심으로 떠오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2년 만에 재무실장을 교체했다. 기존 ㈜한화 지원부문 소속이던 박지철 전무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부문 재무실장으로 합류했다. 사실상의 최고재무책임자(CFO)다. 2021년부터 2년 동안 CFO를 지낸 전연보 전무는 한화시스템으로 이동한 것으로 전해진다.
19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따르면 박 전무가 9월19일자로 발령을 받아 곧 업무를 시작한다. 박 전무는 1970년생으로 고려대 무역학과를 졸업했다. 한화케미칼(현 한화솔루션)의 재무회계팀장을 거쳐 2017년 말 상무보로 승진했고 2018년 중순 ㈜한화 지원부문으로 이동했다. 2021년 한화그룹이 상무보 직급을 없애면서 직급이 상무로 바꿔었다가 2021년 전무로 승진했다.
특히 ㈜한화 지원부문에서는 무려 5년 만의 이동이다. ㈜한화 지원부문은 한화그룹에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는 곳이다. 금춘수 부회장이 이끌고 있으며 공식적으로는 계열사 및 자회사 관리를 담당한다. 단순 계열사 관리를 넘어 그룹 지배구조와 승계, 그리고 M&A와 같은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까지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최근 1~2년 사이 한화그룹에서 가장 큰 변화를 겪었던 계열사로 손꼽힌다. 지난해부터 이뤄진 한화그룹 방산사업 재편의 중심에 서면서 회사 규모가 커진 건 물론 위상 역시 높아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7월 100% 자회사였던 한화디펜스(옛 한화지상방산)를 흡수합병하고, 12월 ㈜한화의 방산부문을 8521억원에 인수했다. 올해 들어선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 인수도 마무리했다.
2019년까지만 해도 8조원대에 머물렀던 연결기준 자산 규모는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18조원대로 급증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해서도 3조원 넘게 늘었다. 한화그룹에서 ㈜한화와 한화솔루션에 이어 세 번째로 덩치가 크다.
그룹의 넘버3로 자리잡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CFO를 맡은 만큼 박 전무의 어깨도 무거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 재무 건전성이 다소 악화되고 있는 점은 개선해야 할 문제점으로 지목된다. 최근 몇 년 사이 재무 건전성을 가늠하는 지표들이 모두 뒷걸음질했다.
2분기 말 기준 유동비율은 84%로 100%대가 무너졌다. 지난해 말의 104%에서 20%포인트 하락했다. 2021년 말의 145%와 비교하면 하락세가 더욱 두드러진다. 유동비율은 기업의 단기 지급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유동비율이 높을수록 재정 상태가 건강하다. 유동비율이 100% 미만인 기업은 1년 안에 만기가 돌아오는 유동부채가 1년 내로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자산보다 많다는 걸 의미한다.
부채비율 역시 나빠지고 있는 건 마찬가지다. 2021년 말 181%에서 지난해 말 286%으로 전년 대비 105%포인트 높아진 데 이어 상반기엔 295%까지 높아졌다. 300%를 코앞에 두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출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순차입금도 대폭 늘어났다. 2021년 말 57억원, 지난해 말 1391억원밖에 되지 않았던 순차입금이 2분기 말 1조3207억원으로 10배 가까이 늘어났다. 현금성자산이 3조2000억원에서 2조3000억원으로 큰 폭으로 줄어든 영향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CFO는 전략부문 소속이다. 전략부문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김동관 부회장과 호흡을 맞추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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