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NRDO' 지평 연 브릿지바이오, 사업 다각화 첫발은

정관에 '리서치·투자·CRO' 명시… 임상 기능 내재화 선언 후속 작업

최은수 기자  2023-03-07 15:21:18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가 사업 영역 확장을 위한 정관 변경에 나선다. 브릿지바이오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개발 중심 회사(NRDO)로 바이오텍 사업 모델에 새 가능성을 제시해 왔는데 정관 변경을 통해 다양한 부문에서 신 성장동력 발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가깝게는 임상 관련 역량을 자체 수행하면서 임상개발 및 사업개발 관련 전문 역량을 쌓은 뒤 오픈이노베이션을 비롯한 신사업에도 접목할 계획이다. 또 지적재산권 확보와 투자, 임상 관련 대행 서비스를 수행할 수 있을 수준의 사업 내재화를 추진한다.

◇비용효율화·신사업 '두 마리 토끼' 요약되는 부대 사업 정관 추가

브릿지바이오는 오는 3월 23일 열릴 정기주주총회에서 사업영역 확장을 염두에 둔 정관 변경을 타진한다. 세부적으로 '연구개발을 위한 지적재산권 도입 및 투자사업', '임상시험, 의학 및 약학 연구개발업' '비임상 및 임상시험 대행업', '진단을 목적으로 하는 시약 및 연구용기기 개발 제조 판매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는 정관변경 안을 상정한다.

브릿지바이오는 2019년 상장 후 사업 초기를 지나 추가 성장 동력 발굴을 노리는 바이오텍으로 성장했다. 특히 약 600억원에 달하는 유동성 체력을 앞세워 기존 대비 3배 규모로 확장한 판교 연구소 인프라까지 갖추며 양질의 성장 가도를 달려 왔다.


이번 정관 변경 작업에 비추어 볼 때 국내에 그간 개발 중심 회사(NRDO)로 경쟁력을 알린 브릿지바이오가 꼽은 넥스트 스텝은 지적재산권 도입, 투자, 임상 대행이다. 특히 작년 고금리, 고유가, 전쟁 등의 이슈로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가중하자 회사 차원에서 자체 임상개발을 수행하는 형태로의 전환을 꾀해 왔다.

브릿지바이오는 NRDO로 국내 바이오텍 사업 모델에 새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NRDO는 신약 후보물질을 직접 발굴(Not Research)하지 않고 연구소나 다른 기업 등 외부에서 도입(라이선스 인)한 뒤 임상 개발(Development Only)에 집중하는 사업 모델이다.

NRDO는 브릿지바이오 이전까진 국내선 회의론이 우세했던 영역이었다. 외부 물질에 경쟁력을 의존하는 사업 구조에 높은 밸류에이션을 매기지 않아 왔다. 다만 회사는 2019년 베링거인겔하임에 특발성폐섬유증 치료제(BBT-877)를 최대 11억 유로(한화 약 1조5000억원)에 L/O하고 450억원 규모의 계약금(업프론트)을 받으며 시장 우려를 불식했다.

◇핵심 파이프라인 R&D, 새 성장동력 발굴 위한 인력 구조 개편 작업도

브릿지바이오는 새 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2019년 상장 이후 고수해 오던 NRDO 모델 중심의 인력 운용 형태에도 변화를 주는 모습이다. 상장 직후인 2019년 회사 직원(등기임원 제외)은 16명이었다. 이는 비슷한 밸류로 상장한 바이오텍의 3분의 1 수준이며, 작년 3분기까지도 줄곧 직원 고용 규모는 40명 아래로 유지해 왔다.

비록 베링거인겔하임으로부터 BBT-877를 반환받았지만, 이후 자체 임상 작업도 순항하는 만큼 전반적인 임상 역량 제고는 과제로 꼽힌다. BBT-877은 반환 이후 독성 이슈를 극복하며 미국 FDA로부터 임상 2상을 승인 받는데 성공했다. 계약금의 경우 반환 의무가 없었던 만큼 BBT-877의 자체 임상이나 추가 L/O를 수행할 현금 여력은 갖춘 상태다.

특히 상장 전 성균관대 내 실험공간을 임대해 운영하던 기업부설연구소를 판교 소재 연구소 확장 이전 후 역량 내재화에도 주력하고 있다. 2019년 상장 직전 4명 가량이던 판교 연구소 인력은 올해 10명 이상으로 충원할 계획이다. 늘어난 인력은 임상개발 및 사업개발, 오픈이노베이션을 비롯한 신사업 추진을 위한 마중물로 쓰일 예정이다.

브릿지바이오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신 사업 계획을 수립하지 않았지만, 정관 변경을 통해 명시한 대로 다양한 사업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며 이를 통한 비용 효율화도 염두에 두고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