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이 중국사업 리스크를 모두 정리한다. '중국 청두 반성강 프로젝트 복합개발 사업'을 담당했던 현지 법인 매각 절차에 들어갔다. 중국에 남은 마지막 롯데쇼핑 종속기업이다. 매각 이후 롯데쇼핑이 현지 법인 차입에 제공한 지급보증 고리도 끊어진다.
롯데쇼핑은 지난 2분기 종속기업 청두 HK(LOTTE PROPERTIES (CHENGDU) HK)와 청두 법인(Lotte Properties (Chengdu))을 매각 예정 처분 자산집단에 추가했다. 지난해 7월 매각을 결의한 청두백화점(Lotte Department Store (Chengdu))은 올 상반기까지 매각 예정 처분 자산집단에 남아있다.
롯데쇼핑이 올 상반기 매각 예정 자산으로 표시한 자산은 총 5605억원 규모다. 지난해(3236억원)보다 2369억원 늘었다. 종속기업 지분은 매각 예정 처분 자산집단(3822억원)으로, 관계기업 지분과 토지 등은 매각예정 자산(1782억원)으로 분류했다.
롯데쇼핑은 지난 5월 이사회에서 해외법인(청두 HK) 매각을 위한 의향서(LOI) 체결 건을 의결했다. 같은 달 호텔롯데도 이사회에서 청두 HK 관련 LOI 체결의 건을 가결했다. 롯데쇼핑과 호텔롯데는 각각 청두 HK 지분 73.5%, 16.2%를 보유한 최대주주, 2대주주다.
청두 HK는 2012년 롯데그룹이 '청두 반성강 프로젝트 복합개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홍콩에 설립한 지주사다. 청두 법인은 청두 HK가 100% 출자해 중국 현지에 세운 법인이다. 청두 HK는 쇼핑타운 개발 등에 투자하는 역할을 맡았다. 청두 법인은 중국 쓰촨성 성도인 청두시 반성강 지역 부지 2만3678평을 매입해 주거 1만1626평, 상업 1만2052평 규모 복합개발 사업을 진행했다.
청두 HK는 롯데그룹 다른 복합개발 사업처럼 여러 계열사가 공동으로 출자해 투자금을 조성했다. 롯데쇼핑(종속기업 포함 73.5%), 호텔롯데(16.2%) 외에 롯데역사(5.3%), 롯데자산개발(5%)이 출자했다. 자본금은 총 1억9700만달러(2643억원)다.
청두 법인은 2017년부터 롯데쇼핑 실적에 기여하기 시작했다. 청두 법인은 그해 7월 아파트 1428세대를 분양했다. 그해 매출은 2969억원, 당기순이익은 487억원을 기록했다.
청두 법인과 달리 롯데쇼핑 중국사업은 순항하지 못했다. 2017년 3월부터 사드(THAAD) 보복이라는 예측하지 못한 암초를 만났다. 중국 내 할인점 상당수가 영업정지 조치를 당해 그해 할인점 사업 부문에서 영업손실 2502억원이 발생했다.
청두 법인이 담당하는 개발사업도 제동이 걸렸다. 2018년 청두 법인 매출은 497억원으로 줄고, 당기순손실 403억원이 발생해 적자로 전환했다. 2019년부터 청두 법인 매출은 100억원 이하다. 2021년부터 당기순손실을 지속해 결손금이 쌓이고 있다.
설립 이후 매출이 발생하지 않았던 청두 HK는 재무 구조 악화 속도가 더 빨랐다. 2021년과 지난해 당기순손실액이 각각 1289억원, 1419억원으로 커지면서 자본잠식에 빠졌다. 결손금 누적액이 2020년 말 자본총계(1609억원)보다 커지면서 지난해 말 자본총계는 마이너스(-)945억원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에도 당기순손실이 140억원 발생해 자본총계는 -1120억원으로 줄었다.
자본 위주로 자산을 구성한 청두 법인은 재무안정성을 확보하고 있다. 올 상반기 말 자산총계는 2978억원 규모다. 자산 대부분이 자본(2954억원)이라 부채비율은 1%다.
롯데쇼핑은 청두 HK와 청두 법인을 매각해 재무구조 개선을 노린다. 유동성 유입보다 연결 기준 부채 축소 효과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올 상반기 말 롯데쇼핑 매각 예정 자산(5605억원) 중 99%(5558억원)가 부채다.
매각과 함께 롯데쇼핑이 청두 HK에 제공한 지급보증도 해소된다. 롯데쇼핑은 청두 HK가 국내 은행에서 단기 차입을 일으킬 수 있도록 지급보증을 서줬다. 청두 HK에 제공한 지급보증액은 총 3억3900만달러(약 4548억원)다. 보증기간은 올해 11월과 내년 3월까지로 나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