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은 기업가치를 적정하게 평가받기 위해 펼치는 주요 경영 활동 중 하나다. 하지만 '의무'가 아닌 '선택'의 영역에 놓인 활동이라 기업과 최고재무책임자(CFO)에 따라 성과는 천차만별이다. 과거 실적을 돌아보는 데에서 그치는 기업이 있는 반면 시장 전망과 사업계획 등을 풍성하게 제공하는 곳도 있다. CFO와 애널리스트 사이 이견이 담긴 질의응답(Q&A)을 여과 없이 공개하는 상장사도 있다. THE CFO는 주요 기업들의 IR 활동을 추적해 공과를 짚어본다.
롯데웰푸드의 IR(Investor Relations)이 한층 강화됐다. IR 자료에 담기는 회사 내외부의 정보가 구체화 됐다. 연간 가이던스와 중장기 사업 계획, 미래 전략 등을 제시하며 투자자의 접근성을 높였다. 과거에는 단순 실적 공개에 그쳤다면 현재는 회사의 확장성과 지속가능성 등을 적극 알리고 있다.
◇실적 브리핑 탈피한 IR
롯데웰푸드의 IR 정책에 변화가 나타난 시기는 옛 롯데푸드와 합병하기 전인 2021년 1분기 실적발표 자료부터다. 분기 또는 연간 실적 브리핑에 머물던 IR 자료에서 벗어나 중장기 사업 계획 등이 담기기 시작했다. 사업적인 정보 외에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과 같은 회사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비전이 언급된 시기이기도 하다.
2021년 1분기 IR 자료에서 눈에 띄는 점은 연간 가이던스가 처음으로 공개됐다는 대목이다. 개별과 연결 기준의 매출과 영업이익 등의 전망치가 담겼고 사업부문별 대략적인 목표도 과거 대비 상세하게 기재하기 시작했다. 다만 첫 연간 가이던스 공개인 만큼 세부적인 정보공개는 이뤄지지 않았다. 영업이익률의 경우 증가률에 대한 전망치까지는 제시했으나 매출은 증가율에 관한 의견이 전부였다.
이러한 IR 기조는 2021년 4분기에 대폭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국내외 사업 실적에 대한 배경 설명이 보강된 가운데 주요 사업운영 계획의 일환으로 구체적인 가이던스를 제시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영업익률에 대한 상세한 증가폭과 금액도 제시했다.
중장기 비전과 이를 달성하기 위한 계획, 실적 전망치 등도 처음으로 공개됐다. 매출 등은 2021년을 기준으로 2025년까지의 전망치(연결기준)를 담았다. 매출의 경우 연평균 복합성장률(CAGR)을 4.5%로 잡았다. 이를 통해 2021년 2조1463억원 규모의 매출을 2조5600억원까지 늘리는 게 골자였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077억원에서 2400억원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다.
해외법인의 현황 자료도 세분화됐다. 과거에도 해외법인의 자료가 담기기는 했으나 분기 또는 연간 단위의 실적 설명에 그쳤다. 다만 이 시기부터는 내년도 사업 진행 계획과 더불어 시장 동향, 대응 전략 등이 명시됐다. 국내 사업과 달리 구체적인 실적 가이던스를 제시한 부분도 특징 중 하나다. 일부 법인의 경우 영업적자에 관한 배경 등을 함께 담아 정보의 신뢰성을 높이기도 했다.
◇롯데푸드 합병...'IR 체계' 정립
롯데웰푸드의 IR은 지난해 7월 단행된 옛 롯데푸드와의 합병을 계기로 한층 더 보강됐다. 통합 출범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는 합병효과와 배경에 집중했다면 이후로는 향후 성장성과 이를 추진하기 위한 계획에 관한 내용이 주를 이뤘다.
합병작업이 진행 중이던 2022년 2분기에는 그동안에는 찾아볼 수 없었던 자본적지출(CAPEX)이 처음으로 등장했다. 옛 롯데제과와 옛 롯데푸드의 합병 이후의 CAPEX로 2021년 1642억원을 시작으로 2022년과 2023년에 각각 2500억원과 3100억원의 투자를 예고했다. 출자의 경우 2022년 600억원을 제시했다. 단 해외법인 사업 안정화를 통해 출자 비중은 점진적으로 축소하는 게 골자였다.
롯데웰푸드로 합쳐진 이후인 지난해 3분기부터는 IR 자료에 담기는 정보와 형식 등이 체계를 갖추기 시작했다. 이 시기부터 올 2분기에 이르기까지 사업부문별 실적과 계획, 실적 전망, CAPEX 등 주요 항목이 큰 변동 없이 유지됐다. 2021년 1분기 이후 항목의 추가와 제외, 축소 등이 지속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유의미한 변화라는 게 업계 평가다.
작년 3분기 IR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국내외 사업 부문별 중장기 밸류체인을 제시했다는 점이다. 국내사업의 경우 2026년을 목표로 영업과 생산, 물류의 향후 로드맵을 공개했다. 부문별 내용은 차이가 있지만 각 부분을 관통하는 주제는 '통합·효율화'였다. 세부적으로는 빙과 영업소를 통폐합하는 동시에 생산시설의 일원화와 재배치, 물류거점 효율화 등이었다.
재무현황에서는 장단기 신용등급을 밝히기도 했다. 롯데웰푸드가 자사의 신용등급을 IR 자료에서 공개한 것은 당시가 처음이었다. 옛 롯데푸드와의 합병으로 기관투자자뿐만 아니라 일반투자자의 관심도가 커진 만큼 회사의 신용 안정성 등을 어필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회사는 분기 1회 국내 실적발표회를 개최해 정기적으로 자본시장과 소통하는 자리를 만들고 있다"며 "실적발표회는 C레벨 이상 주관 하에 이루어지며 앞으로도 적극적인 IR 활동에 힘쓸 방침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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