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최고재무책임자(CFO) 산하 조직을 보면 회사의 방향성을 엿볼 수 있다. 자금 관리 위주의 '곳간지기'에 역할에 그치는 곳이 있는 반면 조달·전략·기획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된 곳도 있다. 특히 진행 중인 변화는 회사의 '현재' 고민이 무엇인지를 유추할 수 있는 힌트다. 주요 기업 CFO 조직의 위상과 역할, 전략을 조명한다.
JB금융지주의 신규 먹거리 사업 투자를 담당하는 미래전략부는 원래 최고재무책임자(CFO) 산하에 있었다. 그러다 2022년 조직개편을 통해 CFO 산하 경영기획본부에서 빠져나와 미래성장본부로 이동했다. JB금융지주는 당시 신사업 추진 확대를 목표로 기존 DT본부를 미래성장본부로 확대 개편했다.
최근 핀다와의 지분 교환도 CFO 관할에 속한 경영기획본부가 아닌 미래전략부를 필두로 추진됐다. 앞서 JB금융지주와 핀다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 지주사와 전북은행에서 각각 5%, 10%씩 약 445억원 규모의 핀다 지분을 매입하고 핀다 역시 JB금융지주 지분 약 0.87%를 사들였다. JB금융지주는 이번 지분 매입으로 핀다의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지난해 조직개편에 맞춰 CFO 관할인 경영기획본부 산하에 있던 부서 또한 자연스레 줄었다. 현재 경영기획본부 산하에 있는 남아있는 부는 종합기획부로, 그 아래에는 경영관리팀, 재무분석팀 등이 속해있다. IR부는 대외협력본부로 이동됐다.
JB금융지주의 이러한 행보는 미래 신사업 강화에 초점이 맞처져 있다. 해외 사업을 비롯한 핀테크업체 투자 등 신사업과 관련된 것은 미래전략부에서 추진하도록 해 신사업 확대에 보다 속력을 낸다는 전략이다.
미래전략부가 속한 미래성장본부 조직 구성을 살펴보면 JB금융지주의 목표가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 미래전략부 외에 디지털부, 데이터팀 등이 있다. 디지털부 산하에는 IT팀과 정보보호팀이 위치해 있다. 신규 먹거리 사업과 관련된 곳들이 모여있다.
신사업 투자를 통해 단기간에 재무상 효과를 보기 어렵다는 시각도 고려 요소 중 하나다. 장기적 관점에서 사업적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지만 수익성에만 초점을 맞출 경우 관련 딜이 추진되기 힘들다는 판단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JB금융지주는 전략적 투자자(SI) 관점으로 핀다 투자를 진행했다"며 "재무상 개선 효과보다 협업에 대한 장기적 비전을 가지고 들어간 측면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딜 진행 전 현금흐름 분석 등이 들어가긴 했으나 재무적 이익을 따져 최종 투자의사 결정이 진행된 것은 아니다"며 "목적 자체가 재무지표 개선 효과에 있지 않은 만큼 CFO 관할이 아닌 미래전략부에서 관련 딜을 주도했다"고 설명했다.
미래전략부가 속한 미래성장본부를 이끄는 수장 역시 재무통보다 신사업 확대 부문에서 경력을 쌓은 인물이다. 박종춘 미래성장본부장(전무, 사진)는 1965년생으로 고려대 경영학 학사 졸업해 신한은행, 한화생명 등을 거친 경험이 있다. 특히 한화생명에서는 핀테크팀, 블록체인팀, 신사업팀 등을 거쳐 신규 먹거리 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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