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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 신임 CFO 키워드 '여당과 해외통'

미래전략기획본부장에 서근배 전 전문위원 선임...재무구조 개선·에너지 전환 정책 추진

양도웅 기자  2023-07-25 15:21:19
한국전력공사가 지난달 임시주주총회에서 미래전략기획본부장에 서근배 전 신성장사업개발처 전문위원을 선임했다. 미래전략기획본부장은 최고재무책임자(CFO) 역할을 하는 자리로 15인으로 구성된 이사회에도 참여한다.

서 본부장은 주로 해외사업 부문에서 경력을 쌓았다. 여당인 국민의힘 고위관계자들과 접점을 갖고 있다. 정부·여당이 여론의 반발이 큰 전기요금 인상을 추진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만큼 상대적으로 소통이 원활한 인물을 선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전력 최대주주는 정부로 전체 지분의 절반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이사회 구성 권한이 사실상 정부에 있는 셈이다.

◇해외사업 전문가...제1 과제는 '재무구조 개선'

1963년생인 서 본부장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해외사업개발처 해외사업금융팀장 △해외사업개발처 사업개발실장 △부산울산본부 기획관리실장 △해외신사업처장 △해외사업개발처장 △해외사업본부장 △신성장사업개발처 전문위원 등을 차례로 지냈다. 해외사업 부문 경력만 10년이 넘는다.

현재 한국전력은 전 세계 24개국에서 46개 사업을 한다. 전체 사업은 크게 화력과 원자력, 재생에너지 발전, 송배전, 자원개발 등 다섯개 영역으로 나뉜다. 필리핀에서 최초로 해외사업을 시작한 1995년과 비교해보면 괄목할 만한 성장이다. 서 본부장은 이러한 성장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회사 측은 서 본부장을 미래전략기획본부장이자 상임이사로 추천하면서 "(해외사업에서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중장기 전략과 주요 사업계획 수립 글로벌 출자구조 개편, 수익 중심의 재무구조 개선, 신재생·그리드 등 신시장 개척을 통한 에너지 전환 정책 선도 등 관련 업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 평했다.


서 본부장에게 주어진 첫 번째는 과제는 재무구조 개선이다. 전기를 비싸게 사와 싸게 판매하면서 한국전력은 2년 넘게 대규모 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조 단위' 차입을 반복하면서 올해 3월 말 별도기준(전력 자회사 제외)부채비율은 669%로, 2020년 12월 말 112%와 비교해 6배 이상 상승했다.

부채비율을 낮추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전기요금 현실화(인상)이다. 현재 정부와 여당은 이를 추진하고 있다. 단 이 방법은 서 본부장의 권한 밖이다. 그는 본인의 전문 분야인 수익성 높은 해외사업을 발굴하고 효율적인 리파이낸싱을 통해 이자비용을 낮추는 데 집중해야 할 것으로 풀이된다.

◇부산동고 출신, 여당 고위 관계자들과 '동문'

서 본부장은 부산 해운대구에 있는 부산동고를 1982년 졸업했다. 부산동고는 현재 여당인 국민의힘의 김기현 대표와 김도읍 의원(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도 졸업한 학교다. 김 대표는 21기 졸업생, 김 의원은 27기 졸업생이다. 서 본부장은 26기 졸업생으로 김 의원보다 한 살 연상이다.

서 본부장이 앉은 상임이사는 비상임이사와 외부위원으로 구성된 임원추천위원회가 후보를 선정한 뒤 주주총회 의결을 거쳐 사장이 최종 임명하는 자리다. 현재 한국전력 사장은 공석이다. 최대주주는 정부(산업은행)로 지분 51.1%를 들고 있다. 절반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이사회 구성 권한은 사실상 정부에 있다.


현재 정부·여당은 지속해서 전기요금을 올리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5월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전기요금을 kWh당 8원, 가스요금은 MJ(메가줄)당 1.04원 인상하겠다고 밝히면서 "전기와 가스요금의 추가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러한 입장에 발맞춰 한국전력의 사업 계획을 기획할 수 있는 인물로 서 본부장을 낙점한 셈이다.

회사 측은 서 본부장에 대해 "재무 위기 극복, 전력그룹사 경영 최적화, 에너지 전환 정책의 성공적 수행 등을 통한 성과 창출로 주주가치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서 본부장은 지난달 28일 열린 2023년도 제9차 이사회 참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이날 이사회는 한국에너지공과대에 708억원 출연을 의결했다. 이튿날 한국전력은 서 본부장이 회사 주식 374주를 매수했다고 공시했다. 당시 기준으로 약 730만원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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