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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집단 톺아보기

SM그룹 캐시카우로 변모한 SM상선

①영업이익 1조 넘는 유일한 계열사, 2M과 협력 끝난 뒤 수익성 하향

김형락 기자  2023-07-25 16:45:18

편집자주

사업부는 기업을, 기업은 기업집단을 이룬다. 기업집단의 규모가 커질수록 영위하는 사업의 영역도 넓어진다. 기업집단 내 계열사들의 관계와 재무적 연관성도 보다 복잡해진다. THE CFO는 기업집단의 지주사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들을 재무적으로 분석하고, 각 기업집단의 재무 키맨들을 조명한다.
SM상선은 SM그룹 인수·합병(M&A) 성과를 대표하는 사례다. SM그룹은 법정관리 중이던 한진해운에서 미주·아시아 노선을 떼어내 조 단위 이익을 내는 캐시카우(현금 창출원)로 키웠다. 매물로 나온 HMM 인수를 넘볼 수 있는 것도 SM상선이 보유한 현금창출력 덕분이다.

SM상선은 그룹 영업이익 과반을 책임지는 핵심 계열사다. 지난해 기업집단 영업이익(별도 기준 합계 1조8782억원) 중 58%(1조805억원)를 SM상선이 책임졌다. 그룹 내에서 1조원 이상 영업이익을 내는 유일한 계열사이기도 하다. SM상선 다음으로 영업이익이 큰 계열사는 삼라(3966억원), 대한해운(1415억원) 등이다.

◇ 해운부문은 '한진해운'·건설부문은 '신창주택건설'이 뿌리

SM상선은 해운부문과 건설부문으로 포트폴리오가 나뉘어 있다. 사명에서도 드러나듯 해운부문이 주력 사업이다. 지난해 연결 기준(이하 동일) 매출(2조2615억원) 중 96%(2조1732억원)가 해운부문에서 발생했다. 전사 영업이익(1조834억원)도 대부분 해운부문(1조755억원)에서 벌어들였다.


지금의 SM상선은 2017년 12월 우방건설산업이 SM상선(합병 전)을 합병하면서 탄생했다. 우방건설산업과 SM상선(합병 전) 모두 M&A로 SM그룹에 편입된 계열사다.

SM상선 건설부문의 모태는 1984년 설립된 신창주택건설이다. 2003년 '신창 비바패밀리' 브랜드로 아파트를 공급하던 중견 건설업체다. 2009년 주택경기 침체로 미분양 등이 증가하면서 기업 회생 절차에 돌입해 2011년 SM그룹 품으로 들어왔다.

SM상선 해운부문의 뿌리는 한진해운이다. 2016년 국적선사였던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SM그룹에 M&A 기회가 찾아왔다. 당시를 컨테이너선 사업 진출 적기라고 판단한 SM그룹은 그해 12월 SM상선을 설립해 한진해운에서 미주·아시아 노선 영업망(275억원)을 인수했다. 벌크선·유조선이 주력이던 대한해운에 컨테이너 영업망을 더해 종합 물류 해운사로 도약을 노렸다.

노선 인수대금은 계열사 출자금 등으로 해결했다. 각각 △삼라마이다스가 183억원(지분 54%) △TK케미칼이 100억원(지분 38%) △우방산업(현 삼라)이 20억원(지분 8%)을
출자해 SM상선(합병 전)을 세웠다.

SM상선(합변 전) 출범 초기인 2017년은 해운 시황이 장기 침체기에 빠져 있었던 때다. 신생 컨테이너 선사가 안정적으로 운영자금을 조달하고, 투자금 확보하기 어려운 여건이었다. SM그룹은 SM상선(합병 전)을 우방건설산업과 합병해 해운업 사이클 저점을 버틸 재무 체력을 만들어 줬다.


해운업 저점 사이클은 2020년 1분기까지 이어졌다. 합병 이후 해운부문은 2년 연속 영업손실(2018년 498억원·2019년 329억원)을 기록했다. 건설부문에서 2018년 104억원, 2019년 72억원 영업이익을 내 전사 적자 폭을 줄였다.

◇ 지난해 2년 기한 해운 얼라이언스 협력 종결, 올 1분기 순손실 전환

2020년 하반기부터 해운업 시황 반등하면서 해운부문 수익성이 건설부문을 압도하기 시작했다. 그해 3월 SM상선이 세계 최대 해운 얼라이언스인 2M과 전략적 협력을 체결해 비용 구조도 개선 효과도 나타났다. 2M은 세계 1, 2위(선복량 기준) 선사인 머스크와 MSC가 결성한 해운 얼라이언스다.

SM상선은 2M과 협력해 미주 서비스를 직기항 위주 서비스로 개편해 규모의 경제 통한 단위 원가 절감을 시현했다. 공동 운항·선복 교환·선복 구매 등을 통해 운항 효율도 증대시켰다.


해운부문에서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동시에 달성하면서 전사 실적도 성장했다. 2021년 해운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125% 상승한 1조9225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원가는 전년(7005억원) 수준인 7969억원이었다.

지난해 해운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13% 성장한 2조1732억원, 매출원가율은 전년(41%) 수준인 48%를 기록했다. 2020년 1230억원이었던 해운부문 영업이익은 2021년과 지난해 각각 1조820억원, 1조755억원으로 증가했다.

2M과 협력은 지난해 5월 종료됐다. SM상선은 2년 기한이이었던 협력 기간을 연장하지 않았다. 2M과 공동 운항했던 아시아·북미 서안 노선은 SM상선 단독 운항 체제로 바뀌었다. 미주 서안 남부 노선(LA, 롱비치 등)은 3개에서 1개로 통합했다.


2M과 협력이 끝난 뒤 실적은 하향세다. 올 1분기 전사 매출은 전분기 대비 41% 줄어든 2231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60% 역성장했다. 2020년 2분기부터 이어졌던 분기순이익 행렬도 끊겼다. 지난 1분기 분기순손실 306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했다.

SM상선의 경쟁사들은 지난 1분기까지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 HMM은 올 1분기 매출 2조816억원, 당기순이익 2853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팬오션은 매출 9964억원, 당기순이익 1132억원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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