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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그룹, 재무본부서 경력직 대거 채용하는 이유

공정거래법상 리스크, 주주친화정책 관리 등 미션

문누리 기자  2023-06-09 12:3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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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특정 분야에서 사람을 찾는 데는 이유가 있다. 안 하는 일을 새롭게 하기 위해, 못하는 일을 잘하기 위해, 잘하는 일은 더 잘하기 위해서다. 기업이 현재 발 딛고 있는 위치와 가고자 하는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단서가 이 리크루팅(채용) 활동에 있다. 기업의 리크루팅 활동과 의미를 짚어본다.
삼라마이다스(SM)그룹이 대기업 지주사나 그룹사에서 자금, 재무기획 등 업무를 경험한 경력직원을 대거 모집한다.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을 키워온 SM그룹이 재무본부를 주축으로 신규 사업 등에 대한 수익성을 분석하고 투자할 자금을 조달하는 데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공정거래법상 리스크, 주주친화정책 관리 등도 몸집이 커지는 재무본부의 새로운 미션으로 추가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SM그룹 재무본부는 재무기획과 자금, 회계 및 세무 등 분야별 경력직원을 채용하고 있다. 재무기획 분야의 경우 경영기획 경력 2년 이상으로 경영계획 수립 및 관리 역량, 사업 타당성 및 수익성 검토 역량, 운전자본 및 재무지표 분석 역량 보유자를 모집한다. 자금 분야는 자금업무 경력 5년 이상, 회계 및 세무는 상경계열 관련학과 전공자이면서 법인결산 및 재무제표 작성 경력 3년 이상, 세무 관련 업무 3년 이상 경력자 등을 대상으로 한다.

금융자격증 소지자, 그룹 경영기획 및 관리회계 직무 경험자는 채용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게 된다. 건설업, 해운업 유경력자, 세무업무 유경력자 등도 우대받는다.


그룹에서 전사 본부를 아우르는 공채가 아닌 재무본부 별도 채용을 진행하는 건 이례적이다. 특히 대기업 지주사나 그룹사 경험자를 우대한다는 점, 공정거래법상 리스크 관리를 주요 담당업무 중 하나로 꼽는다는 점이 눈에 띈다.

2017년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지정된 SM그룹은 2021년 공정자산총액 10조원 이상에 해당하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지정됐다. 부실 기업을 인수하고 키워내면서 그룹 몸집도 커졌다.

이 과정에서 그룹 재무본부의 중요성도 커졌다. 인수합병을 진행하는 동안 복잡한 순환출자고리 문제를 안게 됐기 때문이다. 법정관리 대상이 된 기업을 공격적으로 인수하는 과정에서 기존 계열사 자금을 활용하게 되면서 순환출자고리가 급증했다.

이후 2017년 185개였던 순환출자고리는 계열사 간 지분 매각 및 합병 등을 통해 2018년 27개, 2019년 5개로 줄었다가 2020년 완전히 해소됐다. 마지막 에스엠하이플러스가 보유하고 있던 남선알미늄 지분 1090만주(9.9%)를 전부 처분하면서 마무리됐다.

재무본부가 이번 채용을 통해 뽑는 직원들의 미션도 향후 사업성 검토를 거쳐 신규 사업 인수합병뿐 아니라 공정거래법상 리스크 관리 등에도 초점이 맞춰진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에 따른 규제 강화에 재무본부가 앞장서서 내부적으로 대응해왔기 때문이다.

여기에 일각에선 그룹의 소극적인 주주친화정책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대응할 인력 충원의 의미도 담겨있다고 보고 있다. 남선알미늄 등 일부 그룹 계열사 이사회가 공개한 '2023~2025년 중장기 배당정책'에 따르면 별도기준 적자를 내고 있는 경우 연결기준 순이익이 있더라도 배당을 하지 않아도 된다. 이에 일부 주주들은 그룹 차원에서 주주환원 정책을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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