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CGV가 이례적으로 올해 하반기 실적 전망치(가이던스)를 공개했다.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수익성 회복을 목표로 잡았다. 오는 9월 공모 유상증자 청약을 앞두고 주주 소통을 한층 강화하는 모습이다. CJ CGV는 10여 년 넘게 실적 가이던스를 주지 않았다.
CJ CGV가 올 하반기 연결 기준(이하 동일) 매출액 9305억원, 영업이익 706억원 달성을 목표로 내걸었다. 지난 20일 영업이익 흑자 전환을 이룬 2분기(상반기 누계 17억원) 잠정 실적을 발표하며 하반기 실적 가이던스도 제시했다.
CJ CGV는 올 하반기 수익성 목표를 2019년 하반기 수준으로 설정했다. 실적 발표 자료에서도 2019년 하반기를 기준점으로 올 하반기 실적을 전망하고 있다. 극장사업 수익성을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되돌리겠다는 점을 강조하는 IR이다. CJ CGV는 2019년 하반기 매출액 9957억원, 영업이익 750억원을 기록했다.
CJ CGV는 코로나 기간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눠 사업 계획을 수립했다.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데 초점을 두고 실적 목표를 정했다. 올 하반기 실적 가이던스는 상반기 영화 관람객 회복률 등 시장 전망과 사업 계획 등을 고려해 작성했다.
올 하반기 전사 영화 관람객은 8500만명 수준으로 예상했다. 2019년 하반기보다 25% 적은 수치다. 코로나 전보다 관람객 수가 줄더라도 평균 영화 티켓 단가(ATP)와 인당 매점 소비 지표(SPP)가 늘고, 판매·관리비가 줄어 수익성은 당시 수준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CJ CGV는 코로나 기간 영화 관람료 인상과 비용 감축 등으로 관람객 감소에 대응했다. 매출 감소, 임차료·관리비 부담 등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이었다. 지난 1분기 국내 ATP는 2019년(8302원)보다 3592원 증가한 1만1894원이다. 코로나 기간 티켓 가격을 인상해 ATP도 상승했다. 다시 관람객 수를 회복하면 비용 절감에 힘입어 빠른 수익성 향상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코로나 기간 CJ CGV 실적을 바라보는 시장 눈높이가 낮아졌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를 하회했다. 올 2분기 들어 컨센서스를 10% 웃도는 매출(4017억원)을 올렸다. 기대치보다 높은 실적을 내기 시작한 때 가이던스까지 제공해 시장 신뢰 회복을 노리고 있다. CJ CGV가 실적 가이던스를 공개한 건 2006년 이후 17년만이다.
올해는 컨센서스를 웃도는 연간 실적 달성이 목표다. 하반기 가이던스를 연간 실적으로 환산하면 올해 목표치는 매출 1조7258억원, 영업이익 723억원이다. 매출은 컨센서스(1조5675억원)보다 10%, 영업이익은 컨센서스(215억원)보다 236% 높다.
올 하반기는 CJ CGV가 주주 신뢰 회복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지난달 2027년 매출 4조885억원 이상 등을 중장기 목표로 제시한 'NEXT CGV' 사업 전략과 1조원 규모 자본 확충 계획을 발표하고도 주주들의 마음을 돌리지 못했다. 21일 종가(1만900원)는 오는 9월 청약을 진행하는 주주 배정 후 실권주 일반 공모 유상증자(5670억원) 예정 발행가액 기준주가(1만4140원)보다 낮게 형성돼 있다. 신주 발행가는 오는 9월 1일 확정한다.
실적 가이던스 정례화 여부는 정해두지 않았다. 영화 라인업에 따른 관람객 수 예측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CJ CGV가 가이던스를 냈던 2005년과 2006년 매출은 가이던스를 6~9%, 영업이익은 가이던스를 26~37% 미달했다.
CJ CGV 관계자는 "올 하반기 실적 가이던스는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지표 역할을 할 것"이라며 "향후 가이던스 제공은 상황을 지켜보고 신중하게 결정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