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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차 김갑진 대표, 기복없는 재무 관리능력 '탁월'

상무급 본부장 시절 첫 이사회 진입…부채비율 100%대 유지 '안정적'

성상우 기자  2023-07-05 16:01:19
김갑진 대표는 올해로 IS동서의 최고재무책임자(CFO) 12년차다. 2년 전부터는 각자대표까지 겸하면서 최고경영자(CEO) 겸 CFO 역할을 3년째 하고 있다. 12년 중 3년을 제외한 나머지 기간은 모두 등기이사로 재직했다.

대형사 대비 상대적으로 임원이 장기 재직하는 경우가 많은 중견건설사 특성과 재무파트를 중시해 CFO를 사내이사진에 항상 포함시키는 아이에스동서 임원 등용 기조를 그대로 밟았다. 특히 10여년간 매출 볼륨이 3배 이상 늘어나는 과정에서 재무 펀더멘털을 큰 기복없이 안정적으로 유지시켜 온 공이 큰 인물이다.

1967년생인 김 대표는 경북대 회계학과를 졸업한 뒤 첫 직장 우방에서 건설 재무전문가로서의 경력을 시작했다. 우방에서 14년간 근무하면서 경영기획 총괄직까지 오른 그의 다음 스텝은 아이에스동서의 전신인 일신건설산업이었다. 이후 일신건설산업이 동서산업을 합병해 아이에스동서로 새 출발하고 권혁운 회장 체제의 경영진이 현재의 4인 각자대표 체제로 바뀌어 온 지난 17년동안 줄곧 재무부문에 몸담았다.

그가 본격적으로 부각된 건 2012년이다. 경영관리본부장에 임명되면서 처음 사내이사 명단에 올랐다. 직전까지 재무본부장 및 경영관리총괄을 맡았던 양수창 전무 후임으로 CFO 역할을 맡은 셈이다. 이후 2014년 재경본부장(상무), 2018년 CFO총괄(전무)로 직함은 조금씩 달라졌지만 모두 CFO 역할임에는 변함이 없었다.


눈여겨볼 부분은 처음 등기임원으로 선임된 시기 직급이 상무였다는 점이다. 당시 전무~부사장급의 상급자가 여럿 있었음에도 상무급의 경영관리본부장이 사내이사 자리를 꿰찼다. 특히 2014년부터 2017년까지는 사내이사 자리가 네 자리로 고정됐고 그 중 세 자리가 오너일가(권혁운·권민석·권지혜) 몫이었다. 나머지 한자리는 당시 허석헌 건설총괄 부사장이나 다른 전무급 임원이 아닌 상무급의 재경본부장에게 할애됐다.

IS동서가 경영진을 구성할 때 재무전문가를 얼마나 우대하는 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후 이사회가 5인 체제에서 현재의 11인 체제로 확장돼 오는 동안 CFO인 김 대표는 줄곧 중용됐다. 오너 2세인 권민석 대표 체제가 끝나고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되는 과정에서도 CFO는 당연히 각자대표 한 자리를 차지했다.

김 대표가 CFO로 재임했던 지난 10여년간 IS동서의 재무 여건은 준수한 수준으로 유지됐다. 부채비율은 일시적으로 100% 후반대까지 오른 적이 있지만 대체로 80~140%대 범위에 머물렀다. 2012년 당시 5000억원대였던 연매출 외형이 1조원대로 올라오는 과정에서 사업 확장기가 여러 번 있었지만 과도한 차입으로 인한 레버리지 부담은 겪지 않았다. 차입 규모는 자본총계와 현금성 자산 규모의 증가폭에 맞춰 점진적으로 증가하면서 부채비율이 한 번에 폭등하는 것을 막았다.

김 대표는 2020년대 들어선 자본시장 문을 적극적으로 두드렸다. 이전까진 거의 없거나 수백억원 규모였던 사채 발행액이 2021년 처음 1000억원대를 넘어섰고 올해 1분기 말 기준으로도 1240억원 가량이 남아있다.

그럼에도 레버리지 지표에는 아직 여유가 있다. 1분기 말 차입금의존도는 40% 이하로 적정 범위에 있고 이자보상배율(EBITDA/총금융비용)도 3.4배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다. 현금성자산도 5000억원대로 그 어느때보다 많이 비축해놨다.

남은 숙제는 올해 이후 길게는 1년 넘게 이어질 불황을 어떻게 버티느냐다. 아이에스동서의 경우 올해 예정된 분양사업이 없어 당분간 수익 측면에서 보릿고개가 이어질 수 있다. 비용 및 자금관리 면에서 얼마나 적절한 긴축 정책을 펼치면서 재무 펀더멘털을 유지할 지가 김 대표 손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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