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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캐피탈, 신용불안 해소 '과제'…안정성에 중점

부동산PF 자료 상세 공개…PF 대출 1.6조 규모 수준이지만 차주 신용도 양호

이기욱 기자  2023-07-04 08:33:16

편집자주

IR은 기업가치를 적정하게 평가받기 위해 펼치는 주요 경영 활동 중 하나다. 하지만 '의무'가 아닌 '선택'의 영역에 놓인 활동이라 기업과 최고재무책임자(CFO)에 따라 성과는 천차만별이다. 과거 실적을 돌아보는 데에서 그치는 기업이 있는 반면 시장 전망과 사업계획 등을 풍성하게 제공하는 곳도 있다. CFO와 애널리스트 사이 이견이 담긴 질의응답(Q&A)을 여과 없이 공개하는 상장사도 있다. THE CFO는 주요 기업들의 IR 활동을 추적해 공과를 짚어본다.
롯데캐피탈의 IR자료는 '안정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특히 기업금융 내 부동산PF대출 관련 부분은 주요 캐피탈사들 중 가장 자세하게 다뤄진다. 1조6000억원에 달하는 총액과 20% 수준의 영업자산 내 비중을 가감 없이 드러내고 있다.

동시에 차주별, 지역별 현황도 상세히 공개한다. 보수적 영업 기조를 바탕으로 한 높은 안정성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그밖에 풍부한 유동성과 영업 포트폴리오 구성 등 회사의 강점으로 평가받는 내용들 역시 IR자료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부동산PF대출 비중 20%…고신용 차주·아파트·서울 수도권 집중

롯데캐피탈은 롯데파이낸셜(51%)과 롯데호텔(32.59%), 부산롯데호텔(4.69%) 등이 주요 주주로 있는 비상장사다. 때문에 별도의 기업설명회(IR)를 따로 실시하지 않고 있다. 한국캐피탈, 메이슨캐피탈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캐피탈사들이 모두 비상장사기 때문에 캐피탈업계에서 IR은 익숙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IR활동이 경영에 미치는 영향력은 여느 상장사 못지않다. 캐피탈사는 여신전문금융업 특성상 별도의 수신기능이 없기 때문에 회사채, CP 등 조달을 통해 운영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주주들이 아닌 투자자들에게 기업의 현재와 미래를 보여주고 설득해야만 한다. 상장사가 아님에도 일부 캐피탈사들이 별도 IR자료를 만들어 외부에 공개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롯데캐피탈의 경우 현재 IR자료를 외부에 공개하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별도로 내부 자료를 만들어 투자자 모집에 활용하고 있다. IR자료는 매 분기별로 업데이트 되며 전체적으로 동일한 형식에서 일부 내용만이 수정되고 있다.

롯데캐피탈의 IR자료는 상장사인 삼성카드, 대형사 현대캐피탈 등과 비교해도 뒤쳐지지 않을만큼 자세한 내용을 자랑하고 있다. 기본적인 재무제표와 영업현황뿐만 아니라 수익성, 건전성별 지표 분석 내용도 함께 담겨 있다.
롯데캐피탈 IR자료 내 부동산PF대출 부분 일부
가장 눈에 띄는 내용은 기업금융 중 부동산PF 관련 부분이다. 일반적으로 캐피탈사들의 IR자료에서 부동산PF는 기업금융 내 포함돼 다뤄진다. 별도로 다루더라도 부동산PF대출의 총액 정도만이 명시돼 있다. 고위험군 자산으로 평가 받는 부동산PF대출 사업이 강조되는 것은 현 시점의 기업 평가에 불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롯데캐피탈은 영업 자산에서 부동산PF가 차지하는 비중뿐만 아니라 취급 중인 사업장의 현황, 구분 등을 면밀하게 공개하고 있다. 총액은 1조6008억원으로 전체 영업 자산(7조7402억원)의 20.7%에 해당한다. KB캐피탈(10.2%), 하나캐피탈(4.6%), 우리금융캐피탈(11.5%) 등 주요 캐피탈사에 비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질적인 측면에서 충분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차주사 신용등급부터 시작해 시공사, 신용보강, 사업형태, 지역별로 다양한 구분을 통해 현재 취급 중인 부동산PF 대출의 안정성을 강조하고 있다. 차주사 신용등급은 AAA부터 AA+, AA, AA-, A+, A, A-, 등급없음 등 8개로 구분하고 있다. 3월말 기준 AA- 이상의 비중은 53%로 나타났다.

건설사도 개별 비중을 모두 표기 해놨다. △롯데건설 △현대건설 △HUG △DL이엔씨 △포스코건설 △GS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등 대형사만으로 구성돼 있다는 점을 알리기 위함으로 분석된다. 사업형태와 지역별 구분 역시 아파트(85.3%), 서울·수도권(84.9%) 위주의 보수적 영업 특성을 잘 드러내주고 있다.

◇차입금커버리지 등 풍부한 유동성 강조…수익성은 5년 평균치 집계

부동산PF와 함께 강조되고 있는 것은 포트폴리오 구성이다. 롯데캐피탈은 리테일금융과 오토금융, 기업금융 등 주요 사업 부문간 균형이 강점 중 하나로 평가된다. 롯데캐피탈 역시 이를 잘 드러내기 위해 시기별 포트폴리오 변화 내용을 표와 그래프를 통해 안내하고 있다. 첫 페이지 IR자료 요약을 통해서도 매번 '다각화된 자산 포트폴리오'를 강조하고 있다.

풍부한 유동성도 롯데캐피탈이 IR자료에서 신경 쓰는 부분 중 하나다. 현금 및 예치금 보유액(1조7254억원)이 총 자산(9조4213억원) 대비 18.3%라는 점을 유동성 부분에서 별도 명시하고 있으며 타 캐피탈사에서 잘 다루지 않는 차입금 커버리지도 집계해 공개하고 있다. 차입금 커버리지는 보유 예치금과 은행 크레딧라인으로 향후 만기 도래 부채를 상환할 수 있는 기간을 뜻한다. 현재 롯데캐피탈은 10개월 정도로 유지 중이다.

반면 수익성 부문에서는 다소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의 금리 인상과 충당금 확대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점을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의 수익성보다는 최근 5년간의 평균 영업이익, 자산성장률 등을 주요 성과로 내세우고 있다. 최근 5년간 1480억원의 평균 영업이익과 7.3%의 자산 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2020년부터 3년간의 코로나19 충당금 추가 적립액 835억원도 밝히고 있다.

이러한 안정성 위주의 IR자료 구성은 최근 롯데캐피탈의 현 상황과도 연관돼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캐피탈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그룹 악재로 인해 신용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해 10월 롯데케미칼의 일진머티리얼즈(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지분인수 등에 따른 재무 부담 확대를 고려해 롯데캐피탈을 신용등급 하향 검토 대상에 등재했다.

지난달에는 수시평가를 통해 실제 등급을 'AA-부정적(Negative)'에서 'A+안정적(Stable)'으로 변경했다. 롯데캐피탈의 자체신용도에는 변화가 없었지만 그룹의 계열지원가능성이 평가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롯데캐피탈 영업자산 포트폴리오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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