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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들사이즈 PEF 열전

'환경·에너지·인프라 특화' 제네시스PE, 존재감 빛났다

15년 팀워크 기반 누적 AUM 7000억 돌파, 블라인드펀드 조성 '순항'

김지효 기자  2023-06-20 14:15:18

편집자주

국내 사모투자펀드(PEF) 시장이 성숙해가면서 허리 역할을 맡고 있는 미들급 하우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들 미들급 하우스들은 저마다 분명한 색채를 지니고 트랙레코드를 쌓아온 점이 눈에 띈다. 더벨은 국내 미들급 PEF 운용사의 특징, 주요 인력, 운용 전략 등을 살펴본다.
제네시스프라이빗에쿼티(이하 제네시스PE)는 환경·에너지·인프라 투자에 특화된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다. 해당 분야만 타깃으로 삼아 누적 운용자산(AUM) 7000억원을 쌓았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눈에 띄는 성과를 내면서 국내외를 아우르는 환경·에너지·인프라 투자 하우스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하우스 성장의 핵심에 ‘해외 투자 베테랑’ 이유재 대표를 중심으로 똘똘 뭉친 15년 지기들의 팀워크가 있었다는 평가다. 제네시스PE는 그간 해외에서 보여준 저력을 바탕으로 국내 최대 페트병 재활용기업 ‘알엠’에도 투자하며 국내에서도 트랙레코드를 착실히 쌓고 있다.

◇누적 AUM 7000억 돌파, 국내 최대 페트병 재활용기업 투자 ‘선구안’

제네시스PE는 2017년 설립 이후 줄곧 환경·에너지·인프라 투자라는 한우물만 파고 있다. 활동무대는 국내와 해외를 가리지 않는다. 제네시스PE의 첫 투자처는 미국 에너지 인프라 기업이었다. 첫 투자 이후 기세를 몰아 미국에서만 4건의 에쿼티 투자를 단행했다. 이 중 한 건은 투자금 회수에 성공했고 1건은 현재 엑시트를 준비중이다. 나머지 2건은 배당과 리캡(자본재조정)으로 이미 투자금의 2배 이상을 회수하는 등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대표적인 회수 사례로 미국 주거용 태양광·배터리기업 선노바에너지(Sunnova Energy)가 있다. 제네시스PE는 2018년 미국 헤지펀드의 대부라 불리는 조지 소로스가 이끌고 있는 소로스펀드를 비롯해 여러 미국 기관들과 함께 선노바에너지에 투자했다. 이후 2019년 선노바에너지가 뉴욕증시에 상장하면서 성공적으로 투자금을 회수했다. 내부수익률(IRR)은 20% 중반대를 기록했다.

미국 민간 발전회사 ‘캘파인’ 투자에서는 배당으로만 이미 투자 원금 대비 1.5배를 회수했다. 캘파인은 미국 전역에 80여개의 천연가스 및 재생에너지 발전소를 보유한 대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기업으로 꼽힌다.

제네시스PE는 2018년 국내 기관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받아 세컨더리 방식의 지분투자를 단행했다. 그간 캘파인의 지분 투자는 해외 연기금을 중심으로 진행돼왔지만 제네시스PE가 물꼬를 트면서 이후 ‘탈석탄’ 투자기조를 세운 국민연금 등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잇따라 투자에 나섰다.

이처럼 해외 에너지·인프라 투자에서 성과를 내며 제네시스PE는 해외 투자자들과도 좋은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앞으로도 뉴욕에 있는 모간스탠리 PE 본사 등과 협력해 공동투자에 나서는 등 활발한 해외투자 행보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제네시스PE는 국내에서도 대표 트랙레코드 쌓기에 한창이다. 국내 최대 페트병 재활용기업 알엠은 하우스의 대표 포트폴리오 기업으로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알엠은 국내 페트병 재활용 시장점유율 33%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시장 1위 기업이다.

제네시스PE가 알엠에 투자를 단행한 때는 2021년으로, 투자 직전해 기준으로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는 50억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제네시스PE 품에 안긴 이후 알엠은 실적 개선을 이어가 지난해 매출 915억원, EBITDA 200억원을 기록했다.

알엠 투자를 통해 제네시스PE는 순환경제에 대한 투자 선구안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알엠의 실적 상승은 예견된 일이었다. 세계적인 환경 규제 강화로 플라스틱 제품 제조에 재생 플라스틱 사용이 의무화되고 있어 재활용산업을 향한 기업들과 산업계의 관심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제네시스PE는 이 같은 시대적 흐름을 빠르게 꿰뚫고 지난 몇 년간 관심을 받은 폐기물 소각·매립업체 대신 재활용업체 투자에 선제적으로 나서 알엠을 품었다.

◇'15년 지기’ 팀워크 강점, 자금 혹한기에도 블라인드 펀드 조성 '순항'

제네시스PE가 이 같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데는 15년을 동고동락해 온 팀워크가 밑바탕이 됐다. 하우스를 이끄는 이유재 대표는 서울대 에너지자원공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환경·에너지 전문가다. ㈜대우 출신으로 ‘해외 투자 베테랑’이기도 하다.

이 대표와 함께 제네시스PE를 이끌고 있는 핵심운용역은 김도원 이사와 이성준 이사다. 김 이사는 에이티넘파트너스 출신으로 투자 시장에서 잔뼈가 굵었다. 이 이사는 제네시스PE 설립 멤버로 한국가스공사를 거쳐 투자업계에 몸담으며 이유재 대표와 인연을 맺었다.

제네시스PE는 ‘롤업’ 전략을 바탕으로 포트폴리오 기업을 추가해왔다. 롤업은 같은 산업 내의 여러 작은 기업들을 인수합병해 기업 규모를 키우는 전략을 말한다. 그 결과 현재 보유하고 있는 포트폴리오 기업은 13개에 이른다. 모두 환경·에너지·인프라 산업군에 속해있다. 제네시스PE는 분산돼있는 기업들을 모아 하나의 ‘순환경제 플랫폼’을 구축해 포트폴리오 기업들의 가치를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블라인드펀드 조성도 한창 진행 중이다. 자금시장 혹한기가 이어지고 있지만 기관 출자자(LP)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으며 펀드레이징은 순항하고 있다. 수출입은행의 출자사업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숏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제네시스PE는 7월경 블라인드펀드 1차 클로징을 단행할 계획이다.

제네시스PE는 조성 중인 블라인드펀드를 기반으로 국내 순환경제 투자에서 ‘넘버원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제네시스PE가 딜 소싱과 오퍼레이팅 역량, IRR 20%에 달하는 엑시트 성과를 보여준 만큼 조성 중인 블라인드펀드의 성과도 기대할 만하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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