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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들사이즈 PEF 열전

'환경 투자 선도' VL인베스트먼트, 동남아 시장도 노린다

①'누적 AUM 7500억' 청산펀드 IRR 41% 기록, 인력 전문성 최대 강점

감병근 기자  2023-05-22 14:25:19

편집자주

국내 사모투자펀드(PEF) 시장이 성숙해가면서 허리 역할을 맡고 있는 미들급 하우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들 미들급 하우스들은 저마다 분명한 색채를 지니고 트랙레코드를 쌓아온 점이 눈에 띈다. 더벨은 국내 미들급 PEF 운용사의 특징, 주요 인력, 운용 전략 등을 살펴본다.
VL인베스트먼트는 국내 환경산업 투자 트렌드를 선도하는 하우스로 손꼽힌다. 환경산업의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 우수한 트랙레코드를 쌓으며 중견급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로 입지를 굳혔다.

이러한 성과는 투자 인력들이 최고 수준의 전문성을 갖췄기에 가능했다. 환경산업 전문인력을 대거 보유한 덕에 관련 업계 전반에 폭 넓은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향후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으로 진출해 동남아시아 투자도 본격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환경산업 분야 기업 발굴·육성에 주력, 누적 운용자산 7500억

VL인베스트먼트는 2015년 설립 이후 일관되게 폐기물처리, 도시광산, 재활용 등 환경산업 분야 투자를 진행해왔다. 이를 통해 국내 환경산업 투자를 대표하는 PEF 운용사로 확고히 자리를 잡았다.

VL인베스트먼트가 조성한 PEF는 총 16개로 누적 운용자산(AUM)은 7500억원 수준이다. 올 1분기 말 기준으로는 1030억원 규모의 블라인드펀드와 LS MnM(옛 LS니꼬동) 구주 인수 등에 활용된 프로젝트펀드를 포함, 총 5300억원 규모의 9개 PEF를 운용하고 있다.

청산된 6개 PEF의 내부수익률(IRR)은 41%에 달한다. 이 가운데 설립 이후 단기간에 분배가 이루어진 1개 펀드를 제외하더라도 5개 청산 PEF의 평균 IRR이 약 21%로 매우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VL인벤스트먼트의 이러한 성과는 환경산업에 대한 높은 이해도가 기반이 됐다.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투자를 지속하면서 VL인베스트먼트는 환경산업 투자의 트렌드를 선도하는 하우스라는 평가도 받고 있다.

3~4년 전 매립, 소각 등 폐기물 처리업체가 M&A 시장에서 크게 부상하기 시작했을 때 VL인베스트먼트는 이미 포트폴리오였던 매립업체 이앤컴퍼니(옛 KM그린) 엑시트 방안을 구상 중이었다. 매립분야의 경우에는 매립단가 하락을 예측하고 운영 중인 매립지보다는 인허가 단계의 매립지에 투자해 안정적인 수익성을 확보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최근에는 규제 강화 등 환경산업 흐름의 변화를 예측해 폐기물 처리보다 재활용 분야 투자에 집중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플라스틱 폐기물 수집·선별업체인 ACI 등이 대표 포트폴리오로 꼽힌다.

◇전문성 갖춘 인력 '최대 강점', 동남아시아 진출도 본격화

VL인베스트먼트가 환경산업 투자 분야에서 남다른 성과를 낸 비법은 바로 인력의 전문성에 있다. 20년 이상의 현장 경력을 갖춘 6인을 포함, 20여명의 환경산업 전문인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국내 PEF 운용사 중 최대 규모다.

핵심 전력인 박영준 대표도 일반적인 PEF 운용역들과는 구분되는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포항공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삼성엔지니어링 기술연구소,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연구위원(Research Fellow) 과정 등을 거치며 환경산업 관련 논문을 다수 작성했다. 이후 대우증권을 거쳐 VL인베스트먼트를 설립했다.

박 대표는 전문성을 기반으로 환경산업 전략적투자자(SI)의 경영자문 업무를 다수 맡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통해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M&A 딜을 소싱하면서 자문형 PE 분야를 개척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박 대표 외에 주요 인력들 역시 대기업, 신기술사업 분야 출신으로 환경산업 관련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다. VL인베스트먼트는 자신들에게 기업을 매도한 경영자들도 자문인력으로 활용하며 50여명 규모의 환경산업 인수 후 통합(PMI) 전문가 그룹도 관리하고 있다.

최근 VL인베스트먼트가 고농도 폐수처리기술, 인공지능 및 로봇을 활용한 재활용품 선별기술 등을 포트폴리오 기업에 적용할 수 있었던 것도 이처럼 폭넓은 인력의 전문성이 토대가 됐다. 이러한 전문성을 내세워 연내에 폐플라스틱 및 폐배터리, 폐액 재활용 분야에서 연내 추가 펀드를 조성할 예정이다.

VL인베스트먼트는 향후 국내 환경산업 기술이 필요한 동남아시아 국가에 대한 투자를 확대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베트남의 경우에는 폐기물 매립업체 관련 펀드 조성을 준비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필리핀에서도 환경산업 관련 펀드 설립을 위한 절차가 진행 중이다. 동남아시아 펀드는 이르면 올 하반기에서 내년 상반기 사이 조성이 완료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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