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운송업은 '서비스업'이다. 특히 저비용항공사(LCC)는 대형 항공사(FSC)와 달리 화물 운송을 거의 하지 않기 때문에 철저하게 사람을 상대로 사업을 한다. 사람을 상대하는 건 또다른 사람이다. 채용하는 인력 규모가 적지 않고 LCC의 비용 구조에서 인건비 비중이 높은 이유다.
문제는 인건비가 매출액과 비례하지 않는 고정비로 늘리기는 쉽지만 줄이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단 반대로 말하면 인건비를 유연하게 관리할 수 있다면 호황 때는 수익성을 더 향상시킬 수 있고, 불황 때는 수익성 악화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일본과 한국 등에서 '경영의 신'으로 불리는 고(考) 이나모리 가즈오 교세라 명예회장이 파산한 일본항공(JAL)의 전문경영인을 맡아 구조조정에 나섰을 때도 우선적으로 한 일이 '인건비 감축'이었다. 줄일 수만 있다면 가장 효과적인 비용 절감 수단이 인건비 절감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LCC업계 매출액 3위였던 티웨이항공의 인건비는 이해에 총 1574억원이었다. 인건비는 종업원급여와 복리후생비의 총합으로 전년 대비 32%(376억원) 증가한 사상 최대 규모였다. 전체 직원 규모를 1827명에서 2310명으로 늘린 영향이 컸다. 직원 수 2310명도 당시 기준으로 최대 규모였다.
2019년 일본 정부의 경제제재로 국내에서 '일본 불매운동(No Japan)'이 발생하면서 영업손익이 적자로 전환됐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전까지만 해도 중국과 동남아 등 가까운 해외 지역으로 여행을 가는 사람들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던 까닭에 인력 확충 요인은 충분했다.
하지만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이 터지면서 많은 계획이 수포로 돌아갔다. 가장 중요한 과제는 비용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었다. 무엇보다 변동비가 아닌 고정비를 줄이는 게 관건이었다. 2019년 기준 전체 영업비용에서 비중이 큰 1, 2위가 유류비와 인건비다. 유류비는 변동비고 인건비는 고정비다.
다행인 점은 티웨이항공뿐 아니라 산업계 전체가 '생존'을 최우선 목표로 두면서 순환근무제 도입과 인력 채용 최소화, 계약직 연장 최소화 등 인력 감축과 함께 인건비를 줄일 수 있는 여론이 조성됐다는 점이다. 항공사는 일부 지상직승무원과 객실승무원, 관리 직원을 계약직으로 채용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티웨이항공은 순환근무제 도입 계약직 미연장으로 인건비를 줄인 것으로 풀이된다. 2019년 말 359명에 달하던 계약직원을 2020년 말 199명, 2021년 말 118명으로 3분의 1 수준으로 줄였다. 이와 함께 근무 시간이 줄어들자 직원 1인당 평균 연봉도 2019년 5400만원에서 2020년 4000만원, 2021년 3600만원으로 감소한다.
이에 따라 2019년 1574억원에 달했던 인건비는 2020년 1014억원, 2021년 891억원으로 줄어들었다. 2021년 인건비 규모는 2019년의 57% 수준으로 감소했다. 상장 이전으로 가용 자금이 상대적으로 충분하지 않았고 회사 몸집도 작았던 2017년 인건비 규모(956억원)보다 적은 수준이었다. 인건비로만 보면 2017년 이전으로 돌아갔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개 신입사원은 비정규직인 인턴 형식으로 채용된다"며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업황이 어려워 많은 LCC가 채용을 거의 하지 않다 보니 비정규직이 크게 줄었다"고 전했다.
단 2022년 10월 코로나19 확산으로 중단됐던 무비자 일본 관광이 재개되고 동남아 관광객 수도 증가하면서 인력 규모와 인건비도 동반 늘어나고 있다. 2023년 3월 말 전체 직원 수는 2478명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말보다 늘었다. 2023년 1분기 지출한 인건비도 2019년 1분기보다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