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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승호 상무, 부임 후 빨라진 회사채 조달 시계

상반기 공모채로만 1조 조달 목표, 만기도 3·5년→2·3년으로 조정

김슬기 기자  2023-06-12 15:58:16
장승호 KB증권 경영기획본부장(상무·CFO)이 부임 이후 공모 회사채 시장을 자주 찾고 있다. 이미 2월에 공모 회사채를 통해 5400억원을 조달했지만 이달 중으로도 4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공모 회사채 시장에서 또 끌어올 예정이다. 상반기에만 1조원에 육박하는 자금을 모으는 것이다.

지난해 KB증권은 자본확충을 위한 신종자본증권(사모)을 여러 차례 발행했으나 공모 회사채는 발행하지 않았다. KB증권은 과거 기준금리가 0~1%대였던 저금리 시대에는 3·5년물 위주로 조달했으나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했던 2022년에는 회사채 조달을 멈췄다. 올해 금리 상승 기조가 꺾이면서 2·3년물 위주로 발행을 재개한 것으로 보인다.

◇ 이달 중 최대 4600억 조달 예정…올해 장승호 상무, CFO로 부임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이달 중으로 공모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만기구조(트랜치)는 2·3년물로 정했고 트랜치별 모집액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4600억원의 자금을 모을 계획이다. KB증권은 올 들어 두 번째 공모 회사채 발행에 나서는 것이다.

KB증권은 이미 지난 2월 5400억원의 자금을 공모 회사채로 조달했다. 당시에도 만기 2년(1500억원)과, 3년물(1500억원)로 나눠서 수요예측을 진행했고 각각 5000억원, 7000억원의 유효 수요가 들어왔다. 그 결과 2년물은 3300억원, 3년물은 2100억원으로 증액발행할 수 있었다. 모집액 3000억원에서 결과적으로 5400억원을 조달한 것이다.


KB증권은 지난해에는 단 한차례도 공모 회사채 조달을 진행하지 않았다. 직전 공모 회사채 조달 시기는 2021년 4월이었다. 그 사이에 가장 큰 변화가 있다면 올해 새로운 CFO가 부임했다는 점이다. 올해 1월부터 장승호 경영기획본부장(상무)이 재무전략을 총괄하게 됐다.

장 상무는 1972년생으로 대신증권,KB금융지주를 거쳐 2018년 KB증권으로 왔다. 그는 전략기획부장, 디지털혁신본부장을 지냈다. 증권업계에 있어서 2022년이 쉽지 않았던 해였던만큼 올해 CFO를 맡은 장 상무의 어깨도 무거울 수 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지난해에 비해 올 들어 채권 시장 금리 변동폭이 축소되면서 본격적으로 공모 회사채 조달을 시작했다는 평이다.

◇ 2021년까지 조달했던 5년물 '실종'…만기 3년 이내로 구성

그간 KB증권의 공모 회사채 조달 현황을 보면 만기 구조를 과거에 비해 짧게 가져가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 공모 회사채 트랜치는 2년물과 3년물로 구성되어 있다. KB증권은 공모 회사채 조달에 있어서 3년물을 가장 선호해왔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5년물도 활발하게 조달했다.


2017년 현대증권과 합병을 마친 후 KB증권은 2017년과 2020년을 제외하고는 줄곧 공모 회사채 시장을 찾았다. 2018년에는 7500억원, 2019년 7500억원, 2020년 3000억원, 2021년 7300억원 등을 조달했다. 5년물 규모는 2018년 2100억원, 2019년 4000억원, 2021년 3200억원이었다.

당시 기준금리가 0~1%대에서 형성됐던 만큼 발행사 입장에서는 장기로 자금을 조달하는 게 유리했다. 2018년 1월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1.5%였고 2020년 5월 0.50%까지 떨어진 후 2021년말 1.0%까지 상승한 바 있다. KB증권의 5년물 발행금리는 2018년 3월 3.02%였고 2019~2021년까지 1%대 중후반대였다.


하지만 2022년 시장 상황이 급변했다. 미국이 금리인상에 돌입하면서 한국은행 역시 기준금리를 올릴 수 밖에 없었다. 2022년 1월 1.25%였던 기준금리는 그 해말 3.25%까지 올라갔다. 단기간 내에 200bp가 상승하면서 채권시장도 녹록치 않았다. 국고채 3년물 역시 같은 기간 1.852%에서 3.725%까지 상승, 187.3bp가 움직였다.

지난해 4분기 레고랜드 사태로 인해 국고채 3년물 역시 4.5%대까지 움직였으나 그나마 연초 들어 시장이 안정화됐다. 변동은 있었으나 최근 국고채 3년물 금리는 3.5%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현 기준금리는 3.5%이고 국고채 5년물은 3년물에 비해 금리가 더 낮게 형성되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장기적으로는 금리 하향세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KB증권 역시 올 상반기 금리 안정화 추세에 맞춰 발빠르게 조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대신 추후 장기금리가 추가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5년물보다는 만기를 더 짧게 구성한 것으로 파악된다. 또한 그간의 연간 조달 흐름을 봤을 때 하반기 공모 회사채 발행은 진행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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