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의 지난해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이 떨어졌다. 2021년과 비교해 3개 지표를 더 지키지 못했다. 이에 따라 지표 준수율도 50%를 밑돌았다. 배당정책 등은 개선됐지만 내부통제정책, 내부감사기구의 활동 등 지표를 지키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이사회 운영에 있어서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사회 관련 핵심지표 6가지 중 하이브는 4개를 지키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지난해보다 하이브의 지배구조가 더 나빠졌다고 보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상황은 바뀌지 않았지만 하이브가 해당 기준을 더 엄격히 적용하면서 일부 지표를 준수하지 못했다고 표기한 항목도 있다.
◇준수율 하락…기준 더 엄격히 적용, 실질은 ‘같다’는 관점도 5일 하이브에 따르면 최근 기업지배구조 보고서를 발간하고 핵심지표 준수 현황을 공개했다. 한국거래소는 투명한 지배구조를 확립하기 위해 준수하도록 장려할 필요가 있는 핵심지표를 15개 선정, 이에 대한 준수 여부를 보고서를 통해 공개하도록 하고 있다.
하이브는 2021년과 비교해 준수율이 떨어졌다. 2022년에 15가지 항목 가운데 7개를 지킨 것으로 집계됐다. 이를 비율로 산출하면 47%가 된다. 2021년 하이브는 모두 9개 항목을 지켜 준수율 60%를 기록했다.
2021년과 비교해 개선된 지표는 △배당정책과 배당실시 계획을 연 1회 이상 주주에게 공지한다는 것뿐이다. 하이브는 2022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을 공개했다. 해마다 연결 지배주주순이익의 30% 이내에서 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1조원의 자본준비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하기도 했다.
그러나 △내부통제정책 마련과 운영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 분리 △내부감사기구가 분기별 1회 이상 경영진 참석없이 외부감사인과 회의 개최 등 3가지 항목을 2021년 대비 준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이브는 “분기 별로 1회 이상 감사위원회와 외부감사인의 비공식회의는 진행했지만 경영진이 참석했다”고 밝혔다.
△내부통제정책 마련과 운영 △이사회 이장과 대표이사 분리는 하이브가 올 들어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하면서 준수하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상황이 2021년과 크게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이브는 2021년과 지난해 둘다 준법지원인을 선임하거나 이사회 의장을 바꾸지 않았다. 하지만 2021년은 이 지표를 지켰다고 표기했고 지난해에는 지키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한국거래소는 이사회 의장을 상근 경영진이나 기타비상무이사가 아닌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방 의장은 명목상 대표이사는 아니지만 사내이사인 데다 핵심 경영진이라는 점에서 하이브가 이 지표를 준수하지 않았다고 2022년에 판단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하이브는 이사회 의장 변경 계획 등은 밝히지 않았다. 다만 올해 안에 준법지원인을 선임해 이 지표를 준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5개 항목, 2년 연속 미준수…승계정책 필요성 크지 않은 듯 이밖에 하이브가 2년 연속 준수하지 않은 항목도 있다. △주주총회 4주 전에 소집공고 실시 △주주총회의 집중일 이회 개최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마련과 운영 △집중투표제 채택 △독립적인 내부감사부서(내부감사업무 지원 조직)의 설치 등 5가지다.
하이브는 “다수의 국내와 해외 종속회사의 연말결산 일정 등으로 불가피하게 주주종회 4주 전에 소집공고를 실시하지 못했다"라며 "주주총회 집중일을 비껴가지 않았고 독립적 내부감사부서는 없지만 지원조직을 통해 감사위원회에 필요한 사항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집중투표제는 정관에 따라 실시하지 않았다. 하이브 정관 제34조 3항에 따르면 2인 이상의 이사를 선임하는 경우 상법 제382조의 2에서 규정하는 집중투표제는 적용하지 않는다.
하이브는 “집중투표제로 특정집단의 이익을 고려한 이사 선임이 이뤄질 수 있으며 국내는 물론 해외에도 도입사례가 많지 않다”며 “도입 영향의 불확실성이 클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 하이브는 최고경영자 승계정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는데 내부적으로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하이브는 “대표이사 유고 시 사내이사 방시혁, Scott Braun Samuel 순서로 직무를 대행한다”며 “이사회에서 충분히 논의하고 심사해서 대표이사를 선임하기에 별도의 최고경영자 승계정책을 운용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