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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장사 재무분석

신세계까사, 운영자금 확보 주력...지원 나선 신세계

②유증 통해 600억 수혈, 20조 홈퍼니싱 시장 공략 강화

박규석 기자  2023-05-31 13:37:19

편집자주

비상장사는 공개하는 재무정보가 제한적임에도 필요로 하는 곳은 있다. 고객사나 협력사, 금융기관 등 이해관계자들이 거래를 위한 참고지표로 삼는다. 숨은 원석을 찾아 투자하려는 기관투자가에겐 필수적이다. THE CFO가 주요 비상장사의 재무현황을 조명한다.
신세계까사가 운영자금 확보에 나선다. 수년간의 적자로 자체적인 현금 창출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운영자금까지 차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기업인 신세계 역시 유상증자 참여를 통한 자금 지원에 나서며 힘을 보태고 있다.

◇유통망 확대 속 '운전자본 부담' 증가

신세계까사는 신세계그룹 편입 이후 지속적인 투자를 단행했다. 가구사업의 시장 지배력 강화 일환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늘리며 영업망을 확대했다. 동시에 비대면 소비에 대응하기 위한 온라인 채널 활성화에도 역량을 모으며 유통망을 늘리는 데 집중했다.

하지만 이러한 자금의 대부분은 외부 자금 조달을 통해 이뤄졌다. 2018년 신세계에 인수된 후 수년째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며 수익성 기반의 현금창출이 힘들었기 때문이다. 부족한 현금을 대체하기 위해 은행권을 중심으로 차입을 진행했다. 단기차입금 등은 일반대출과 시설대출, 한도대출 형태로 KDB산업은행과 우리은행, SC제일은행 등에서 빌렸다. 금리는 최소 4.88%에서 최대 8.03%로 책정됐다.


외부에서 자금을 빌려야 했던 또 다른 이유는 운전자본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실제 운전자본은 신세계그룹에 편입된 이후 점진적으로 증가하다 2021년부터는 급격하게 늘기 시작했다. 2018년 말 기준 214억원 규모였던 운전자본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704억원까지 늘었다. 2021년 한때는 898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운전자본 중 재고자산이 증가한 영향이 컸다. 재고자산의 경우 2020년까지는 자연 증가 수준을 벗어나지 않았다. 유통망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오프라인 점포를 늘린 만큼 이에 필요한 상품 등이 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21년부터는 운전자본이 눈에 띄게 증가했으며 그 배경에는 코로나19에 따른 업황의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신세계까사는 2020년 늘어난 수요에 맞추는 동시에 향후 업황의 불안전성을 대비하기 위해 선제적인 상품 확보에 나섰다.

국내에 자체 생산시설이 없이 사업을 운영하는 만큼 가능한 많은 상품을 수입해 비축했다. 그러나 2021년부터 건설경기 침체와 홈인테리어 수요 감소 등이 맞물리면서 필요 이상의 재고를 떠안게 됐고 이는 재고자산의 증가로 이어졌다. 2021년 말 기준 신세계까사의 재고자산은 807억원 규모로 이는 전체 운전자본 898억원의 90%를 차지했다.

신세계까사는 지난해 재고자산을 줄이며 운전자본의 부담을 낮추는 데 노력했다. 그 결과 2022년 말 기준 전체 운전자본은 전년 대비 22% 감소한 704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재고자산의 경우 12% 줄어든 710억원을 기록했다.


◇신세계 600억 투입 '재무건전성' 지원

신세계까사가 자금 부족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이 모기업인 신세계도 지원에 나섰다. 신세계 그룹 내 사업 포트폴리오 중 신세계까사가 맡고 있는 가구업 또는 홈퍼니싱의 성장을 돕기 위한 조치였다. 자금 수혈은 유증에 참여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신세계까사는 2018년 이후 총 두 번의 유증을 진행했고 관련 작업에 신세계는 모두 참여했다.

첫 번째 유증은 2022년 5월에 추진됐다. 이 과정에서 신세계는 신세계까사의 주식 225만6573주를 200억원에 취득했다. 신규출점과 온라인 사업 강화를 위한 참여였다. 당시 신세계까사가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채널 확장을 추진하고 있었던 만큼 관련 작업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기 위한 결정이었다.


지난 3월에는 400억원을 투입해 또 한 번 유증에 참여했고 신주 627만6479주를 확보했다. 이로써 신세계가 보유한 신세계까사의 지분율은 지난해 말 96.6%에서 97.9%까지 증가하게 됐다.

앞선 유증과 차이가 있다면 출자 목적이 재무안정성 강화와 운영자금 확보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사업 확장에 중점을 뒀다면 이번 출자는 운전자본 부담 등으로 재무건전성 제고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신세계까사를 지원하기 위해서였다는 얘기다.

신세계 관계자는 "온라인 채널 리뉴얼과 상품 개발 등 운영자금 확보와 재무안정성 강화를 지원하기 위해 이번 신세계까사의 유증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신세계는 신세계까사에 최초 지분 인수자금을 포함해 총 25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하게 됐다. 신세계가 적지 않은 자금을 신세계까사에 투입하는 이유는 홈퍼니싱 사업이 현재는 다소 침체된 상황이지만 성장성은 여전히 공고하기 때문이다.

통계청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홈퍼니싱 시장의 성장은 가파르다. 2008년에는 7조원이었지만 2016년 12조5000억원으로 성장했다. 2023년에는 최소 18조원에서 20조원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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