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진건설산업의 연결기준 부채비율이 올해도 200%를 훌쩍 넘은 상태다. 특히 올 1분기 말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8년래 최고치'여서 눈길을 끈다.
종속회사들의 열악한 재무구조가 발목을 잡은 모양새다. 그 중에서도 젊은 층에게 큰 인기를 얻었던 '몬드리안 호텔'이 부채비율을 올린 주범으로 꼽힌다.
26일 금감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요진건설산업의 지난해 말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230%에 달했다. 2015~2016년 부채비율은 100%대에 머물렀고 이후 2018년 200%를 넘어섰다. 이후 부채비율이 매년 오름세를 보이다가 지난해 말 수준까지 이른 상태다.
종속회사들을 제외한 별도기준으로 보면 상황이 전혀 다르다. 요진건설산업의 지난해 말 별도기준 부채비율은 79% 수준이다. 2019년과 2021년 일시적으로 100%를 소폭 넘어선 것을 제외하면 최근 10년간 별도기준 부채비율은 대게 두자릿수에 머물렀다. 이 기간 차입금의존도도 적정범위인 30% 내외를 유지했다.
결국 종속기업들 중 연결 기준 부채비율을 끌어올리는 곳이 있다는 의미다. 이는 재무상태표에 그대로 드러난다. 지난해 말 별도기준 부채총계는 2300억원대 수준이지만 연결기준으론 6600억원이 넘는다.
지난해 말 기준 요진건설산업의 연결 종속회사는 요진개발을 비롯해 총 9곳이다. 이 중 부채비율을 끌어올린 곳은 3개사 정도로 추려진다. 호텔캐피탈과 싱가포르법인(YJ Singapore Holdings Pte. Ltd.), 메테우스밸류에드PFV제3차다.
메테우스밸류에드PFV 제3차는 분당구 구미동 192-3 번지 일대를 업무시설로 개발하는 사업을 하는 특수목적회사(SPC)다. 카카오 오리뜰 어린이집으로 사용하던 빌딩을 R&D센터 등으로 탈바꿈하는 사업이다. 지난해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해당 SPC도 종속기업으로 편입됐다. 이곳의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은 540% 수준이다.
싱가포르법인(YJ Singapore Holdings Pte. Ltd.)은 미얀마법인 중간지주회사다. 미얀마 사업은 현지에서의 군부 쿠데타 등으로 사업 환경이 악화되면서 제대로 된 사업추진에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현지 사업 중간지주사인 싱가포르법인 역시 최근 수년째 자본잠식에 빠져있다.
호텔캐피탈은 지난해 자본잠식 상태를 나타냈다. 2018년 요진건설산업이 컨소시엄을 꾸려 인수한 곳이다. 요진건설산업은 호텔캐피탈 인수 후 이 법인이 소유하고 있던 호텔을 리모델링해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으로 탈바꿈시켰다. 몬드리안 호텔은 개장 직후부터 이태원 일대의 랜드마크 호텔로 자리잡았다. 젊은 세대 사이에서 트렌디한 호텔로 유명세를 탔다. 하지만 인기가 실적으로 바로 이어지진 않은 모양새다.
호텔캐피탈은 2021년부터 2년 연속으로 100억~200억원대 순손실을 냈다. 특히 호텔캐피탈은 종속회사들 중 가장 큰 규모의 차입금을 갖고 있다. 지난해 말 보유 중인 2100억원 규모의 장기차입금이 요진건설산업 연결기준 재무제표상 부채로 계상돼 있는 상태다. 호텔캐피탈의 지난해 말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106억원으로 자본잠식 상태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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