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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리티 플랫폼은 지금

카카오, 왕성한 M&A 식욕…쌓이는 영업권

③글로벌 진출 본격화, 해외플랫폼 인수 시작…손상차손 부담↑

원충희 기자  2023-05-04 16:05:18

편집자주

국내 모빌리티 플랫폼 업체들의 한 해 성과가 나왔다. 흑자 기업은 소수로 다수는 여전히 적자 상태다. 최근 경영난으로 파산 선고를 받은 곳도 있다. 과거 투자시장의 총아로 각광 받던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들은 이제 '옥석 가리기' 단계에 들어왔다. 생존게임을 시작한 모빌리티 플랫폼 업계, 재무적 관점에서 주요 플레이어들의 생존 가능성과 향후 전략을 들여다봤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017년 설립 이후 택시면허 및 드라이버 확보, 사업 다각화, 서비스 고도화 등을 목적으로 수차례 인수·합병(M&A)과 영업·자산양수를 단행했다. 이 과정에서 웃돈 인수로 누적된 영업권이 지난해 말 2575억원에 이른다. 투자지분 및 무형자산 손상차손도 500억원 단위까지 늘었다.

글로벌 진출을 본격적으로 펼치고 있는 지금도 해외 플랫폼 인수 등 왕성한 M&A 식욕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게다가 가용 유동성(현금+단기금융자산+당기손익 공정가치 금융자산) 규모는 5300억원에 이른다. 실탄도 충분한 만큼 향후 영업권 증가와 손상차손 리스크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M&A로 커온 역사, 영업권 규모 2575억원으로 급증

모빌리티 플랫폼은 시장 환경 변화, 새로운 기술, 소비자 행동패턴 변화 등으로 경쟁관계가 언제든 변동될 수 있는 곳이다. 경쟁력 유지를 위해 소비자 편익 증대는 물론 공급자 처우 개선, 기술 고도화 등 치열한 서비스 경쟁을 지속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M&A는 필수다. 카카오모빌리티 역시 설립 이래 계속된 M&A와 자산·영업양수도, 기업분할 등을 거쳐 사업을 확장해 왔다.


IT·플랫폼 업계의 M&A는 필연적으로 영업권 이슈와 연결된다. 피인수 기업 상당수가 기술을 갖고 있되 자본이 부족하거나 재무적 여력이 마땅치 않아서다. 기술와 인재 영입을 위한 애크하이어(Acqhire)도 다반사다. 카카오모빌리티 또한 택시면허와 드라이버 확보, 기술 및 신사업 확보 등의 목적으로 수많은 M&A를 단행했다.

지난해에는 기업전용 당일배송업체 '오늘의픽업'과 도보배달 운영사 '엠지플레잉' 등 6건의 사업결합을 진행했다. 그 전에는 디지털 사이니지 기업 '플레이티브이'와 HD맵 업체 '스트리스' 등 8건의 사업결합을 단행했다. 물류배송과 차내 광고 등 모빌리티 사업 다각화와 도로·주행데이터를 활용한 서비스 고도화 등의 목적으로 필요한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업체들을 인수했다.

이 과정에서 웃돈 인수는 불가피했다. 순자산가치보다 더 많은 인수대금을 치른 만큼 그 차이는 영업권(Good will)으로 쌓였다. 영업권은 해당기업의 초과수익 요인 중 회계적으로 명확히 근거하기 어려운 무형자산을 의미한다. 권리금이나 경영권 프리미엄 등이 대표적이다. 2018년 말 504억원이던 카카오모빌리티의 영업권 규모는 2021년 1772억원으로 늘었고 작년 말에는 2575억원으로 뛰었다.

영업권은 피인수 기업의 수익성이 받쳐줘야 유지될 수 있다. 해당업체가 제대로 된 현금창출력을 증명하지 못하면 손상차손으로 처리돼 그만큼 비용으로 나간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무형자산 손상차손 167억원, 종속기업투자 손상차손 520억원이 발생했다. 이는 손익에 반영돼 영업이익은 흑자를 냈으나 당기부문은 적자가 되는 현상을 유발하는데 일조했다.

◇해외업체도 인수 시작, 손상차손 리스크 불가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중개(일반호출) 시장점유율이 94%, 가맹택시(카카오T블루)는 74%를 가진 곳이다. 국내에서 넘볼 수 없는 아성을 구축한 터라 전 방위적인 규제와 압박도 상당하다. 정치권, 택시단체, 공정위 등이 카카오모빌리티를 표적으로 삼고 있다. 이를 돌파할 방법으로 꺼낸 카드가 해외진출이다. 문제는 플랫폼 업체의 해외진출이 어렵다는 점이다.

외국에서 차량중개 플랫폼을 구축하고 홍보하면서 현지업체와 경쟁을 치르며 유의미한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기까지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든다. 현지 법과 정서, 규제 등도 변수다. 가령 우버는 국내시장에 들어오려 하다 여객법 이슈로 결국 실패한 뒤 합작법인 형태로 택시중개사업 정도만 하고 있다. 반대로 국내업체가 해외에서 이런 일을 겪을 수 있다.


택할 수 있는 방법은 현지업체와 로밍 형태의 협업, 현지 차량관련 기업과 합작법인 설립 또는 현지 플랫폼 인수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라오스의 엘브이엠씨홀딩스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플랫폼 구축을 진행 중이다. 연내 라오스 전용 서비스 플랫폼 구축을 완료하고 현지시장 환경에 적합한 모빌리티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아울러 지난 3월에는 영국 모빌리티 중개 플랫폼 기업인 '스플리트(Splyt)' 인수를 완료했다. 글로벌 진출을 위한 첫 해외기업 인수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현지업체 협력과 플랫폼 인수 등 투트랙으로 해외진출에 나서고 있다. 이 과정에서 추가 M&A도 예상 가능하다. 이로 인한 영업권 누적 역시 필연적인 흐름이다. 계열사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북미 자회사 타파스엔터테인먼트(타파스·래디쉬·우시아월드 통합법인)가 지난해 5453억원의 영업권 손상차손을 입은 것처럼 카카오모빌리티 역시 이런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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