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모빌리티의 매출 성장률이 한풀 꺾였다. 지난 5년간 연평균 144%를 넘던 성장률은 지난해 44.8%에 그쳤다. 코로나 엔데믹으로 인한 이동수요 회복 효과가 있었으나 규제 이슈, 모빌리티 플랫폼 경쟁강도 강화 등으로 예년 같은 성장세를 유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당기순손익은 적자로 전환됐다. 다만 자세히 보면 영업권 손상과 경쟁당국의 과징금 등 일회성 요인의 영향이다. 감가상각비 등을 감안한 본원적 수익성은 매년 쑥쑥 크고 있으며 수년째 흑자를 유지, 안정권에 들어왔다.
◇내수시장만으로는 매출 성장률 둔화세카카오모빌리티는 설립 시점인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간 매출 성장률이 연평균 144.7%를 기록했다. 팬데믹 전인 2018년에는 221%에 달했고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된 2020년에도 167%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다만 지난해에는 44.8%에 그쳤다. 6년간 연평균 성장률도 124.7%로 가라앉았다.
여느 기업이라면 여전히 높은 성장률이지만 모빌리티 플랫폼의 그간 성장세를 감안하면 한풀 꺾인 모습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작년 엔데믹으로 인한 이동수요 회복과 주차사업 확장 등을 이뤄냈지만 예년 같은 성장세는 어려워졌다.
세부적으로 보면 카카오모빌리티의 주요 사업은 플랫폼 서비스와 플랫폼 인프라로 나뉜다. 플랫폼 서비스에서 주력은 버스, 기차, 항공, 렌터카, 택시 등을 포함한 MaaS(Mobility as a Service), 주차중개사업 등을 하는 모빌리티 서비스다. 플랫폼으로 사업자와 고객을 중개하고 수수료를 받는 비즈니스다.
모빌리티 서비스의 지난해 매출 증가율은 38.4%로 전년(169.1%)대비 대폭 꺾였다. 매출 규모가 4000억원을 넘으면서 성장세가 둔화됐다. 이 시장은 이미 카카오모빌리티가 90% 수준의 점유율을 쥐고 있는 곳이다. 내수시장 특성의 택시·버스사업 등으로는 매출 확대가 수월치 않다는 의미다.
직영택시, 직영주차서비스, 마이크로 모빌리티 등 모빌리티 플랫폼 사업은 아직 성장여력이 나은 편이다. 지난해 매출 증가율은 55.3%로 전년(44.6%)보다 제고됐다. 직영주차장 확대, GS파크24 인수로 모빌리티 인프라 매출액이 크게 늘었다.
◇일회성 비현금 지출로 당기순손실, 장부상 적자일 뿐카카오모빌리티는 2021년 연결 당기순이익 275억원으로 첫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그러나 지난해 당기순손실 276억원이 발생하면서 다시 적자로 돌아갔다. 다만 본원적 수익성인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나 영업활동현금흐름을 보면 얘기가 다르다. 지난해 EBITDA는 859억원으로 전년(379억원)대비 126.5% 증가했다.
EBITDA는 2021년 턴어라운드한 뒤 작년에도 우상향 기조를 보이고 있다. 영업이익률은 2.5%로 전년(2.3%) 대비 개선됐으며 감가상각 등을 포함한 EBITDA 마진율은 10.6%로 전년(6.9%) 대비 좋아졌다.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창사 이후 영업이익률 및 EBITDA 마진율은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본업을 통해 벌어들인 영업활동현금흐름은 386억원에서 970억원으로 껑충뛰었다. 지난해 시설투자 등으로 쓰인 자본적지출(CAPEX)이 387억원인 점을 보면 이제 자체 현금흐름 내에서 CAPEX를 감내할 수 있게 됐다. 덕분에 배당, 인수합병(M&A) 등으로 쓸 수 있는 여윳돈인 잉여현금흐름도 155억에서 583억원으로 늘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지난해 실제 영업이익은 194억원으로 흑자다. 문제는 기타비용이 516억원이 이익을 깎아먹었다. 여기에는 영업권 등 무형자산손상차손(167억원)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부과된 과징금(257억원)이 잡손실로 반영됐다. 손상차손은 비현금성지출이고 공정위 과징금은 아직 의결서를 받지 못해 실제 납부한 금액은 아니다. 과징금 손실은 미리 선반영 해놓을 것으로 향후 의결서를 받아 행정소송 등 대응책을 마련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