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익홀딩스는 작년 올해 초 시티랩스와의 주식양수도(SPA) 계약을 통해 시티랩스가 보유 중인 케어랩스 지분 전량을 넘겨받았다. 이어 1월 임시주주총회,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재편을 끝냈고 이달엔 추가 장내매수를 단행했다. 원익홀딩스가 작년 말 케어랩스 M&A에 나선 점을 고려하면 약 4개월 만에 인수 후 통합(PMI)이 마무리됐다.
원익홀딩스의 관련 행보엔 신성장동력 발굴 적기를 거머쥐겠단 그룹 의지가 반영된 모습이다. 바이오·헬스케어 업계가 최악의 펀딩난과 업황 침체를 겪는 중에 66%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 케어랩스 지분을 사들인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내부 안정화를 빠르게 끝낸 그룹의 다음 시야는 이미 의료정보(EMR) 시장 진입을 노린 M&A로 향한 모습이다.
◇경영권 프리미엄 더한 딜 이후에도 추가 투자 행보 지속원익홀딩스는 이달 11일부터 17일까지 총 5차례에 걸쳐 케어랩스 보통주 33만여주를 장내매수했다. 원익홀딩스는 올해 1월 17일 SPA에 따른 잔금 납부 및 주식 인도에 따라 케어랩스의 최대주주로 올라선 지 약 석달 만이다. SPA 직후 원익홀딩스의 케어랩스 지분율 28.86%(특관인, 미전환 CB 포함)였는데 이번 장내매수로 지분율이 30%를 넘게 됐다.
2012년 설립한 케어랩스는 헬스케어와 뷰티, 미디어플랫폼, 마케팅 대행 등 사업을 펴 왔다. 특히 병·의원에 온라인광고대행 서비스 제공을 하면서 수익을 창출해 왔다. 앞서 모바일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로 자리잡은 '굿닥', 뷰티 및 성형정보 플랫폼 '바비톡' 등을 주력으로 한다.
원익홀딩스의 이번 케어랩스 추가 투자는 M&A 이후 헬스케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그룹의 의지로 풀이된다. 원익홀딩스는 인수 당시 주가의 66%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해 케어랩스 지분을 사들였는데(약 620억원), 지난달 말엔 케어랩스의 주요 종속회사이자, 헬스케어 플랫폼 '굿닥' 서비스 주체 ㈜굿닥에 100억원을 추가 수혈키도 했다.
원익홀딩스가 케어랩스와 ㈜굿닥 지분을 추가로 확보한 배경을 사업경쟁력 강화를 출자 목적으로 밝혔다. 기존 반도체 역량을 중심으로 성장해 온 그룹의 신사업 방향성을 헬스케어 영역에서의 적극적인 투자와 M&A를 통한 신사업 확장에서 찾겠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바이오·헬스케어 M&A 트렌드와 달리 경영권 프리미엄을 붙이면서까지 케어랩스를 인수한 만큼 원익홀딩스의 헬스케어 신규 사업 진출을 위한 구심점 역할을 케어랩스가 맡을 것으로 보인다"며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의 빠른 변화 양상을 고려하면 역시 다시금 M&A를 통해 다음 항로를 찾아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헬스케어 지평 확장' 염두에 둔 추가 M&A 기대감케어랩스는 헬스케어 관련 신규 사업으로 온디맨드(Ondemand) 기반 비대면 진료 시스템 고도화, 병원예약 컨시어지 시스템 구축, 병원현장 접수시스템 확산, 의료보조 및 간호지원인력 양성교육기관 확장 등을 추진 중이다.
작년 876억원의 매출 가운데 이 중 헬스케어 사업(헬스케어 미디어+헬스케어 솔루션) 관련 매출은 466억원으로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케어랩스의 사업 구조를 고려할 때 헬스케어 영역에서 원익홀딩스가 다시금 사업 확장을 위한 투자에 나설 지도 관전 포인트다.
케어랩스가 최근 의원급 의료기관 전자의무기록(Electronic Medical Record, EMR) 5위권 업체 포인트닉스를 눈여겨 보고 있는 점도 일련의 변화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EMR은 진료 예약을 비롯해 다양한 비대면 진료 시스템 및 헬스케어 서비스로의 접목을 가능케 하는 의료 정보다.
이번 협상은 두 차례의 주주총회(1월 임시주주총회,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기존 케어랩스 이사진을 전면 교체하고 원익 내에서 M&A를 담당한 인사들을 이사회에 배치한 뒤의 행보라 눈길을 끈다. 당시 원익홀딩스 측은 주총에서 기존 케어랩스 측 이사진이 대거 물러나고 관련 이사진을 세우는 안건을 올려서 주주 승인을 얻어냈다.
케어랩스 관계자는 "다년간 유수 기업체에서 컨설팅, 기획, M&A 등의 다양한 분야 경력을 토대로 회사의 경영현안에 대한 의사결정이 효과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폭넓은 경험과 전문성을 겸비해 기업경영 및 기업성장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