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건설이 새 사주를 맞이한지 2년만에 당기순손실로 돌아섰다. 4년 연속 영업이익 흑자 흐름을 이어갔지만 일회성 비용이 급격히 늘어난 영향이다. 새 경영진이 현 분양시장의 리스크를 염두에 두고 보수적인 잣대를 적용한 게 일회성 비용 증가를 불렀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두산건설은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1조190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전년(1조3986억원) 대비 14.88% 줄어든 수준이다. 사업부문별로는 건축사업본부(9631억원)와 토목사업본부(2178억원) 모두 같은 기간 23.71%, 72.54%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실상 기타부문을 제외하고 모든 사업본부의 매출외형이 줄어든 셈이다. 신규 프로젝트의 착공이 지연된 게 매출 축소의 원인이 됐다. 실제 2021년 이후 계약한 현장 가운데 7곳의 진행률이 10% 미만이다. 기존 진행하던 프로젝트의 공정 지연도 일정부분 영향을 미쳤다.
매출외형이 축소됐지만 두산건설은 4년 연속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계속된 원자재값 인상으로 원가율이 2021년 88.31%에서 지난해 91.47%로 3.16%포인트 상승했지만 판매비와관리비(판관비)를 100억원가량 감축하는 방식으로 수익성을 관리했다.
눈에 띄는 부분은 영업이익 흐름을 이어갔음에도 당기순손실 2104억원을 기록했다는 점이다. 기타영업외비용(2269억원)이 전년 대비 188.62% 급증한 게 주효했다. 최대주주가 더제니스홀딩스로 바뀐 직후 7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쉬움이 남는다.
다만 기타영업외비용 증가분 대부분이 일회성 요인이라는 점은 위안거리다. 먼저 두산건설이 보유하고 있던 '일산제니스'에 종합부동산세가 부여됐다. 종부세는 토지의 공개념 하에 일정금액 이상의 부동산을 보유했을 때 부여하는 세금이다.
두산건설의 경우 미분양 사태로 인해 일산제니스를 보유하고 있던 상황인지라 종부세의 적용 대상에 부합하지 않는다. 두산건설에서는 일산제니스에 부여된 종부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의신청을 제기했다. 향후 이의신청이 받아들여질 시 리스크는 해소될 전망이다.
신임 경영진의 보수적인 잣대도 기타영업외비용이 늘어나게 된 배경이다. 신임 경영진은 현 부동산 시장의 상황이 비우호적이라고 판단했다. 분양을 마친 현장들에서 기존의 분양가로 완판되기 힘들다고 예측했다. 이에 선제적으로 대손상각비를 책정하는데 이르렀다.
기존 분양가가 3.3㎡당 100만원였다면 지역 집값을 감안해 분양가를 낮추는 과정이 수반됐다. 바뀐 분양가와 기존 가격 사이의 차이는 기타의대손상각비 계정으로 인식됐다. 그 결과 2021년 436억원 수준이었던 두산건설의 기타의대손상각비는 지난해 기준 1969억원까지 늘어난 상태다.
두산건설 관계자는 "경영진이 현 부동산 시장의 상황이 비우호적이라 판단해 기존 분양가를 조정하는 작업이 이뤄졌다"며 "지역 집값보다 낮은 수준으로 분양가가 조정되는 등 보수적인 잣대가 적용된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향후 부동산 시장이 회복될 시 충분히 회수 가능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