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건설이 원가율 방어에 성공했다. 원재료·인건비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 속에서도 시공능력평가 상위 건설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다만 유동성 관리 부분에선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해 보인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 3분기까지 두산건설의 연결기준 원가율은 88.9%로 전년 동기(88.3%) 대비 0.6%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이 7.8% 줄어든 반면 원가율은 5% 감소해 전체 원가율이 상승하는 효과로 이어졌다.
원가율이 소폭 늘어나기는 했지만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시공능력평가 상위 5대 건설사의 평균 원가율(88.7%)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 현대건설(92.4%)과 포스코건설(91.7%)에 비해서는 오히려 우위를 보였다.
원재료비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거둔 성과라 의미가 있다. 두산건설은 올 3분기 톤(t)당 철근 단가가 95만8480원이라고 밝혔다. 전년 동기(76만4120원)와 비교해 25.4% 증가했다. 레미콘 단가도 세제곱미터(㎥)당 6만7700원에서 8만300원으로 18.6% 늘어났다.
인건비 부담도 커지고 있다. 건설공사비지수는 지난 8월 147.4로 전년 동기(135.1)보다 9.1% 상승했다. 건설공사비지수는 원자재와 인건비를 포함한 공사비 변동을 나타내는 수치다. 흔히 공공 건설공사비를 산정하거나 계약금액을 조정할 때 활용된다.
눈에 띄는 부분은 원재료·인건비가 상승하는 추세에도 올 3분기 영업비용(매출원가+판매비와관리비)을 전년 동기 대비 8.4% 절감했다는 점이다. 특히 원재료 및 상품매입액(1996억원→1935억원)과 인건비(941억원→866억원)에서 감소폭이 두드러졌다.
수익성 방어에는 성공했지만 유동성 부분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두산건설의 유동비율은 3분기 기준 60.7%에 그친다. 당장 갚을 빚이 현금보다 1.6배 많다는 의미다. 일반적으로 유동비율은 200%를 상회할 때 건전하다고 판단한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전년 동기 대비 급감한 영향이다. 올 3분기 두산건설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617억원으로 전년 동기(1155억원)보다 46.6% 줄었다. 유동자산 중 재고자산이 차지하는 비중도 극히 적어 단기 대응능력을 의미하는 당좌비율도 유동비율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현금흐름도 아직은 부진한 편이다. 잉여현금흐름(FCF)이 마이너스(-) 329억원을 기록하며 부의 흐름을 보였다. 잉여현금흐름은 영업활동현금흐름에서 유·무형자산 취득 및 처분액 등을 제외한 잔여현금흐름을 뜻한다. 주로 기업이 실질적으로 벌어들인 금액을 알아볼 때 사용하는 지표다.
두산건설 관계자는 "분양대금이 지급되는 시기가 정해져 있다 보니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줄어든 것처럼 보였다"면서 "이후 분양대금이 유입돼 1302억원 수준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보유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년 3분기 기록한 1155억원보다 오히려 개선됐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