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당제약의 기업가치가 연초 대비 2배 이상 뛰어올랐다. 주력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이자 퇴행성 안질환 치료제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SCD411'의 글로벌 상업화에 한 걸음 더 다가선 결과다.
삼천당제약은 아일리아의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놓고 국내외 제약사들과 경쟁하고 있다. 글로벌 빅파마 비아트리스 등이 FDA BLA(바이오의약품 신약 품목 허가) 절차 기준으론 한발 앞선다. 다만 시장 규모 작년에만 96억 달러(한화 12조원)에 달한 만큼 동등성 데이터를 확보한 것만으로도 중소형 제약사의 성장과 반전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SCD411 글로벌 3상서 아일리아 동등성 입증… 'BLA 9부 능선'삼천당제약은 지난 24일 아일리아와 SCD411을 두고 신생혈관 연령 관련 황반변성 시험대상자들에게 유효성, 안전성 등을 비교하는 임상 3상 결과를 알렸다. 삼천당제약은 아일리아와 SCD411의 동등성을 입증한 데이터를 확보하면서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시장 진출을 위한 관문 하나를 넘어섰다.
삼천당제약은 작년 SCD411의 글로벌 임상을 완료하고 동등성 입증을 포함해 BLA 확보를 위한 후속 작업을 진행해 왔다. 일본지역 판권을 2019년 센주파마슈티컬(Senju Pharmaceutical)에 기술이전을 해 현재까지 220여억원을 수령했다. 유럽 지역 파트너도 물색하고 있다. 본 계약이 체결되면 파트너사는 10년간 유럽 15개국 판매로 발생하는 순매출의 50%를 삼천당제약에 지급할 계획이다.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각국 특허 보호 상황과 기한이 다른 만큼 비선형적으로 개화할 전망이다. 이는 빅파마를 포함해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개발 후발주자인 삼천당제약의 성공적 상업화 기대감을 자극하는 요인이기도 하다. 앞서 회사는 해외 각지에 사업 파트너를 마련해 왔는데 이번 동등성 입증이 투심을 폭발하는 기폭제가 됐다.
최근 회사의 시가총액에는 이같은 시장 상황이 고스란히 반영됐다. 삼천당제약은 작년 약 1700억원의 매출을 내는 중소형 제약사다. 다만 28일 장마감 기준 시가총액은 1조8662억원, 우호적 투심이 이어지면 2조 몸값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작년 말만해도 삼천당제약의 시가총액이 1조원을 오르내렸던 점과 대조된다.
삼천당제약은 "아일리아의 경우 상대적으로 비싼 치료 비용으로 인해 일부 환자의 치료 접근이 제한됐고 의료 보험 체계에도 재정적 부담을 초래해왔다"며 "복제약 SCD411이 임상에서 아일리아와 동등성을 입증함에 따라 추후 보다 많은 환자에게 치료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작년에만 12조 시장…
상업화 후발주자에도 진출 자체가 주는 효익에 '초점'미국 빅파마 리제네론이 개발한 아일리아는 작년 96억4700만 달러(약 12조5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2021년 매출 대비 4.3% 성장했지만 2020년엔 18.9% 성장했던 것을 감안할 때 성장세는 소폭 줄었다. 경쟁제품으로 루센티스, 아바스틴, 베오뷰 등이 존재하지만 황반변성 계열 내 최초(퍼스트 인 클래스)를 따낸 데 있는 경쟁 우위는 여전하다.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의 경우 글로벌 제약사 비아트리스가 2021년 임상 3상 시험을 마치고 FDA에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암젠, 산도즈, 알보텍, 코헤러스 등이 개발전에 뛰어든 상태다. 국내 업체 가운데선 삼천당제약 외에 알테오젠도 제형 변경을 통해 후발주자로서 반전을 노리고 있다.
시장에선 국내 중소 제약사인 삼천당제약이 바이오시밀러 개발 경쟁을 두고 글로벌 빅파마와 견줄 수 있다는 사실 자체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삼천당제약은 작년 1773억원의 매출을 냈다. 1943년 설립 이후 오너 3세로까지 지배구조가 이어졌지만 국내 주요 제약사로 성장하기 적기를 잡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다.
삼천당제약은 이에 한정된 회사 자원을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SCD411 출시에 집중시켰다. 안과용제 쪽으로 경쟁력을 쌓아왔던 것도 이같은 안질환 항체치료제의 바이오시밀러를 '올인' 전략을 뒷받침한다. 더불어 지향점이 작년 12조원 매출을 낸 블록버스터 바이오시밀러 개발이라는 점은 우호적인 '스토리텔링'을 가능케 하는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