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건설의 원가율이 최근 5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원자재 가격이 대폭 오르면서 매출원가가 전년 대비 크게 늘었다. 매출이 소폭 줄어든 가운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절반 수준에 그치며 수익성도 약화했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작년 연결 기준 금호건설의 원가율은 93.25%로 나타났다. 전년에 비해 2.53%포인트 높은 수치다. 주택시장 침체에 따른 분양 연기로 착공이 지연된 탓에 매출이 166억원 줄어들었으나 매출원가는 368억원 늘었다.
부문별로는 플랜트 부문의 원가율이 가장 높았다. 해당 부문의 원가율은 2021년 94.17%에서 작년 99.07%로 급상승했다. 플랜트 부문은 원자재 가격 변동에 가장 민감한 공종으로 꼽힌다. 건축 부문에서도 원가율이 88.97%에서 3.44%포인트 높아진 92.41%를 기록했다. 토목 부문의 원가율은 2021년 96.16%에서 작년 95.93%로 소폭 낮아졌다.
원가율 상승 탓에 수익성은 악화했다. 작년 금호건설의 영업이익은 전년 1116억원의 절반 수준인 559억원으로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1273억원 줄어들어 208억원에 그쳤다.
금호건설의 연간 누적공사이익을 살펴보면 작년 건축과 토목 부문에서 이익이 급감했다. 작년 건축 부문의 누적공사이익은 434억원으로 직전 연도 1601억원의 4분의 1 수준에 그쳤다. 토목 부문의 누적공사이익도 전년(846억원) 대비 절반 넘게 감소한 38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급감한 데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상승의 영향이 가장 컸다. 금호건설이 매입하는 원재료 가운데 비중이 가장 높은 철근과 레미콘의 단가가 모두 올랐다. 철근의 톤당 가격은 96만6000원에서 96만8000원으로 2000원 오르는 데 그치며 전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됐다.
레미콘의 경우 원자재인 시멘트와 운반비가 급증한 영향으로 전년 대비 단가가 13%가량 인상됐다. 레미콘 1㎥당 가격은 2020년 6만7700원에서 2021년 7만1000원으로 오르더니 작년 8만300원을 기록했다. 올해도 시멘트 가격이 추가 인상될 것으로 예상돼 단가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내 건설업계의 침체된 분위기를 고려하면 금호건설이 빠른 시일 내에 원가율과 영업이익률을 개선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올해 정부 SOC 예산이 최근 3년 내 최저수준으로 책정돼 공공투자의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주택 시장에서도 분양물량 감소와 미분양 주택 증가가 이어지고 있어 신규 수주 기회는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금호건설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공사원가부담을 공정 효율화를 통해 줄여나가겠다는 계획이다. 판매관리비를 긴축적으로 집행해 이익률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금호건설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상승 여파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줄었다"며 "올해 정부가 추진하는 SOC 사업도 많지 않은 데다 국내 주택 시장의 분위기도 어두운 점을 감안해 공항 건설 등 금호건설이 강점을 지닌 사업에서 수주 기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