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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의 도전, 서정진의 승부수

박스터 BPS M&A 노림수, '미 직판 체제' 포석일까

2017년부터 원료 CMO 거래 관계… 줄어든 수익성 개선 위한 타개책 분석도

최은수 기자  2023-03-22 16:41:18
셀트리온이 미국 의료기기 제조사 박스터인터내셔널(Baxter International)의 바이오파마솔루션 사업부(박스터파마솔루션, BPS) 인수전에 뛰어들어 업계 이목이 쏠린다. 양사는 2017년 램시마의 완제품 생산을 목적으로 맞손을 잡았고 위탁 품목을 계속 넓힐 계획도 공개했었다.

BPS는 그간 셀트리온의 미국 바이오시밀러 시장 확장을 위한 생산 거점이자 허브 역할을 해왔다. 셀트리온은 BPS 인수에 성공하면,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서 직판 체제를 구축하고 수익성 제고를 꾀할 수 있는 점을 노림수로 삼은 모습이다.

◇2017년 램시마 통한 첫 거래 후 교감 지속… 美 공급 물품 대부분 BPS 거친듯

셀트리온은 조회공시 요구에 대한 답변을 통해 박스터인터내셔널의 BPS 인수 검토를 공식화했다. 전일 외신을 통해 셀트리온이 박스터의 BPS 인수전에 참여한다는 사실이 알려진 지 하루 만이다. BPS의 매각 규모는 5조원 안팎으로 거론된다. 자연스레 국내에서 손꼽히는 규모의 빅딜에 셀트리온이 나서는 배경에 이목이 집중된다.

셀트리온과 BPS의 사업 관계는 2017년 처음 시작됐다. 당시 셀트리온은 BPS에 램시마의 원료의약품(DS)을 공급하고, BPS는 이를 토대로 완제의약품(DP) 위탁생산(CMO)을 거쳐 완제품을 미국 시장에 공급·판매해 왔다.


셀트리온은 올해 준공을 앞둔 3공장을 포함해 총 25만 리터의 자체 생산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더불어 해외 CMO를 통해 확보한 캐파는 8만 리터인데 특히 미국 시장에 제품을 공급할 때는 해외 CMO 업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온 모습이다.

셀트리온은 그간 BPS 외엔 DP CMO 업체를 공개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셀트리온 미국향 물량의 상당 부분을 BPS가 담당해 왔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는 해외 중에서도 미국 시장의 의약품 규제 및 공급 문턱이 특히 높은 점, 바이오시밀러 산업의 특수성과 관련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시밀러는 품종 소량생산 형태가 기본이며, 바이오의약품인만큼 한층 엄격한 품질관리(QC)와 품질 보증(QA)을 요구받는다"며 "보통 클라이언트가 특정 CMO 업체와 계약을 맺고 나면 장기계약을 이어가는 것도 이같은 산업 특수성에 기인한다"고 말했다.

◇BPS 아니더라도 '최대 시장 미국' 염두 둔 CMO 퍼실리티 인수 추진 가능성

셀트리온은 BPS를 통해 미국 시장 본격 진출을 위한 생산 거점 확보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양사는 공식적으로 위탁생산계약을 사실을 알린 램시마 외, 후발 제품인 트룩시마, 허쥬마 등으로 위탁품목을 확대할 계획도 공개했었다. 셀트리온으로서는 BPS를 인수하면 확실한 미국 바이오시밀러 직접 생산·판매 퍼실리티를 갖게 되는 셈이다.

BPS 매각 규모가 5조원을 오르내리는 만큼 시장에선 셀트리온의 인수 참전에 대한 진정성에 의문을 갖는 모습이다. 다만 셀트리온은 지속적으로 해외 생산 거점 확보를 위한 계획을 시장에 알려온 만큼 굳이 이번 딜이 아니더라도 CMO 퍼실리티 확보를 위한 움직임을 이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셀트리온이 계획대로 세계 최대 시장 미국에서 직판 체제를 구축하면 수익성 하락에 대한 고민을 어느 정도 내려놓을 수 있는 점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셀트리온은 2022년 역대 최대 매출액(1조9375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전년(7172억원) 대비 줄었다. 규모의 성장을 뒷받침할 수익성 제고라는 숙제가 있다.

이 가운데 셀트리온이 선택할 수 있는 대응책은 혁신적인 바이오시밀러를 내놓거나 공급가를 낮춰 가격 경쟁력을 이어나가는 두 가지로 요약된다. 다만 전자의 경우 특히 미국의 빅파마들이 잇달아 바이오시밀러 시장 참전을 선언한 점이 걸린다.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경쟁가도는 빠르게 격화하고 있어 이에 대응하기조차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선 빅파마가 셀트리온 대비 후발주자다. 그러나 의약품 시장의 경우 규모의 경제에 좌우되는 만큼 셀트리온 또한 미래 수익성 제고를 위해선 기존과 다른 새로운 전략이 필요한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BPS는 완제품 위탁생산 능력과 다양한 제약바이오 파트너사 및 공급망을 갖고 함께 있기 때문에 셀트리온의 인수가 성사되면 해당 인프라를 앞세운 비용 절감과 수익성 제고가 가능할 것"이라며 "혹여 BPS 딜을 성사하지 못한다 해도 제2, 제3의 매물을 찾으려는 셀트리온그룹 차원의 노력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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