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F&B가 10년 만에 금융비용 부담을 해소했다. 이자비용을 넘어서는 배당금 수익과 금융자산 평가이익의 영향이 컸다. 이 과정에서 일부 금융자산은 계정 재분류가 진행됐고 손익 증가에 힘을 보탰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원F&B의 2022년 말 기준(개별) 금융 이자비용은 117억원이다. 2021년 기록한 이자비용은 92억원으로 1년 만에 약 27% 증가했다. 이는 상각후원가로 측정하는 금융부채(이하 금융부채) 중 기타채무를 포함하는 장단기매입채무와 장단기차입금의 공정가치가 늘어난 영향이 컸다. 동원F&B는 장부금액을 공정가치로 본다.
2022년 말 기준 동원F&B의 총금융부채는 2021년 말 대비 8% 늘어난 6757억원이다. 이중 장단기매입채무는 2957억7451만원으로 전년 대비 57% 증가했고 장단기차입금은 43% 늘어난 2800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금융보증부채와 사채는 1년 새 각각 65%와 58% 줄어든 4248만원과 999억원이었다.
금융부채의 증가로 이자비용이 늘었지만 이를 넘어서는 배당금 수익 등에 힘입어 순금융수익(금융수익-금융비용)은 7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2년 49억원 규모의 손실 이후 처음으로 거둬들인 수익이다.
2022년 말 기준 동원F&B의 배당금은 116억원으로 전년 5368만원을 크게 넘어섰다. 동원F&B는 동원홈푸드와 동원팜스, 동원디어푸드 등 국내외 9개 자회사에서 배당금을 받는다. 다만 이들 모두가 비상장사인 만큼 상세한 배당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 평가이익 또한 순금융수익 증가에 힘을 보탰다. 지난해 말 기준 금융자산 평가이익은 65억원 규모다. 이는 전년 대비 약 63억원 증가한 수치다.
관련 평가이익이 늘어난 배경에는 금융상품의 분류기준 변경이 있다. 작년 4분기 중에 동원F&B는 실버 베이 씨푸드(지분 5%)를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 측정 금융자산(FV-OCI)에서 당기손익인식-공정가치 측정 금융자산(FV-PL)으로 재분류했다.
동원F&B가 사용하는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에 따르면 FV-OCI로 처리된 금융자산의 평가손익은 기타포괄손익으로 반영돼 자본금에 영향을 준다. 이익나 손실이 발생해도 자본금이 늘거나 줄어든다는 얘기다. 반면 FV-PL 금융자산의 공정가치 변화에 따라 당기순이익에 반영된다.
동원F&B는 실버 베이 씨푸드의 계정 재분류와 함께 공정가치 평가도 함께 진행했다. 그 결과 취득원가 88억원에 머물고 있던 실버 베이 씨푸드의 공정가치는 전년 대비 64% 증가한 144억원을 기록했다. 계정 재분류와 공정가치 증가 등이 맞물리면서 금융수익이 늘어나게 된 셈이다.
실버 베이 씨푸드는 지난 2015년 2월 동원F&B가 해외수산자원 확보와 연어사업의 지속적인 확장을 위해 투자한 미국 소재 기업이다. 연어와 청어, 오징어 제품의 통합 가공이 주력 사업이다. 2007년 알래스카에서 연어 가공 시설로 시작했으며 현지 실버 베이는 알래스카에서 가장 큰 해산물 회사 중 하나다. 알래스카와 서부 해안 전역에서 6개의 가공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동원F&B 관계자는 "실버 베이 씨푸드는 미국 소재 해산물 통합 가공업체로 2007년 알래스카에서 연어 가공 시설로 시작했다"며 "관련 지분의 재분류는 Put옵션 조건에 따라 FV-PL로 분류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