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이 이사회 정원을 기존 5명에서 9명으로 두 배 가까이 대폭 늘렸다. 최근 게임업 외에 메타버스 투자, ESG강화 등 많아진 신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기 위해 이사진들을 충원했다.
두 대표이사(도기욱·권영식) 권한도 강화했다. 그간 대표이사를 이사회 멤버들과 구분지어 집행임원으로 분류해던 것과 달리 이번엔 이사회에 합류시켰다. 유일한 사내이사였던 방준혁 이사회 의장 중심으로 운영되던 의사결정 구조에서 벗어나 집행단과 의사결정을 일원화시켜 업무 효율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방책이다.
◇경영위기에…7년 만에 집행위원제도 폐지, 대표 권한 강화
20일 넷마블에 따르면 오는 28일 주주총회에 이사 7명의 이사 선임안을 부의했다. 방준혁 사내이사와 피아오얀리 기타비상무이사 등 2명만 재선임이고 나머지 5인(사내 2인, 사외 3인)은 모두 신규 선임 예정 이사들이다.
이번 지배구조 개편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사내이사 정원 확대다. 이번에 권영식·도기욱 대표를 사내이사로 신규 지정하면서 사내이사수는 1명에서 3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넷마블은 그간 이사회 내 사내이사라곤 방준혁 의장이 유일했다. 권영식·도기욱 대표는 집행임원으로 분류돼 이사회 업무에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 이사회도 소집부터 주재까지 '의장'이 맡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방 의장의 권한이 가장 컸던 구조다. 작년 3분기 말 지분구조를 보면 방준혁 의장 24.12%, CJ ENM 21.78%, 텐센트 17.52% 등이다.
주총 안건이 통과될 경우 권영식·도기욱 대표의 의사결정 권한이 이전보다 커진다. 방 의장과 수평적 관계에서의 이사회 업무를 3년간 수행할 전망이다.
지난 7년여간 고수해오던 '집행임원제도'도 함께 폐지한다는 점도 이러한 관측을 뒷받침한다. 집행임원제도란 실무단에 있는 임원(대표, 전무, 상무 등)과 최고의사결정권과 경영진 감독 기능을 하는 이사회 멤버를 분리시키는 구조다. 이사회의 존재 이유인 경영진 감독 기을 효과적으로 수핼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기업지배구조 투명성 제고에 유리하다.
넷마블은 2016년부터 집행임원제를 취해왔다. 이사회 결정내용을 대표이사와 전무, 상무 등 임원들이 집행하는 상명하달식 구조를 취해왔다. 하지만 최근 게임업계 업황이 악화되면서 경영 개편에 속도를 내야하는 상황에 처하자, 의사결정에서 업무집행까지 일원화된 지배구조가 절실해졌다. 효율 경영을 위해 '수평적' 지배구조로 전환키로 했다.
실제로 최근 신사업 포트폴리오 개편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블록체인, 메타버스 등 작년에만 총 9개 법인을 종속회사로 편입시켰다. 자체 코인인 MBX 토큰 발행을 위해 마브렉스(MARBLEX Corp.)를 설립하고 아이텀큐브(ITAM CUBE. LTD)의 지분을 취득했다. 가상자산을 비화폐성자산으로 판단하는 만큼 블록체인 앱 지갑 서비스 업체인 보노테크놀로지스 등에도 투자했다.
콘텐츠 사업 확대 차원에서 웹툰과 웹소설 회사인 '스튜디오 그리고', 엔터테인먼트사인 '에이스팩토리' 등도 신규 연결 기업으로 편입시켰다. 메타버스 사업을 위해 메타버스월드,메타버스게임즈 등의 지분도 취득했다.
넷마블은 이번에 집행임원제를 폐지하기로 결정하면서 정관도 전반적으로 수정했다. 제 33조 집행임원 관련 조항 대부분을 삭제 조치하고 대신 대표이사 선임 규정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이사회 결의로 이사 중에서 대표이사 1인 이상을 선임할 수 있으며, 여러명일 경우 대표이사는 각 회사를 대표한다는 점을 명문화 했다.
그 외에도 조항 마다 집행임원 관련 단어가 포함돼 있을 경우 모두 '대표이사'로 바꿨다.주주총회를 소집하고 주재하는 의장직 권한자도 대표집행임원에서 대표이사로 변경했다. 재무제표 작성 책임자나 사채발행 권한 등의 책임자도 집행임원이 아닌 대표이사라는 점을 명백히 했다.
◇사외이사도 3→5명 증원, ESG위원회 신설 예고
넷마블은 이사회 규모도 대폭 늘리고 있다. 향후 사내이사 2인, 사외이사 2인 의석수를 늘려 전체 정원을 9명으로 확대 구성할 계획이다. 현재는 사내이사 1명, 기타비상무이사 1명, 사외이사 3명 등 총 5명이다.
이사회의 업무가 많아지면서 이사진을 충원했다. 넷마블은 정관개정을 통해 이사회 내 ESG위원회 신설도 예고한 상태다. 현재 이사회 내 설치돼 있는 내부거래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감사위원회, 보상위원회 등에 이어 추가 위원이 필요했다.
이사 규모를 늘릴 수 있도록 정관상 근거도 마련했다. 이사수와 관련한 조문을 '5명'에서 '3명 이상 9명 이내'로 수정했다. 주총에서 선임될 신규 사외이사는 3명(윤대균, 이동헌, 황득수)이다. 윤대균 이사 후보는 아주대학교 소프트웨어학과 교수다. 이동헌 이사 후보는 고려대 세종캠퍼스 글로벌비즈니스대학 교수다. 황득수 이사 후보는 CJ ENM 엔터테인트부문 경영지원 실장이다.
넷마블은 사업목적에 '스포츠 및 오락 관련 서비스업'을 추가할 예정이다. 넷마블은 "신사옥 내 피트니스 시설 운영에 따른 사업목적 추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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