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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차입' 의존 넷마블, 시장성 조달 재개한 배경은

1조원대 은행 차입, 최근 700억 CP 발행...낮은 신용등급, 공모채 복귀 쉽지 않을듯

김슬기 기자  2023-03-13 14:58:17
넷마블이 최근 기업어음(CP)를 통해 자금조달을 단행했다. 넷마블은 2020년 첫 공모 회사채를 발행한 후 줄곧 시장성 조달보다는 금융권 차입을 선호하는 모습을 보였다. 올 들어서는 CP 발행 등 자금조달 전략을 다변화하고 있다.

다만 공모채 발행 재개는 미지수다. 과거 공모채 발행 당시 넷마블의 신용등급은 'AA-' 였으나 현재는 A+ 등급으로 내려왔다. 지난해 영업적자를 기록했을 뿐 아니라 2021년 스핀엑스(SpinX) 차입부담이 여전하다.

◇ 오랜만의 시장성 조달, 금리 변화 추이 본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넷마블은 지난 10일 700억원 규모의 CP를 발행했다. 해당 CP는 364일물로 내년 3월 8일에 만기가 돌아온다. 할인기관은 KB증권이다. 단기신용등급은 A2+였다. CP등급은 A1이 가장 높고 A2는 A1보다는 다소 열등하지만 적기상환능력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CP는 발행절차가 간편하고 통상 담보없이 신용으로 발행되고 금리면에서도 은행대출보다는 유리하다고 알려져있다. 특히 이번에 넷마블이 발행한 364일물은 증권신고서 제출 의무를 피하면서 장기 CP처럼 상대적으로 긴 만기를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넷마블 관계자는 "2022년부터 지속적인 금리인상으로 인해 금리가 높아진 상황에서 중장기 조달수단인 회사채 발행으로 높은 이자율을 부담하는 것보다는 조달절차가 간편하고 향후 금리 추이를 살펴보면서 대응할수 있는 CP가 단기 자금조달 수단으로 더 합리적으로 봤다"고 밝혔다.


다만 지난해 넷마블은 1000억원대의 영업적자와 9000억원대의 순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지난해 기대작이었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세븐나이츠 레볼루션' 등의 성과가 저조함에 따라 영업활동을 통해 현금을 창출하지 못했다.

넷마블은 그간 시장성 조달을 크게 선호하지는 않았다. 2020년 10월 설립 후 처음으로 공모채 발행에 나선 바 있지만 이후 한 차례도 시장을 찾지 않았다. 당시 800억원 모집에 5600억원이 모이는 등 흥행을 거뒀다. 인기에 힘입어 발행규모를 1600억원까지 증액하기도 했다.

CP는 넷마블이 아닌 자회사인 넷마블에프앤씨가 2021년 7월 90억원 규모로 발행한 바 있다. 넷마블에프앤씨는 2014년 물적분할된 곳으로 포플랫, 넷마블체리, 메타버스게임즈 등을 흡수합병돼 현재의 모습이 갖춰졌다. CP 발행 당시 신한은행 보증을 받아 최고 수준인 A1을 부여받기도 했다.

◇ 공모채 쉽지 않은 이유, 3년 사이 신용등급 'AA-'→'A+'

현재 넷마블은 시장성 조달보다는 은행권 차입에 의존하고 있다. 넷마블은 2020년 2월 코웨이 경영권 인수를 시작으로 2021년 8월 스핀엑스 인수 등으로 대규모 차입을 일으켰다. 코웨이의 경우 지분 25.08%를 확보하는데 1조7400억원을 썼고 스핀엑스는 지분 100%를 2조6260억에 인수했다.

코웨이 인수 당시에도 금융기관 단기 차입을 결정했다. KEB하나은행을 통해 5500억원을 빌렸고 당시 이자율은 3.05%였다. 스핀엑스 인수 때도 하나은행 등으로부터 미화 14억달러(1조7786억원) 규모의 단기차입을 받았다.

2021년 조달 첫 해에는 엔씨소프트 주식과 스핀엑스 주식을 담보로 잡았고 지난해 10월 보유하고 있던 하이브 지분 18.2%를 담보로 만기를 1년 연장했다. 2022년말 연결 기준 단기차입금 규모는 1조5529억원으로 집계된다. 1년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것이다.

다만 넷마블이 최근 시장성 조달을 재개했지만 공모채 발행에는 고심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오는 10월 1600억원 규모의 공모채 만기가 도래한다. 과거 공모채 발행 때와는 상황이 많이 변했다. 지난해 넷마블은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로부터 모두 신용등급 하향 조정을 통보받아서다.

넷마블은 2020년 9월 처음으로 공모채 발행에 앞서 신용평가를 받았다. 당시 양사 모두 신용등급 및 전망을 'AA-, 안정적'으로 부여했다. 하지만 수익성 악화와 재무부담 등을 이유로 지난해 6월 나이스신용평가가 'A+, 안정적'으로 변경했고 그해말 한국기업평가 역시 'A+, 안정적'으로 등급 및 전망을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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