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하이브에 맞서 SM엔터테인먼트 지분 공개매수를 시작한 카카오가 배당절차도 선제적으로 손보기로 했다. 빅테크기업 네이버보다도 앞선 움직임이다.
다만 카카오는 지난해 초에야 처음으로 중장기 주주환원정책을 세운 데다 아직까지 배당성향 개선세가 뚜렷하지 않다. 이번 정관 변경이 실제 주주가치 제고로 이어지려면 실제 배당성향 확대로도 이어져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최근 주주총회 소집공고를 통해 이달 28일 주주총회를 연다고 공시했다. 이번 주총에서 카카오는 정관 내 '사업의 목적'에 음반·음악영상물제작업을 추가하는 등 하이브에 대항해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이 가운데 1월31일 법무부 유권해석도 반영해 기존 이익배당과 중간배당 기준일 내용을 전부 수정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먼저 배당액을 확정한 뒤 배당기준일 설정이 가능하도록 한다. 주주의 배당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배당기준일을 배당결정 이후의 날로 정할 수 있도록 개정하는 것이다. 중간배당의 경우에도 기준일을 명시한 내용을 삭제해 중간배당 기준일을 기존보다 자유롭게 정할 수 있도록 수정한다.
반면 하이브는 아직 주주총회 소집공고를 내진 않았지만 올해 주총에서 배당기준일 관련 정관 변경을 따로 하지 않을 예정이다. 대신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선 3월 주주총회에서 자본준비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하는 결의 안건을 상정할 계획이다. 내년 이후부터 연결 지배주주순이익을 기준으로 30% 범위 내에서 배당과 자사주매입을 진행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에 배당가능이익을 확보하기 위한 안건을 올해 주총에 올린다.
카카오의 움직임은 빅테크업계에서도 선제적인 조치다. 대표적인 빅테크인 네이버는 아직 관련 정관 변경을 결정하지 않았다. 최근 네이버도 이달 22일 주주총회를 연다는 내용의 소집공고를 공시했으나 정관 변경건은 주총 안건에 아예 포함하지 않았다. 기존 방식대로 연말 배당기준일을 정한 뒤 이후 주주총회에서 배당액을 확정하는 순서를 유지하는 셈이다.
반면 카카오가 올해 주주총회 안건 중 배당절차 개선과 관련한 정관 개정건을 포함하면서 업계 스타트를 끊었다. 연초 주총에서 이를 변경해야 내년부터 배당액을 먼저 확정하고나서 주주 명단을 확정하는 순서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금융당국과 법무부 등 정부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올해 초부터 앞장서서 배당절차 개선을 주창한 만큼 카카오의 움직임은 주식투자자들에게도 희소식이다.
다만 이번 정관 변경만으로는 투자자들이 만족하기엔 부족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아직까지 카카오 배당성향은 업계 하위권에 머무르고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 배당성향은 2020년 8.29%에서 2021년 1.65%로 떨어졌다. 반면 카카오가 속한 주권상장 시장의 평균 배당성향은 2020년 39.55%, 2021년 35.41%에 달한다.
그나마 카카오는 지난해 초 처음으로 중장기 주주환원정책을 세우고 향후 3년간 카카오 별도 기준 잉여현금흐름의 15~30%를 재원으로 이 중 5%를 현금배당, 10~25%를 자사주 매입과 소각 등에 활용하겠다고 발표했다. 다만 배당보다는 자사주의 매입과 소각의 비중이 여전히 높다.
업계 관계자는 "자사주 매입과 소각도 강력한 주주가치 제고 정책 중 하나"라면서도 "다만 이번에 정부가 강조한 배당절차 개선 이후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배당성향 확대로도 이어지는 게 관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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