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제약이 최태홍 전 대원제약 사장을 이사회 멤버(사내이사,
사진)로 신규 선임하면서 해외 사업 확장을 위한 첫발을 뗀다. 최 전 사장은 한국얀센, 보령제약 등을 거친 해외 사업 전문가로 올해 대원제약 사장에서 물러났다. 그는 하나제약 이사회에 합류해 회사의 해외 중심 영업력 확장에 기여할 전망이다.
하나제약은 최 전 사장의 영입을 통해 바이파보주를 비롯한 마취제 신약의 해외 활로 확보에 주력할 전망이다. 기존 방향성이 명료하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아온 투자 포트폴리오 또한 최 이사 선임과 더불어 작년 오너 조경일 명예회장의 이사회 복귀를 기점으로 가다듬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얀센, 보령·대원 등 거친 해외 영업 전문가… '마취제 신약' 수출 확장 키맨하나제약은 3월30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오너2세 조동훈 부사장의 재선임과 최 전 대원제약 사장을 신규선임하는 안건을 표결한다. 하나제약은 2018년 전문경영인으로 선임한 이윤하 대표(이사회 의장)가 회사를 총괄하고 조 부사장이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여기에 최 전 사장을 합류를 기점으로 해외 사업의 새바람을 확보하려는 전략이 엿보인다.
최 전 사장은 서울대 약대 학사, 대학원 석사학위를 거쳐 미국 마이애미대학 약학대학원 약리학 박사 과정을 거쳤다. 1987년 한국얀센에 입사해 부사장과 한국·홍콩 얀센 총괄사장, 북아시아지역 총괄사장 등을 지냈다. 2013년부터 2019년 3월까지 보령제약 대표이사, 2019년 6월부터 2022년까지 대원제약 사장을 역임한 해외 영업 전문가로 꼽힌다.
최 전 사장이 하나제약에서 담당할 정확한 업무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그는 다국적 제약사에서 쌓은 글로벌 네트워크와 경영 노하우를 쌓은 해외영업통으로 평가받는 만큼, 하나제약에서도 글로벌 사업 확대 업무 등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그 약 2년 반 동안 대원제약 사장으로 재직하면서, 미등기 임원으로서 관리 총괄 업무를 맡아 왔다. 대원제약은 최 전 사장 재임 시절 두자릿수 이상의 매출 성장 성과를 내 왔다. 다만 대원제약에선 최 사장 본인의 역량을 나타낼 수 있는 해외 사업과 관련해선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인해 일부 제약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 전 사장은 하나제약에서 다시금 본인의 주특기를 살릴 기회를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제약은 작년 마취제 신약을 생산할 하길 주사제 공장을 비롯 생산설비 구축을 마무리하고 해외를 중심으로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첫발을 뗐다. 해당 공장은 마취제 신약인 바이파보의 국내외 판매를 위해 설립했다.
하나제약은 마취제 신약 해외 판로 확장을 위해 2020년 동남아 6개국에 대한 독점 계약 체결권을 획득해 현재 해당국가에 신약개발을 등록을 추진 중이다. 유럽과 일본에는 위탁생산(CMO) 수출을 노리고 있는 상태다.
◇별도 이사회 정비 없이 최 전 사장만 추가할 듯… 투자 전략 재정비 가능성도하나제약은 오는 정기주총에서 사내이사를 새로이 한 명 추가하지만 별도 정관 변경이나 이사회 추인은 거치지 않을 예정이다. 최 전 사장이 사내이사에 등재하면 하나제약 이사진은 사내이사 5명 대 사외이사 2명, 7인이 된다. 이는 전체 이사는 3명~10명 이내, 사외이사는 이사 총수의 4분의 1이상으로 규정한 하나제약 정관을 충족하는 구성이다.
현재로선 최 전 사장이 이사회 멤버로서 해외 사업에 역량을 쏟아붓고, 이윤하 대표가 회사를 총괄하면서 조 부사장이 경영을 담당하는 구조가 유력해 보인다. 창업주 조경일 명예회장은 2016년 탈세 혐의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가 2021년 말 다시 복귀했는데 현재까진 미등기 임원으로만 이름을 올린 상태다.
하나제약은 각 사업과 경영을 총괄할 이사회 멤버를 확정하고 나면 투자 포트폴리오 재정비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하나제약은 작년에만 토지 및 건물 매입, 국내 주식 투자 등 다양한 행보를 보이며 자금 출혈이 일어났다. 약 6년 만에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한 장기차입 카드를 꺼낸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맨파워를 새롭게 충족한 하나제약 핵심 사업은 해외로 꼽히는 만큼 투자 시야 역시 해외에 맞춰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하나제약 관계자는 이번 최 전 사장 선임과 관련해 "현재로선 기존 이사진 변동 없이 최 전 사장을 사내이사로 신규로 선임하는 형태로 이사회 구성을 꾸리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