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금융이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발판으로 주주환원 확대에 나선다. 향후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늘려 주주환원율을 최대 50%까지 끌어 올린다. BNK금융이 경영실적 프리젠테이션(PT) 자료을 통해 주주환원 확대 계획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2일 BNK금융은 2022년 연간 경영실적을 발표했다. 지난해 순이익은 8102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 순이익 7910억원에 비해 192억원(2.4%) 증가한 금액이다.
순이익 증가는 은행 계열사 주도로 이뤄졌다. 부산은행은 전년 대비 13.2% 성장한 4558억원을, 경남은행은 21% 증가한 2790억원을 기록했다. 비은행 계열사 중에선 BNK캐피탈을 제외한 나머지 계열사 모두 순이익이 줄거나 적자 전환했으나 은행 계열사 성장으로 만회할 수 있었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은 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 금리 상승 덕을 봤다.
BNK금융은 이번 실적 발표 자료에 이례적으로 주주환원율을 별도로 명시했다. BNK금융은 주당배당금을 625원으로 확정해 총 2028억원을 배당하기로 했다. 순이익의 25% 규모다. 여기에 순이익의 2%에 해당하는 160억원 규모로 자사주를 매입하기로 했다. 이 같은 배당 정책으로 확정된 주주환원율은 27%다.
또 주주환원정책 신규 수립 계획을 밝혔다. 중장기 주주환원정책을 수립해 오는 1분기 기업설명회 때 발표한다. 이를 사업보고서에도 기재해 지속적으로 주주환원을 추진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수치도 제시됐다. BNK금융은 보통주자본(CET1) 비율을 감안해 배당,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포함한 주주환원율을 최대 50%까지 반영한다는 구상이다.
자사주 매입이 소각으로 연결돼야 한다는 전제가 있지만 주주환원율 50%는 금융권 배당 관행을 고려했을 때 파격적인 결정이다. 지난해 주주환원율에서 2배 가량 높아져야 달성 가능하다. 주주환원 규모가 2배 늘어나면 배당주 성향을 가진 BNK금융지주 주가도 이에 준해 상승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BNK금융은 주주환원을 확대해 주가 상승을 도모하려는 의도다. 김지완 전 BNK금융 회장은 비은행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등 그룹 체질 개선에 노력을 기울였고 실적도 개선했으나 주가 측면에선 만족스러운 성과를 내진 못했다. 현재 주가는 김 전 회장이 취임한 2017년 9월 때보다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빈대인 BNK금융 회장 내정자 체제에서 주가를 부양하기 위한 예열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최근 행동주의 사모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7개 금융지주에 주주서한을 보내 주주환원 확대를 요구한 것을 의식했을 수도 있다. 주주환원율 50%는 얼라인파트너스가 요구하는 비율과 일치한다. 7개 상장 금융지주 중 주주환원율을 최대 50%까지 높이겠다고 발표한 곳은 아직까진 BNK금융이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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