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C&E는 2021년 종합환경기업으로의 변신을 선언했다. 기존 사명(쌍용양회)에다 ‘E(Environment)’를 추가하면서 환경자원사업을 주력인 시멘트(C·Cement) 제조업과 동등한 위치에 올렸다. 동시에 환경자원사업 영업이익 비중을 2025년까지 50%로 끌어올릴 계획을 제시했다.
2021년부터 순환자원 처리 계열사 인수·설립과 소성로(kiln) 효율개선 공사에 막대한 자금이 투입됐다. 하지만 유연탄 가격 상승으로 현금흐름 악화가 겹치면서 현금성자산이 100억원 아래로 추락하는 등 재무건전성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지난해 7월 비상경영체제 돌입을 선언한 것도 이런 이유가 결정적이었다.
◇환경자원사업 확대 총력…순환자원 처리 계열사 구축쌍용C&E는 국내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인 한앤컴퍼니의 오랜 포트폴리오 기업 중 하나다. 한앤코가 쌍용C&E를 인수한 것은 2016년 4월로 당시 최대주주였던 일본 태평양시멘트 보유지분 매입과 유상증자를 거쳐 현재의 지배구조가 확립됐다. 현재 최대주주는 한앤코가 쌍용C&E 인수를 위해 설립한 SPC인 한앤코시멘트홀딩스로 지분율은 77.68%다.
한앤코는 쌍용C&E 인수 직후 비주력 자회사 쌍용머티리얼, 쌍용에너텍, 쌍용정보통신을 매각했고 동종업체 대한시멘트 인수로 몸집을 불렸으며 쌍용자원개발이나 쌍용해운을 흡수합병하는 등 경영효율화를 위한 사업구조 개편작업에 속도를 냈다. 이후 종류주 소각 등 일부 자금소요 이벤트가 산발적으로 발생했지만 이들 작업 대부분이 2017년까지 종료돼 현재 재무상태를 변동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보기는 어렵다.
최근 쌍용C&E의 재무상태를 결정짓는 핵심 요인은 2021년부터 본격화된 환경자원사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다. 그 중심에는 순환자원 처리사업을 담당하는 계열사들의 설립과 인수가 있다. 먼저 쌍용C&E는 2021년 3월 환경자원사업 관련 자회사들을 한 데 묶을 중간지주사 그린에코솔루션을 완전자회사로 출범시켰다.
그해 6월 순환자원 처리업체 그린에코사이클(당시 KC에코물류)을 인수했고 7월에는 순환자원 처리업체 그린에코넥서스와 그린에코김해, 폐기물 운반업체 그린에코로직스를 잇따라 설립했다. 이어 11월에는 순환자원 처리업체 삼호환경기술을 인수했다. 지난해 5월 그린에코사이클이 그린에코김해를 흡수합병하고 9월 그린에코넥서스가 삼호환경기술을 흡수합병하면서 현재의 환경자원사업부문 관련 계열사들의 지배구조가 완성됐다.
◇갈수록 줄어드는 현금…지출 지속에 차입 의존 심화쌍용C&E가 환경자원사업에 이처럼 공을 들이는 이유는 이익창출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환경자원사업의 핵심은 폐합성수지, 석탄재, 폐타이어, 슬러지 등 순환자원을 시멘트 제조공정의 원료와 연료로 활용하는 것이다. 특히 주연료인 유연탄의 대체율을 끌어올리면 유연탄 가격변동에 따른 이익변동폭을 줄일 수 있고 영업이익률도 개선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2021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82%였던 유연탄 사용비율이 2021년 61%로 축소됐다. 동시에 순환연료 대체율은 같은 기간 18%에서 39%로 확대됐다. 2030년까지 유연탄 사용비율 ‘제로(0%)’를 달성하는 동시에 순환연료 대체율을 9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순환자원 처리 계열사를 다수 확보한 것도 이 목표를 위한 선행 과제였기 때문이다.
문제는 환경자원사업은 중장기적인 플랜으로 당장 재무건전성을 악화시킨 점이다. 먼저 영업이익률 개선 효과가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 당장 순환연료 대체율이 높지 않은 상태에서 2021년과 지난해 유연탄 가격이 전반적인 상승 흐름을 보이면서 2020년 연결 기준 17.0%였던 영업이익률은 2021년 15.0%, 지난해 3분기 누적으로는 6.6%로 오히려 악화됐다.
더 큰 문제는 곳간이 사실상 비어버린 점이다. 순환자원 처리 계열사를 설립 및 인수하기 위해 현금이 투입됐고 순환연료를 실제 생산과정에 이용하기 위해 소성로 효율을 개선하는 생산혁신공사에도 막대한 자본적지출(CAPEX)이 소요됐다.
2020년말 2274억원이었던 현금성자산은 2021년말 1082억원으로 줄었고 지난해 3분기말에는 81억원에 불과할 만큼 크게 위축됐다. 반면 2020년 1556억원이었던 자본적지출은 2021년 1994억원, 지난해 3분기 누적 1838억원으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유연탄 가격 상승으로 현금흐름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현금은 부족하고 지출은 여전히 필요하니 차입이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 2020년말 8422억원이었던 순차입금은 2021년말 1조원을 넘겼고 지난해 3분기말에는 1조5597억원까지 확대됐다.
이에 따라 쌍용C&E의 재무건전성 지표는 전반적으로 악화되는 모습이다. 차입금의존도는 같은 기간 32.2%에서 36.5%로, 다시 42.3%로 늘었다. 채무상환력을 보여주는 순차입금/EBITDA도 2.0배, 2.5배, 4.4배로 악화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