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GI가 오스템임플란트 지분 매집에 나서면서 기관투자가들의 향후 어떤 행보를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특히 최근 기금이사(CIO)가 취임한 국민연금공단(이하 국민연금)의 셈법도 복잡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국민연금이 오스템임플란트 지분율을 축소한만큼 운용부서에서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16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오스템임플란트의 주식을 보유한 외부의 주요 주주로는 KCGI 외에 라자드자산운용(Lazard Asset Management), KB자산운용, 국민연금 등이 있다.
IB업계에서는 앞으로 KCGI가 오스템임플란트 오너와 경영진을 상대로 행동주의 태세에 나서는 경우 주요 주주 중 국민연금의 행보가 중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요 주주인 데다 국내를 대표하는 기관투자가라는 점에서 소액주주의 호응을 얻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국민연금이 최근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 책임의무) 강화 의지를 천명한 만큼 큰 관점에서 KCGI와 궤를 같이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연금은 지난달 마지막주 신임 CIO로 서원주 전 공무원연금공단 자금운용단 단장을 선임했다. 그는 취임 일성으로 구현모 KT 대표 연임에 대해 목소리를 내면서 이목을 집중시켰다.
국민연금은 과거 오스템임플란트의 주주총회에서 안건에 반대한 적도 있다. 작년 3월 주총에서 나용천 오스템임플란트 재경본부장(CFO)의 사내이사 선임, 반원익 전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상근부회장의 감사위원 선임에 반대표를 던졌다.
하지만 국민연금이 오스템임플란트에 관해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쉽사리 KCGI의 편을 들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한 기관투자가 고위관계자는 "국민연금이 KGCI와 같은 행동주의 펀드와 궤를 같이 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국민연금은 공공적 성격을 지녔는데 적대적 의결권 다툼에서 한쪽 편을 들거나 결과적으로 사적 펀드의 이익을 도와주는 편에 서기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물론 주주이익증대 측면에서 상식적으로 결론이 명확한 것에 대해서는 동의를 할 수도 있다"며 "사안 별로 차이가 있을 듯하다"고 덧붙였다.
다른 기관투자가 고위관계자 역시 쉽게 판단하기 어려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존 경영진의 연임 여부에 대한 찬반을 명확하게 하기가 어려운 부분이 있어서 국민연금이 실제로 어떤 의사결정을 내릴지 예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국민연금의 오스템임플란트 주식 보유 축소가 향후 행보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른 기관투자가 관계자는 "ESG에 부합하지 않는 사안들은 국민연금이 웬만하면 반대할 것 같다"며 "하지만 국민연금이 훨씬 큰 다른 대기업의 주식을 대거 보유하고 있어 내부에서 중요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은 애초 오스템인플란트 주식 5.04%를 보유했는데 현재는 5% 이하로 내려간 상태다. 작년 10월 6일 공시를 통해 단순 처분으로 3.89%로 지분율이 하락했다고 밝혔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이달 10일 공개한 작년 4분기 기준 국내 주식보유 현황에도 오스템임플란트를 찾을 수 없다. 국민연금 관계자에 따르면 이 자료에는 국민연금이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기업이 들어간다. 또 5% 이상을 보유하다가 1% 이상의 변화가 생긴 경우에도 작성 대상에 포함된다.
이 때문에 국민연금은 작년 3분기 기준 보유 주식을 공개할 때 오스템임플란트의 지분율이 3.89%로 변동됐다고 밝혔다. 작년 10월 6일 공시 이후 지난해 4분기에도 오스템임플란트 지분율이 5%를 넘지 않은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