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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PE 애뉴얼 리포트

내실 다진 큐캐피탈, 투자·엑시트 빛난 한 해

스타콜라보·영풍제지 엑시트, SK에코·야나두·에어스메디컬 투자

이영호 기자  2023-01-06 15:47:18
큐캐피탈파트너스(이하 큐캐피탈)는 지난해 자산 매각과 신규 투자를 활발하게 벌였다. 기존 자산 매각에 힘쓰는 한편 복수의 신규 투자건을 확보하기도 했다. 자본시장 투심이 침체된 상황에서 과감한 베팅보다는 소수지분 투자 중심의 신중한 행보를 보였다. 기존 포트폴리오 기업을 정비하며 실속을 챙기는 모습이다.

◇엑시트 주력, 영풍제지·스타콜라보 엑시트 완료

큐캐피탈은 연초부터 포트폴리오를 정리하며 기분 좋은 시작을 알렸다. 스타콜라보를 다산네트웍스에 매각하면서다. 매각 규모는 180억원이었다.

스타콜라보는 2019년 말 큐캐피탈 포트폴리오로 편입됐던 기업이다. 우리프라이빗에쿼티(PE)와 큐캐피탈이 함께 운용하는 '우리-큐 기업재무안정 사모투자 합자회사'의 첫 포트폴리오였다. 양사는 전략적 투자자(SI)인 다산네트웍스와 손 잡고 스타콜라보에 150억원을 투입했다. 2년 만에 투자금을 회수하며 내부수익률(IRR) 10%를 기록하는 성과를 거뒀다.

스타콜라보가 과거 경영난을 겪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의미 있는 투자 성과다. 스타콜라보는 2018년 회생절차를 신청하기도 했다. 스타콜라보는 피인수 후 재무 개선에 성공했다. 회생절차 종료는 물론 실적 턴어라운드에도 성공했다.

연초부터 매각을 추진했던 영풍제지도 엑시트 결실을 맺었다. 지난해 6월 대양금속에 영풍제지 보유 지분 50.55%를 약 1300억원에 매각하기로 계약을 맺은 것이다. 큐캐피탈은 지난 2015년 영풍제지를 650억원에 인수했다.

큐캐피탈로서는 행운도 따라줬다. PE가 인수한 매물 상당수가 코로나19 감염사태 직격탄을 맞았다. 반면 영풍제지는 코로나19 사태 반사이익을 본 대표적 기업 중 하나로 손꼽힌다. 지난 7년간 영풍제지를 보유했던 큐캐피탈로서는 매각 적기를 잡은 셈이었다. 영풍제지가 가진 평택 진위면 4산단 부지, 수도권 소각로와 같은 유형자산도 원매자 이목을 끄는 요소로 지목됐다.

호재가 이어졌다. 코로나19로 택배 물량이 늘어났고, 택배 상자로 활용되는 골판지 수요가 급증했다. 이를 토대로 영풍제지 실적은 2021년 기준 1200억원으로 전년 대비 두자릿수 성장했다. 큐캐피탈 인수 이래 최대 규모였다. 지난해 초 시가총액이 1700억원에 이를 만큼 주가도 호조세를 보였다.

영풍제지 새 주인으로 낙점된 대양금속은 신생 PE인 콤페토파트너스와 협업해 인수자금을 마련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11월 인수 작업을 종결했다.

영풍제지 매각으로 큐캐피탈은 2014년 1900억원 규모로 조성했던 블라인드펀드인 큐씨피중소중견2013 내 모든 포트폴리오를 정리했다. 펀드 해산 완료 후 현재 청산 절차를 밟고 있다. 펀드 IRR은 10%대를 기록했다.

◇존재감 드러낸 15호 블라인드펀드, 서울제약 정상화 총력

지난해는 큐캐피탈의 4060억원 규모 15호 블라인드펀드인 '큐씨피 15호' 존재감이 빛나기 시작한 한 해였다. 이 펀드는 2021년 말 결성됐다. 이 시기 큐캐피탈은 세 건의 신규 투자에 나섰는데 모두 큐씨피 15호의 투자금을 투입했다.

지난해 투자시장은 본격적인 침체기에 접어들었다. 큐캐피탈도 2021년 대비 신규 투자에 보다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2021년 당시 큐캐피탈은 두산건설 인수를 마무리하는 등 과감한 투자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지난해 들어서는 바이아웃 투자 없이 메자닌 투자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확충했다.

큐캐피탈은 큐씨피15호 첫 투자처로 SK에코플랜트를 낙점했다. 지난해 7월 SK에코플랜트의 상장 전 지분투자(프리IPO)에 참여했다. 에코얼라이언스홀딩스에 500억원을 투자한 것이다.

에코얼라이언스홀딩스는 SK에코플랜트 프리IPO를 위해 프리미어파트너스와 이음PE가 조성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SK에코플랜트가 발행하는 상환우선주(CPS) 375억원, 구주 125억원을 인수했다. 큐캐피탈이 투자금을 모집하던 프리미어파트너스·이음PE의 FI 우군으로 나선 것이었다.

비슷한 시기 큐캐피탈은 카카오 계열 교육기업 야나두에도 300억원을 투자했다. 당시 프리IPO를 추진 중이던 야나두는 큐캐피탈 투자로 기업가치 6000억원을 인정 받았다.

스타트업 투자도 감행했다. 큐캐피탈은 같은 시기 의료 분야 스타트업 에어스메디컬에 100억원을 투자했다. 에어스메디컬은 253억원 규모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하면서 큐캐피탈과 함께 끌림벤처스, 한화생명 등을 투자자로 맞이했다.

지난해 큐캐피탈이 직면한 또 하나의 과제는 서울제약 경영 정상화였다. 큐캐피탈은 2020년 600억원에 서울제약 경영권을 사들였다. 서울제약은 큐캐피탈의 첫 의약업체 트랙레코드였다. 구강붕해필름(ODF) 시장에서 국내 선두주자로 평가 받는다.

그러나 인수 직후 큐캐피탈은 과거 경영진의 분식회계 정황을 포착했다. 금융당국에 이 사실을 알리는 한편, 재무제표를 수정하는 등 수습에 나섰다. 전 경영진을 상대로도 법적 대응을 병행하고 있다. 서울제약 경영 시스템을 정비하고 비용 지출을 줄이는 경영 효율화 작업에도 돌입했다. 자가생산 약품 라인업을 넓히는 동시에 당뇨 개량신약을 개발 중이다.

서울제약은 지난해 큐캐피탈 인수 3년차를 맞이했다. 지난해 상반기 매출 248억원, 영업이익 3억원으로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16억원이다. 큐캐피탈 주도 체질개선이 효과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2021년 동기 실적은 매출 182억원, 영업손실 32억원, EBITDA 19억원 마이너스였다.

◇2018큐씨피13호 소진 임박, '매각 타진' 큐로CC도 이목

큐캐피탈은 또 하나의 블라인드펀드 소진을 눈앞에 두고 있다. 2018년 결성한 2018큐씨피 13호 드라이파우더가 300억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수년간 큐캐피탈의 주요 투자처에서 자금줄 역할을 해줬던 펀드다.

큐캐피탈이 KDB산업은행의 위탁운용사(GP)로 선정되면서 결성된 펀드로 3000억원 규모다. 주요 유한책임사원(LP)으로는 산은 외에도 산재보험기금·건설근로자공제회·신한은행·신한투자증권·IBK기업은행·군인공제회·롯데손해보험 등이 참여했다. 주요 투자처로는 △두산건설 △노랑푸드 △케이원·케이원임산·케이원목재 △제너시스비비큐(BBQ) △카카오VX △서울제약 등이 있다.

현재 큐씨피13호 소진율은 90% 수준이다. 펀드 투자 시한은 올해 4월까지다. 큐캐피탈은 이 펀드의 화룡점정을 찍을 마지막 투자처를 찾고 있다.

또 큐캐피탈의 골프장 포트폴리오인 '큐로CC' 매각전 향방도 시장의 관심사다. 큐캐피탈은 지난해 상반기 삼정KPMG와 KB증권을 매각주관사로 선정한 후 원매자와 접촉을 이어가고 있다. 큐로CC는 2018년 1510억원에 큐캐피탈을 새 주인으로 맞이했다.

지난해 골프장 매물은 인수합병 인기가 대단했다.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골프장 매물은 한때 홀당 100억원에 육박하는 수준에 거래되기도 했다. 지난해 M&A 매물로 올라온 큐로CC의 몸값에도 시장 관심이 쏠렸던 이유다. 현재 시장 상황이 투심 냉각기로 변한 만큼, 큐캐피탈이 어떤 엑시트 전략을 구사할 지도 이목을 끈다.

대광건영이 어떠한 움직임을 보일지도 투자자들의 관심사다. 큐로CC 인수 당시 대광건영은 프로젝트펀드 후순위 출자자로 나선 SI다. 이를 토대로 대광건영은 큐로CC 우선매수권을 확보했다. 이번 매각작업에서 대광건영이 이 권리를 발동할 지 여부도 매각전의 관전 포인트로 지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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