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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 블라인드펀드 줌인

2018큐씨피13호 소진 임박, 큐캐피탈의 마지막 투자처는

두산건설·노랑통닭·BBQ 등 주요 투자 수행, 드라이파우더 300억 남아

이영호 기자  2022-11-23 15:20:55

편집자주

블라인드 펀드는 사모펀드(PEF) 운용사의 역량을 확인할 수 있는 가늠자다. 프로젝트 펀드와 달리 투자자금을 미리 모집한 후 투자처를 물색해 자산으로 편입시킬 수 있다. 곳간에 돈을 쟁여 두고 필요할 때마다 집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 시점이나 전략 수립에 있어 더 유리하다. 블라인드 펀드 투자 결과가 좋아야 다음, 다다음 펀드도 만들 수 있다. 더벨은 운용사들의 보유하고 있는 블라인드 펀드의 현황과 전략을 살펴보고, 하우스 역량도 점검해 보고자 한다.
큐캐피탈파트너스(큐캐피탈)의 블라인드펀드 ‘2018큐씨피13호(이하 큐씨피13호)’ 소진이 목전으로 다가왔다. 큐씨피13호를 앞세워 큐캐피탈은 ‘미드캡(Mid-Cap) 투자 강자’ 입지를 다졌다는 평이다. 실제 최근 수년간 큐캐피탈이 추진했던 주요 투자처에서 자금줄 역할을 톡톡히 했던 펀드로 꼽힌다.

이 펀드는 KDB산업은행의 성장지원펀드로 출발했다. 2018년 큐캐피탈은 KDB산업은행의 위탁운용사(GP)로 선정됐다. 같은 해 말 블라인드펀드 결성을 마무리했다. 펀드 규모는 3000억원이다. 큐씨피13호에 참여한 주요 유한책임사원(LP)으로는 산은을 필두로 산재보험기금·건설근로자공제회·신한은행·신한투자증권·IBK기업은행·군인공제회·롯데손해보험 등이 있다.

큐캐피탈은 큐씨피13호를 통해 목재 유통, 바이오, 외식업 등 다양한 투자처를 발굴했다. 주요 투자처로는 △두산건설 △노랑푸드 △케이원·케이원임산·케이원목재 △제너시스비비큐(BBQ) △카카오VX △서울제약 등이 있다. 지분 투자도 있었지만, 상당수 포트폴리오에서 큐캐피탈은 그간 강점을 보였던 중소·중견기업 인수 후 밸류업 전략을 구사했다.

첫 투자처는 치킨 프랜차이즈 기업인 BBQ였다. 총 투자 규모는 1200억원이다. 2019년 모회사 제너시스와 윤홍근 회장이 보유한 BBQ 지분 30%를 600억원에 매입했고, 제네시스가 발행한 교환사채(EB) 600억원 어치도 사들였다. KB증권이 인수금융 원군으로 나섰다.

큐캐피탈은 같은 해 두 번째 투자처로 케이원·케이원임산·케이원목재를 낙점했다. 큐캐피탈은 3사의 지분 70%를 490억원에 사들였다. 3사는 가공목재를 수입, 유통하는 기업이다. 서로 다른 지역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나 가구 원자재를 수입한 후 국내 고객사에 공급하는 사업 모델은 동일하다.

큐캐피탈은 2020년 들어 굵직한 투자를 동시다발적으로 단행했다. 카카오 스크린골프 전문 계열사인 카카오VX에 200억원을 투자했다. 큐캐피탈은 상환전환우선주(RCPS) 인수 방식으로 투자를 단행했다. 같은 해에는 서울제약 지분 44.68%를 450억원에 인수하며 경영권을 확보했다.

치킨 프렌차이즈 ‘노랑통닭’ 운영사인 노랑푸드를 인수한 것이 2020년 하이라이트 투자로 꼽힌다. 앞선 BBQ 투자에 이어 다시 한번 외식업 기업에 베팅했다. 큐캐피탈은 코스톤아시아와 함께 노랑푸드 지분 100%를 700억원에 매입했다.

2009년 부산에서 출발한 노랑통닭은 성장세를 바탕으로 전국 단위 치킨 프렌차이즈 브랜드로 성장했다. 100% 무염지 냉장닭을 차별화 포인트로 앞세운 결과였다. 큐캐피탈은 노랑푸드의 성장세를 눈여겨봤다.

지난해 큐캐피탈 컨소시엄의 두산건설 인수에도 이 펀드가 투입됐다. 도합 3700억원 규모의 빅딜이었다. 앵커 투자자인 큐캐피탈은 스카이레이크파트너스, 신영증권 PE, 유진자산운용, 우리PE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지분 약 54%를 매입했다. 큐캐피탈은 큐씨피13호 등 블라인드펀드를 동원해 900억원을 조달했다.

두산건설 실적이 상당기간 부진했지만, 큐캐피탈은 두산건설의 브랜드 가치와 저평가된 기업가치에 주목했다. 재무적 투자자(FI)의 경영 주도로 향후 기업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 가운데 일부 포트폴리오는 빠르게 원금회수에 나섰다. 첫 투자 포트폴리오였던 BBQ가 대표적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BBQ가 높은 성장세를 달성하자 모회사인 제너시스가 콜옵션을 행사했기 때문이다. 큐캐피탈은 투자 2년 만에 내부수익률(IRR) 20% 이상을 거두는 성과를 냈다.

올해 11월 기준 큐씨피13호의 소진율은 90%에 달한다. 큐씨피13호에는 약 300억원의 드라이파우더가 남아있다. 펀드 투자 시한은 내년 4월이다. 큐캐피탈은 큐씨피13호의 마지막 투자처를 찾기 위해 시장 매물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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