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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홀딩스, 배당 거두고도 계열 차입은 확대

적자 계열사 셀트리온스킨큐어에서 100억 신규 대출 받아

김형락 기자  2022-12-21 08:00:00

편집자주

내부거래는 잘 쓰면 약이 되고, 잘못 쓰면 독이 된다. 캡티브 물량을 확대해 비용 절감을 도모할 수도 있고, 자산·자금 거래 등으로 난관에 봉착한 계열사에 도움의 손길을 내밀 수도 있다. 하지만 적적한 내부통제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일감 몰아주기와 오너 일가의 사익 편취 논란 등과 같은 오점을 남길 수 있다. 치밀한 계산에 따라 움직여야 내부거래를 리스크가 아닌 기회로 만들 수 있다. THE CFO는 주요 기업들의 내부거래 현황과 전략을 조명한다.
셀트리온홀딩스가 올해 자회사로부터 배당 수익을 거두고도 계열사 셀트리온스킨큐어에서 끌어온 차입금을 갚지 않았다. 기존 금융권 단기 차입보다 고금리인 계열사 대출 거래를 해소하지 않고 오히려 실행 금액을 늘렸다. 만기 연장이 상대적으로 용이한 계열사 자금 거래로 유동성을 관리하는 모습이다. 셀트리온스킨큐어가 영업활동현금흐름을 창출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차입 거래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올 상반기 셀트리온홀딩스가 계열사 셀트리온스킨큐어로부터 단기로 차입한 금액은 총 605억원(이하 별도 기준)이다. 지난 6월 기존 차입금 255억원 만기를 재연장하면서 차입총액이 바뀌지 않았다.

차입은 양 사 이사회 의결을 거쳐 집행됐다. 셀트리온그룹은 지난해 5월 공정거래위원회의 대기업집단 지정 발표에서 상호출자 제한 기업집단으로 신규 지정됐다. 이에 따라 셀트리온홀딩스는 자회사, 계열사와 대규모 내부거래(거래금액 50억원 이상 등) 계약 체결할 때 이사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고, 해당 내용을 공시해야 한다.

셀트리온홀딩스는 오래전에 셀트리온스킨큐어와 자금 거래를 텄다. 2011년 71억원이었던 단기차입금은 이듬해 192억원, 2013년 657억원까지 증가했다. 2017~2018년에는 셀트리온스킨큐어에서 빌린 단기차입금 잔액이 712억~718억원까지 늘었다가 2019년과 지난해 일부 금액을 상환해 505억원으로 줄였다. 올해 신규로 100억원을 차입해 다시 잔액이 늘었다.


셀트리온홀딩스는 순수 지주사다. 셀트리온 지분 20.05%, 셀트리온헬스케어 지분 24.27% 등을 보유하고 있다. 2010년 셀트리온헬스케어에서 인적분할돼 지주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2020년까지는 이렇다할 수익원이 없었다. 주력 자회사인 셀트리온이 2013~2020년 배당을 주식으로만 지급했기 때문이다. 상표권 사용료 수익은 지난해(22억원)부터 발생했다. 그해 셀트리온에 269억원을 주고 상표권을 이전받았다.

계열사 지분을 늘릴 실탄은 주로 차입금으로 만들었다. 셀트리온스킨큐어에게 빌린 자금으로 기존 차입금 상환대금과 셀트리온 지분 확대 자금을 만들 수 있었다. 부족한 유동성은 금융권 단기 차입과 전환사채, 전환상환우선주를 발행해 보충했다.

신용도는 셀트리온 주식으로 보강했다. 셀트리온홀딩스는 지난해 말 셀트리온 주식 471만2624주(지분 3.4%), 셀트리온헬스케어 주식 10만주(지분 0.1%)를 단기차입금(4345억원) 담보로 제공하고 있다. 단기차입금은 총차입금(6470억원)에서 67%를 차지한다.

올해는 자회사로부터 현금 배당을 수령하면서 지주사 면모를 갖춰가고 있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모두 지난해부터 결산 배당으로 주식과 현금을 함께 지급하고 있다.

지난해 지주사 체제도 손봤다. 양분된 지주사를 하나로 통합해 자회사 배당이 셀트리온홀딩스로 결집되도록 만들었다. 셀트리온헬스케어 지주사였던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를 셀트리온홀딩스로 합병해 단일 지주사로 전환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가 들고 있던 셀트리온헬스케어 최대주주 지분(24.29%)이 셀트리온홀딩스로 편입됐다.


아직 계열사 차입 축소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셀트리온홀딩스 단기차입금 중 셀트리온스킨큐어 대출 이자율(4.6%)은 다른 금융기관 차입 이자율(2.36~3.9%)보다 높은 편이다. 금융비용을 줄이기 위해선 고금리 단기차입금을 상환해야 한다. 셀트리온홀딩스는 2020년과 지난해 영업활동현금흐름에서 이자 지급 명목으로 각각 90억원, 165억원이 빠져나갔다. 같은 기간 전체 영업활동현금흐름 유출액은 각각 126억원, 203억원이었다.

올해부터는 현금흐름이 180도 달라진다. 영업활동현금흐름에 지난해 결산 배당 분으로 지급된 306억원(셀트리온208억원, 셀트리온헬스케어 98억원)이 새로 유입되기 때문이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올해도 기말 결산 배당으로 주식과 현금을 지급하기로 결의했다. 추후 주주총회에서 배당액이 확정되면 내년 셀트리온홀딩스 영업활동현금흐름에 약 156억원(셀트리온 106억원, 셀트리온헬스케어 50억원)이 배당 수취 항목으로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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