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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옥 마련' 흥국에프엔비, 재무건전성 악화 '부담'

신사옥 투자 위해 500억대 장기차입 , CFO 부재 속 재무 전략 수정 고심

정유현 기자  2022-12-13 16:28:17
코스닥 상장사 '흥국에프엔비'가 사업 확장세에 발맞춰 신사옥 투자에 나선 탓에 재무 건전성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 차입금 비중이 확대되며 부채비율이 급등한 점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차입금 상환은 문제가 없지만 금리 인상 등을 고려해 향후 장기차입금 리파이낸싱을 추진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흥국에프엔비의 9월 말 기준 부채비율은 135.5%로 집계됐다. 62%를 기록했던 2021년 말 대비 2배가량 상승했다. 부채비율 상승을 주도한 것은 장기 차입금 항목이다. 2021년 말 4억3000만원 수준이었던 장기 차입금은 9월 말 기준 578억6667만원으로 확대됐다.

장기 차입금이 급등한 것은 지난 5월 경영환경 개선 및 임대 수익 창출 차원에서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의 토지와 건물을 매입한 영향이다. 거래는 620억원 규모로 진행됐다. 흥국에프엔비는 계약금의 10%인 43억6957만원은 입찰보증금과 대체하는 방식으로 지급했다. 576억3048만원 규모의 잔금은 금융기관 차입을 통해 치렀다. KDB산업은행과 NH농협은행을 통해 1.03%~3.74%대 이율로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보인다.

현금 유출을 최소화하고 금융 기관 차입 비중을 확대한 영향에 3분기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말 111억원 수준이었던 현금성 자산은 165억원으로 늘었다. 유형자산 투자 영향에 자산총계도 2129억원으로 확대됐다.

유형자산 양수를 진행할 때만해도 차입에 따른 재무 지표 악화에 대한 부담은 크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카페 산업 성장에 따라 안정적으로 현금 창출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흥국에프엔비는 과일 농축액, 커피 베이스, 식품, 식음료를 카페에 공급하는 식음료 개발·제조 전문 기업이다.

'코로나19'이후 거리두기 해제 등의 영향으로 스타벅스, 이디야커피 등 주요 프랜차이즈의 물량 증가뿐 아니라 지난해 인수한 테일러팜스의 실적이 확대되며 외형과 수익성이 확대되는 추세다. 자본 총계 700억원을 넘기며 올해 5월 코스닥 '우량기업부'에 처음으로 발을 들이기도 했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759억6941만원, 영업이익 105억6273만원, 당기순이익 102억7867만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대비 각각 40%, 59%, 6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매년 실적이 성장하고 있는 점이 재무부담을 낮추는 요인이었다.

하반기 들어 급격한 금리 인상 분위기와 레고랜드 사태 이후 자본시장 분위기가 경색되며 재무 기조 변화 필요성이 제기된 것으로 보인다. 단기차입보다 장기차입 비중이 커 만기 구조가 장기화 된 점은 다행이지만 금융비용이 상승하는 것이 향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에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자리에서 물러나며 공석으로 남아있는 상태다. CFO 부재 속 재무 전략에 대한 고민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흥국에프엔비 관계자는 “장기차입금을 6개월 변동 이자로 계약을 한 상태로 아직까지는 이자 관련한 이슈가 있는 상황은 아니다”며 “다만 부채비율이 높아져서 재무건전성이 악화됐기 때문에 내년 사업계획에도 관련 이슈를 올리는 등 다방면으로 상황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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