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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등급 분석

A등급 지킨 대한항공, 항공 사고 영향 제한적

주주부문 핵심지표 준수율 개선에 지배구조 성과

허인혜 기자  2022-12-08 14:57:18
대한항공이 세부 공항 활주로 이탈사고에도 사회 부문 등급이 한 단계 하락하는 데 그쳤다. 사회 부문의 등급이 떨어졌지만 평가 기준이 높아진 상황에서도 지배구조 A등급을 지켰다.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이 개선되면서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세부 활주로 사고에도 사회 A등급

한국ESG기준원은 올해 대한항공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각 부문에 모두 A등급을 매겼다. 사회 부문이 한 계단 내렸고 지배구조와 환경은 전년과 같은 등급을 받았다. 대한항공은 부문별 A등급을 획득해 3년 연속 종합 A등급을 지키게 됐다

10월 대한항공 여객기 KE631편이 세부 활주로를 이탈하는 사고가 발생하며 안전 항목을 평가하는 사회 부문 등급 조정에 관심이 쏠린 바 있다. 사회 부문의 등급은 A+에서 A로 소폭 조정됐다.



사고에도 사회 부문에서 A등급을 지킨 배경은 중대재해법에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대재해의 핵심은 인명 피해인데 세부 활주로 이탈사고는 다행히 다치거나 사망한 사람이 없었다.

중대재해 처벌등에 관한 법률 제1조 목적에 따르면 이 법은 '인명피해를 발생하게 한' 사업주와 경영책임자, 공무원이나 법인의 처벌을 규정한다고 명시했다. 따라서 활주로 사고는 중대재해법에서 보호하는 중대산업재해, 중대시민재해 모두 해당사항이 없다.

대한항공은 인명 무사고 운항 연속 22년 달성의 성과는 지키게 됐다. 대한항공이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발간하며 매년 안전 부문의 대표적인 성과로 제시하는 항목이다.

환경 부문도 우등생이다. 항공업계는 연료 특성상 환경 부문에서 고평가를 받기는 쉽지 않다는 전언이다. 올해 평가에서도 아시아나항공이 B+, 티웨이가 D등급을 받았다. A220-300, B787-9 등 신규 기종을 도입해 탄소 배출량을 줄이며 호평을 받았다.

다만 국내외 점수차가 뚜렷하다. 글로벌 기준에서는 중위권에 머물러 개선이 요구된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은 지난해 ESG 평가에서 대한항공은 탄소 배출 부문은 평이한 수준이라고 봤고 지구 온난화 대비에 대해서는 글로벌 평균 이하라고 평가했다.

◇허들 높였지만 지배구조 유지…핵심지표 준수율 '긍정적'

눈여겨볼 만한 부문은 지배구조다. 평가 허들이 높아진 상황에서도 지배구조 등급이 A로 유지됐다. 지배구조 A등급을 받은 기업은 77곳으로 지난해에 비해 반절로 줄었다.

대한항공이 지난해 집중적으로 개선한 주주 부문 준수율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기업지배구조 보고서를 첫 발간한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간 준수율이 0%였던 부문이다. 작년 50%까지 개선했다. 구체적으로 주주총회 4주 전에 소집공고 실시와 주주총회의 집중일 이외 개최 항목을 준수했다.



50% 준수율은 올해도 지켜졌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올해 주주 부문의 준수율이 더 높아지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미준수 항목이 배당이다.

대한항공은 2018년 이후 배당정책을 실시하지 않고 있다. 올해도 배당정책과 배당실시 계획 통지 등은 진행되지 않았다. 대한항공은 배당 규모를 두고 지속적 성장 기반 마련을 위한 항공기 투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한다고 명시했다.

또 다른 주요 항목은 이사회다. 올해 지배구조 부문 고평가를 위해서는 이사회와 경영진의 활동이 가장 중요했다고 한국ESG기준원은 전했다. 대한항공도 이사회의 실질적인 활동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임시 이사회를 포함해 일곱 차례의 회의를 열고 신규 항공기 투자 안건 등을 가결했다.

한진칼 경영권 분쟁의 여파로 등장했던 ESG위원회는 대한항공에게 전화위복이 됐다. 분기마다 정기 회의를 개최하는 한편 매년 ESG관련 이행사항을 이사회에 보고하는 역할을 맡았다. ESG위원회 설치 첫 해부터 현재까지 종합 A등급을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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