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홀딩스가 지배구조 부문에서 최상위권인 A+ 등급을 유지했다. ESG 평가기준이 강화된 가운데 얻어낸 성과다. 지난해 전체 기업 중 유일하게 100%를 기록한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이 올해도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국내 평가기관의 등급이 꾸준히 A에 랭크되면서 포스코의 고민거리인 국제 ESG 등급과의 차이도 줄어들 여지가 엿보인다. 환경과 지배구조 부문의 점수가 반영된다면 국제 등급 상승을 기대해볼 만하다는 평가다.
◇이사회 중심으로 평가 바꾼 KCGS, 포스코 A+ 유지한국ESG기준원(KCGS)이 발표한 올해 포스코의 종합 ESG 등급은 A다. 지난해 A+ 등급에서는 한 단계 하락했다. 환경과 지배구조 등급이 각각 A와 A+로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사회 부문은 A+에서 A로 내렸다.
포스코는 2016년과 2017년, 2019~2022년까지 모두 한국ESG기준원의 A등급 이상을 따낸 '우수생'이다. 2021년에는 전체 평가대상 기업 765곳 중 상위 14개사에만 부여한 A+ 등급을 받았다.
지배구조 등급이 종합 등급을 견인했다. A+ 등급은 전체 평가대상 772곳 중 단 다섯 곳에만 매겨졌다. S등급을 받은 곳이 없어 최상위 성과다.
올해 한국ESG기준원이 지배구조 부문의 평가 기준을 강화한 상황에서 A+ 등급을 유지한 것은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ESG기준원이 지배구조 평가 기준을 변경하면서 지난해 A~A+ 등급을 받았던 기업 절반이 등급 하락을 겪었다. A+등급 기업은 8곳에서 5곳으로, A등급은 154곳에서 77곳으로 줄었다.
한국ESG기준원은 올해 이사회와 경영진 책임 중심으로 지배구조 평가구조를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A+등급을 받은 기업들은 이 부분에 선제적 준비가 돼 있는 곳으로 이해할 수 있다.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로 일부 평가항목의 점수를 가늠할 수 있다. 올해 준수율의 바로미터인 2021년 핵심지표 준수 현황을 보면 포스코홀딩스의 준수율은 100%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의 지난해 집계에 따르면 전체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공시기업 중 핵심지표를 모두 따른 기업은 포스코홀딩스가 유일하다.
각 항목 중 올해 미준수로 바뀔 가능성이 있는 항목은 많지 않아 보인다. 아직 미정인 내년 주주총회 개최일 등을 제외하면 이미 정관이나 제도상 규정과 부문이 마련돼 있고, 상세설명을 통해 향후 이행 목표를 제시한 항목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전자투표제 실시와 배당정책 수립과 공표,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내부통제정책,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의 분리, 집중투표제, 임원 후보 검증, 독립적인 내부 감사부서 설치, 감사부문 전문가 존재 등이다.
◇심화평가 비중 확대에 사회부문 등급 하락사회 부문은 한 등급 하락한 A다. 2022년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ESG기준원은 근로자 인권침해 사건, 근로자 사망사고 및 지속적인 안전사고를 이유로 포스코의 사회 등급을 하나 낮췄다.
한국ESG기준원은 포스코의 사회 부문의 절대평가에서는 A+을 매긴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제도 마련과 투자 등은 고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부정적인 ESG 이슈를 반영하는 심화평가의 비중이 늘었다. 한국ESG기준원 관계자는 "보고서에 절대적인 평가값을 전 등급으로, 당해 발생한 이슈 등을 감안한 점수를 후 등급으로 표기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발생한 사내 성폭력 사건과 근로자 사망사고, 재해 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사내 성폭력 사건은 6월 알려졌다. 2월 포항 제철소 협력업체 근로자 사망과 9월 광양제철소 근로자 사망사고 등이 연달아 일어났다.
환경 부문은 A다. 올해를 친환경 신사업의 원년으로 삼은 만큼 내년 등급 개선이 전망된다. 수소환원제철(HyREX) 기술에 집중하고 있다. 수소환원제철은 100% 수소를 사용하는 만큼 탄소배출량이 제로에 가깝다.
포스코의 ESG보고서인 기업시민보고서에서도 환경 부문의 활동을 한해 성과의 가장 앞 부분에 배치했다. 2021년 기준 온실가스 배출현황은 2050 탄소중립 로드맵 기준년도(2017~2019년) 평균 대비 0.4% 줄었다. 같은 해 9월 11억 유로 규모의 그린본드 교환사채 발행에도 성공했다고 포스코는 밝혔다.
◇국내외 ESG 평가 차이 줄일까…사회 부문 관건해외 평가기관과의 차이를 극복하는 것도 포스코의 과제다. 국내에서는 우등생이지만 해외 평가기관과는 온도차가 있다. 모건스탠리인터내셔널(MSCI)은 올해 8월에도 포스코에 BBB 등급을 매겼다. 포스코의 MSCI ESG 등급은 6년째 BBB 등급에 머물러 있다. 철강 산업체임을 감안하더라도 높은 등급은 아니다. 글로벌 철강 산업기업 33곳 중 상위 36%의 중상위권 수준이다.
올해는 노사관계에서 점수가 깎였다. 작년 평이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올해는 부정적이라는 의견을 기재했다. 역시 상반기 발생한 사내 성폭력 사건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국내외 평가기관에서 사회와 사회 부문 세부 항목의 등급 하락을 겪은 만큼 다음 글로벌 평가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해당 점수에 특히 집중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부정적~평이 평가를 받은 항목이 사회 부문과 관련됐다. 노사관계를 포함해 기업 윤리, 임직원 건강과 안전 등이다.
국내 등급 상향을 위해서도 사회 부문 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일부 기업은 지난해 사망사고 등의 사건이 발생하며 등급이 급락했던 기저효과로 올해 사회 부문의 등급이 두 단계 이상 올랐다.
다른 기업과 평년의 평가 기간을 염두에 둘 때 포스코의 글로벌 등급 산정이 빨라질 가능성도 있다. 포스코는 지난해 12월 이후 8개월 만에 글로벌 ESG 등급 평가를 받았다. 그동안 포스코를 포함한 기업평가는 11월~12월께 연말에 진행돼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