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공영의 수익성 상승을 이끌었던 자체 개발 사업이 주춤하다. 다만 자체 개발 사업이 원가율 방어에 기여하는 몫은 여전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원자재 매입 비용이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보다 원가율이 소폭 하락했다. 초기 미분양 우려를 떨치고 분양률을 끌어올린 자체 개발 사업장 포항 한신더휴 펜타시티 공사실적이 본격적으로 반영된 덕분이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3분기 누적 연결 기준 한신공영 매출원가율은 90%를 나타내 지난해 같은 기간 90.2%에 비해 0.2%포인트 낮아졌다. 소폭이지만 원가율 하락은 의미가 있다. 이 기간 원재료 매입 비용이 지난해에 비해 늘었기 때문이다.
한신공영은 대형 건설사처럼 자재별 매입 단가를 공개하지 않고 매입액만 공개하지만 이를 통해서도 원자재가 인상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 3분기 누적 매출은 88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 줄었다. 회사가 공사로 버는 돈이 줄었으니 원재료 매입액도 덩달아 감소하는 게 자연스럽지만 매입액은 오히려 늘었다. 3분기까지 원재료 매입액 합계는 149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370억원보다 9% 증가했다.
핵심 자재의 매입액 증가 폭은 더욱 컸다. 올해 3분기까지 전체 원재료 매입액 비중에서 33%를 차지한 철근의 경우 매입액이 48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52억원에 비해 39% 올랐다. 3분기 누적 매입액 비중 20%를 차지한 레미콘 매입액도 302억원으로 전년 동기 272억원보다 11% 증가했다. 철근과 레미콘 모두 글로벌 공급망 불안으로 인해 지난해 초부터 가격이 급등한 자재다.
그럼에도 원가율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던 배경에는 분양 공사가 자리잡고 있었다. 한신공영의 사업별 매출원가율을 보면 회사가 발주처로부터 수주해 진행하는 공사원가율과 자체 개발 사업인 분양원가율의 차이가 확연히 드러난다.
3분기까지 공사원가율은 93.5%로 지난해 같은 기간 91%에 비해 2.5%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분양원가율은 84.5%로 지난해 3분기 91.2%에 비해 6.7%포인트 줄었다. 분양원가율이 2019~2020년 수준으로 돌아온 모습이다.
분양원가율은 분양 계약액을 오롯이 매출로 인식할 수 있어 단순 도급액만 매출로 집계하는 공사원가율보다 원가율이 낮다. 한신공영은 올해 초 분양한 포항 펜타시티 공사가 시작되면서 회사 전체 원가율을 방어할 수 있었다고 설명한다.
지난해 말부터 분양에 돌입한 포항 펜타시티는 2192세대 규모 대형 사업장이다. 올해 들어 부동산 청약 시장 분위기가 악화되며 분양 초기 미분양 우려가 있기도 했으나 활발한 마케팅 활동을 펼쳐 분양률이 80% 수준으로 높아졌다. 포항 펜타시티 사업 규모는 약 9000억원으로 추정되는데 분양 성과로 인해 원가율도 낮아질 수 있었다.
다만 한신공영은 부동산 경기 변화에 대비해 지난해부터 분양 사업에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2018년 인천 청라와 부산 일광 등에서 분양한 한신더휴 덕에 처음으로 매출이 2조원을 돌파하기도 했으나 이후 대형 개발 프로젝트가 줄어든 탓에 외형이 축소됐다. 올해 3분기까지 매출은 882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 줄었고 영업이익도 2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했다.
부동산 호황기처럼 자체 개발 사업에 집중하는 상황은 아니지만 한신공영은 내년 원가율도 올해와 비슷하거나 하락을 기대하고 있다.
한신공영 관계자는 "도급공사에 비해 수익성이 양호한 포항 펜타시티 공사 진행률이 높아질수록 원가율도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3분기 말 기준 포항 펜타시티 공사 진행률은 11%이다. 준공은 2024년 말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