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공영이 최근 자체사업 부진으로 실적 부침을 겪고 있는 와중에도 원가율 방어에 성공해 이목을 끈다. 오랫동안 투자해 온 '프리콘(Pre-Construction)' 기술이 원가경쟁력을 끌어올리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신공영은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2800억원, 매출원가 2480억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원가율은 88.3%로 지난해 말 원가율 88.5%보다 소폭 낮아졌다.
한신공영 원가율은 80%대 후반에서 움직이고 있다. 연도별로 △2019년 88.2% △2020년 87.3% △2021년 88.5%를 기록했다. 글로벌 원자재 가격 급등 영향으로 원가율 90%를 넘긴 건설사들이 속속 나타나는 가운데 안정적인 원가관리력을 입증한 모습이다.
실적 하락세 속에서 이룬 성과여서 더 큰 의미를 지닌다. 한신공영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5.8%, 62.8% 급락했다. 공사를 마친 자체사업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는 게 한신공영 측 설명이었다.
2020~2021년 사이 △청라한신더휴(2020년 6월) △부산일광한신더휴 △세종2-4한신더휴 3곳의 자체공사가 마무리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한신공영의 자체공사 매출은 2970억원으로 전년 4810억원보다 38.1%가량 떨어졌다.
자체사업 실적이 악화하면 원가 부담이 커지는 게 일반적이지만 한신공영의 지난해 원가율은 1%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쳤다. 올해 1분기 역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며 선방했다. 자체사업은 분양 매출을 포함하기 때문에 원자재 가격 상승 영향을 덜 받고 영업이익률 역시 높은 편이다.
한신공영의 '프리콘' 기술력이 원가관리 효율성을 높여 자체사업 축소 영향을 덜어낸 것으로 보인다. 프리콘(Pre-Construction)은 시공 전 BIM(건설정보모델링)과 같은 스마트기술을 활용해 가상공간에서 미리 설계·시공을 수행한다.
프리콘 단계에서 발주자, 설계사, 시공사가 모두 참여해 공사비를 추적 관리한다. 이때 설계 변경, 공사 기간 연장 등 리스크를 최소화해 불필요한 비용을 축소할 수 있다. 마진이 높아지면 상대적으로 원자재 가격 상승 충격은 상쇄할 수 있다. 또 공사 중 추가적으로 투입될 수 있는 원자재 부담 역시 줄이는 것이 가능하다.
한신공영 관계자는 "프리콘 기술력을 통해 평균 10% 안팎의 공사비 절감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실제 포스코건설의 지난해 연구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은 2018년 세종시 포스코케미칼 음극재 공장 사업에 프리콘을 처음 도입한 뒤 공사비를 7% 절감하고 공기를 3개월 단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신공영은 이보다 앞선 2016년 프리콘R&D센터를 신설하고 관련 기술 개발에 힘을 쏟아왔다. 현재 6개의 건설신기술과 방재신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에선 2013년 GS건설이 처음으로 프리콘팀을 설립했으며 대우건설 등은 상설팀으로 운영 중이다.
이 같은 프리콘 노하우를 '화성동탄2 A4-1BL 아파트 건설공사 14공구'를 시작으로 '웹툰융합센터 및 부천영상 청년예술인주택 건설공사', '아산탕정 2-A15BL 아파트 건설공사 8공구' 등에 적용했다.
한편 한신공영은 올해 새로 실적에 반영되는 자체사업을 바탕으로 실적 개선 역시 이룰 전망이다. 각각 지난해 2월과 10월에 착공한 '대전한신더휴리저브'와 '포항펜타시티한신더휴'가 오는 2024년 말까지 공사를 이어간다.
연내 자체사업 확장 계획 소식도 들린다. 한신공영 관계자는 "충남 아산 현장이 곧 착공 예정이며 파주 운정 지역 사업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