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공영이 급등한 원가율에 발목을 잡혔다. 매출 규모가 늘어났지만 원재료비와 외주공사비도 함께 증가해 수익성이 약화됐다. 한신공영은 수익성 개선 차원에서 사업장을 지역별 혹은 공정별 클러스터로 분류하고 통합 발주하는 시스템을 검토하고 있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신공영의 1분기 원가율은 연결기준 92.9%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88.3%) 대비 4.6%포인트 급등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매출원가 증가분(439억원)이 매출액 증가분(336억원)을 상회했던 영향으로 풀이된다.
판매비와 관리비(판관비)도 전년 동기(169억원)에 비해 5.7% 늘어난 178억원으로 기록했다. 매출원가와 판관비를 제한 영업이익은 45억원에 그친다.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영업이익률이 같은 기간 5.6%에서 1.4%로 4.2%포인트 급감하게 된 배경이다.
수익성이 악화된 데는 원재료비와 외주공사비에 대한 부담이 한 몫 했다. 한신공영은 이번 1분기 원재료와 소포품을 사용하는데 739억원을 지불했다. 전년 동기(511억원) 대비 44.8% 늘어났다. 같은 기간 외주공사비용도 1430억원에서 1543억원으로 7.9%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막바지 공정에 들어간 사업장들도 원가율 상승에 일정부분 영향을 미쳤다. 준공 시점에 맞춰 공사를 진행해야 하다 보니 평상시보다 대규모의 원재료와 인력을 투입해야 했던 여파로 해석된다.
대표적으로는 이지스자산운용이 발주한 394억원 규모 '성수동1가 업무시설'이 있다. 지하 6층~지상 11층 규모 업무시설과 지상 1~2층 근린생활시설을 짓는 게 골자다. SK D&D가 발주처인 지하5층~지상20층, 268가구 규모인 주거시설 '용산에피소드(377억원)'도 준공을 앞두고 있다.
한신공영 관계자는 "준공 임박 현장의 빠른 추진을 위해 대규모로 원재료와 인력을 투입하다 보니 원가율이 평상시보다 높은 수준에 형성됐다"며 "늘어난 원재료·외주공사비로 인해 원가율이 상승한 건 업계에서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한신공영은 원가율을 개선하기 위한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사업장을 지역 혹은 공정률 단계에 따라 분류하고 각 클러스터 단위로 원재료를 매입해 규모의 경제를 취하겠다는 '통합 발주 시스템'이 대표적인 사례다.
설계 단계부터 원가율을 관리하는 방안도 고심하고 있다. 향후 시공 단계에서 원가율을 절감할 수 있도록 설계안을 구상하겠다는 복안이다. 지금은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발 빠른 연구개발 등을 통해 빠른 시일 내 성과를 내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한신공영에서 원가율 등 재무 전반적인 사안을 관리하고 있는 인물은 이욱재 전무로 알려져 있다. 이 전무는 홍익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한 후 한양을 거쳐 2004년 한신공영에 입사했다. 한신공영에서는 외주계약, 자재구매, 협력업체 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부에서 오랜 기간 근무했다. 최고재무책임자(CFO) 자리에 오른 건 지난해부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