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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과 '혈맹' 구축한 SKT·KT, 대동소이한 전략

대부분 협업 영역 중복, KT '메타버스'·SKT '웹3' 블록체인 공동 사업·투자

이장준 기자  2022-11-22 11:12:13
통신과 금융권 대표 기업들이 상호 지분 교환을 통해 동맹을 공고히 한 데 이어 구체적인 사업 협력 방안을 구체화하고 있다. KT가 먼저 신한금융그룹과 손잡고 미래금융 디지털전환(DX), 플랫폼 신사업 중심으로 공동 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공동으로 전략적투자(SI) 펀드를 만들어 투자하고 함께 연구·개발(R&D) 조직도 운영한다.

SK텔레콤도 하나금융그룹과 지분을 맞교환하고 ICT와 금융 혁신에 나선다. SK스퀘어와 산하 계열사 및 투자 포트폴리오를 활용해 다양한 사업에서 시너지를 낼 계획인데 접근하는 영역은 대동소이하다. 웹3(Web3.0) 생태계 확장을 내세웠는데 키워드만 다를 뿐 블록체인 관련 공동 사업 추진 및 투자에 집중하겠다는 지향점도 유사하다.

◇SKT "웹3 생태계 확장" KT "메타버스 얼라이언스" 블록체인 신사업 예고

SK텔레콤은 최근 하나금융그룹과 △초협력을 통한 미래 공동 대응 △비즈니스 협력을 통한 새로운 고객가치 창출 △사회적 가치 창출 협력을 통한 선한 영향력 확산 등 3대 영역에서 초협력을 통해 ICT와 금융 혁신에 나선다고 밝혔다.

지난 7월 양측이 지분을 교환하고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후속 움직임이다. SK텔레콤은 기존에 보유하던 3300억원 규모의 하나카드 지분을 하나금융지주에 매각하고 같은 규모의 하나금융지주 지분을 매입해 3.1%의 지분을 확보했다. 하나카드는 SK텔레콤과 SK스퀘어에 각각 684억원, 316억원을 투입해 지분 0.6%, 0.5%를 보유하게 됐다.

이후 SK텔레콤와 SK스퀘어, 하나금융은 시너지 협의체를 구성하고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AI와 데이터 기반 혁신 사업에 힘을 싣기로 했다.

특히 웹3(Web3.0) 생태계 확장에 방점을 찍었다. 웹3는 블록체인 기술 등을 활용해 플랫폼에 종속되지 않고 서비스 참여자들에게 공정한 몫을 분배하는 탈중앙화된 웹 형태를 말한다. 블록체인, 대체불가토큰(NFT), 탈중앙화자율조직(DAO) 등 관련 분야에 공동 투자를 진행할 방침이다.


메타버스와 금융을 결합한 신사업 추진도 논의한다. SK텔레콤의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ifland)'에 하나금융 가상 지점을 구축하고 하나금융은 메타버스 생태계 경제시스템 구축에 도움을 주는 식이다.

사실 이들 신사업은 앞서 탄생한 1호 '통신-금융 혈맹'인 KT와 신한금융그룹도 추진하고 있다. KT는 약 4375억원 규모의 신한금융지주 지분(1.91%)을 취득했고 신한은행은 KT 지분 5.58%를 확보해 2대 주주가 됐다.

이들은 미래성장DX와 플랫폼 신사업을 중심으로 23개 공동사업에 나섰다. 특히 메타버스 등 플랫폼 신사업을 통해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양사가 각각 메타버스 플랫폼을 구축하고 유통 포인트를 공동 발행해 외부 제휴사와 연계해 포인트를 교환해 유틸리티성을 높이기로 했다.

SK텔레콤의 메타버스 플랫폼에 하나금융 역량을 더하는 것과 달리 KT와 신한금융은 각각 메타버스 플랫폼을 꾸리고 연결한다는 점을 가장 큰 차이로 볼 수 있다. 여기에 KT는 보유한 상권 정보 등을 접목해 부동산 메타버스 플랫폼을 구축해 차별화하기로 했다. SK텔레콤은 콘텐츠로 하나은행 라이브 방송을 결합한 '메타버스 금융 라이브'를 준비하려 한다.

◇AICC, 미래형 점포 등 유사한 협업 포인트…차별화는 어디서

이 밖에도 상당수 협업 포인트가 중복된다. 컨택센터에 AI를 결합한 AICC가 대표적이다. KT는 이미 컨택센터를 보유한 계열사 KT IS, KT CS와 함께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외부 판매형 솔루션을 만들어 금융 및 공공기관에 제공해왔다. SK텔레콤 역시 하나금융 관계사에 AICC 구축을 검토하고 있다.

미래형 점포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은행원이 아닌 AI 뱅커가 고객을 응대하는 미래를 구상하고 있다. KT는 신한은행이 운영하는 미래형 점포 '디지로그(DIGILOG)'에 AI, 로봇, 미디어월 등 솔루션을 더할 방침이다.

하나은행의 경우 디지털 금융을 가속화하기 위해 최근 3D 버추얼 휴먼 제작사 온마인드에 20억원을 투입해 지분 6.25%를 확보했다. 온마인드는 작년 11월 SK텔레콤의 ICT 패밀리 SK스퀘어가 출범한 이후 처음으로 투자한 회사다.

소상공인 지원 솔루션 역시 두 동맹이 꼽는 주요 협업 포인트다. KT와 신한은행은 빅데이터 기반으로 소상공인을 위한 특화 통신·금융 융합 서비스를 개발한다. KT '잘나가게' 플랫폼의 입지상권데이터와 연계한 대안신용평가 모델을 개발해 출시할 계획이다.

하나금융의 소상공인 매장 지원 프로그램에는 SK스퀘어의 자회사 SK쉴더스가 소상공인 대상 결제, 보안 등 서비스를 할인된 가격에 제공하려 한다.

또 소상공인에 국한된 건 아니지만 SK텔레콤 역시 비식별 처리된 비금융 신용정보와 하나금융그룹의 금융정보 데이터를 결합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할 계획이다. 이를 기반으로 신용평가 모델을 정교하게 만들고 마이데이터 사업에서 협력 가능성을 열어뒀다.


차별점은 아직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 SK텔레콤의 구독 서비스 'T우주'와 연계한 금융 상품을 내세운다. T우주에서 적금 우대 금리와 환전 수수료 등을 제공하는 구독 서비스 출시 논의도 구체화하고 있고 해외 출국 고객을 대상으로 로밍과 환전 혜택을 함께 제공하는 서비스도 선보일 예정이다.

KT는 전자문서 사업으로 차별화에 나선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신한금융과 전자문서 사업을 공동 추진한다. 전자계약서, 전자증명서, 모바일 전자고지 등 비정형 데이터로 구성된 전자문서를 보관하고 공인전자문서중계자 사업과 연계해 구체적인 사업모델을 발굴할 계획이다. 이 밖에 교육, 반려동물 등 플랫폼 사업 영역 협력도 검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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