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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글로벌, 배당 절반으로 “현금 비축 차원”

유동성 우려에 자금 유출 최소화, 연간 배당총액은 100억 유지 계획

성상우 기자  2022-11-18 15:11:48
코오롱글로벌이 배당 축소에 나섰다. 매년 주당 200원으로 책정하던 분기 배당금을 이번엔 절반으로 줄였다. 최대주주인 코오롱그룹의 의지다. 주택 경기 침체로 대부분의 중견건설사들이 긴축 재정으로 들어가는 만큼 코오롱글로벌 역시 불필요한 현금 유출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코오롱글로벌은 올해 분기배당으로 1주당 100원을 책정했다. 시가배당율은 보통주 기준 0.62%이며 배당금 지급일은 오는 30일이다.

분기배당금을 1주당 100원으로 줄인 것은 분기배당을 시작한 2019년 이후 처음이다. 2019년 11월 첫 분기배당 이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분기배당은 보통주와 우선주 모두 1주당 200원씩을 지급했다.

주당 배당금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면서 배당총액 감소폭도 컸다. 매년 분기 배당금으로 총 50억원 가량을 지급해왔지만 올해 분기 배당금은 약 25억원이다. 다만 올해 초에 결산배당으로 예년보다 많은 1주당 300원을 지급한 것을 감안하면 올해 지급한 연간 총 배당금은 약 100억원으로 지난해 수준을 유지했다.



배당 축소는 최대주주인 코오롱그룹의 의지가 반영된 조치다. 코오롱글로벌 지분은 지주사인 ㈜코오롱이 75.23% 갖고 있다. 국민연금공단도 5.58% 보유 중이다. 소액주주 지분 비율은 19%대 수준이다.

배당금을 줄여서 불필요한 현금 유출을 방지하고 사내 유보금을 되도록 많이 쌓아놓자는 취지다. 현금보유량 및 현금흐름 등 회사의 현금 상황을 전반적으로 고려했을 때 유동성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지속적으로 악화되는 최근 시장 상황과 혹시 모를 변수 발생에 대비해 재무활동 현금흐름 운용 측면에서도 사실상 긴축 기조에 돌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3분기말 기준 코오롱글로벌의 재무 여건은 준수한 편이다. 단기 현금화가 가능한 기타금융자산까지 포함한 현금성 자산이 약 2300억원 규모다. 지난 2분기에 2500억원 수준으로 끌어올린 뒤 2분기째 2000억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코오롱글로벌 현금고가 2000억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 2분기가 창사 이래 처음이었다.

처분 가능한 자산 목록까지 감안하면 유사시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은 많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약 2700평 규모의 서초동 스포렉스 부지의 경우 장부가로는 700억원 수준이지만 시가로 보면 8000억원 수준까지 책정되고 있다. 골프장 라비에벨CC 역시 수천억원대 가치가 매겨진다. 물론 최악의 상황을 가정할 때 활용할 수 있는 카드다. 현재 유동성 상황을 감안했을 때 자산 매각을 고려해야하는 단계는 아니다.

최근 건설업계 전반의 리스크로 떠오른 PF 우발채무와 관련해서도 “심각한 단계가 아니다”는 게 회사 측 입장이다. 비수도권 및 지방에 위치한 사업지라도 사업성이 높고 구조가 안정적인 곳들만 선별해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개별 사업지 특성을 고려하면 우발채무 현실화 가능성이 낮다는 설명이다.

실제 코오롱글로벌이 프로젝트를 하는 곳 상당수가 사업성이 우수하다고 평가된다. 현재 진행 중인 사업지 가운데 신용보강 규모가 가장 큰 곳은 김해 율하 지역주택조합 신축공사 현장으로 약 3000억원 규모다. 김해 지역은 지난해 있었던 청약에서 5년래 최고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아울러 코오롱글로벌의 김해 지역 분양률은 지난해까지 99.7%에 달했다.

회사 관계자는 “배당 축소는 앞으로 현금 운용을 좀 더 보수적으로 하자는 취지일 뿐 특별한 이슈는 없다”며 “유동성 측면에서도 현금 보유랑과 여신 상황, 자산 현황 등을 봤을 때 전혀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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