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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글로벌, 유일한 승진자 박문희 CFO '성과 무난'

상반기 부채비율·원가율 안정적 관리, 분할 이후 재무 안정 과제

성상우 기자  2022-11-07 14:25:44
박문희 코오롱글로벌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2018년 말 전무로 승진한 지 4년만의 승진이다. 인사 파트에 주력해 온 커리어 탓에 재무 담당 임원 경력이 길지는 않지만 빠르게 연착륙해 나가는 모양새다.

코오롱글로벌로서는 올해 유일한 승진 임원이란 점이 눈에 띈다. 취임 1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지난 3분기동안 딱히 책잡을 것 없는 무난한 성과를 거둔 덕분에 이룬 결실로 풀이된다.

7일 코오롱그룹은 2023년도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박문희 코오롱글로벌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전략기획본부장 및 최고재무책임자(CFO) 직책은 그대로 유지했다. ㈜코오롱 인사실장 시절인 2018년 전무로 승진한 이후 4년 만에 부사장급으로 승진하면서 비교적 안정적으로 승진가도를 달리는 모습이다.

박 부사장은 코오롱글로벌 재임 임원들 중 올해 유일한 승진자가 됐다. 이규호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고 박 부사장도 올라서면서 부사장 3명 체제는 그대로 유지됐다. 현재 코오롱글로벌은 박 신임 부사장 외에 조현철 건축본부장, 전철원 BMW본부장이 부사장급 임원으로 자리하고 있다. 다만 전 부사장은 현재 맡고 있는 BMW본부가 분할 신설될 코오롱모빌리티그룹에 속해 있어 내년 초 분할 회사로 이동할 전망이다.

박 부사장의 경우 지난해 말 코오롱플라스틱에서 코오롱글로벌로 옮겨온 지 1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짧은 기간 동안 CFO로서 무난한 성과를 인정받아 승진을 할 수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연결기준 지난해 말 300%를 훌쩍 넘었던 부채비율이 올해 상반기 말 기준 290%대로 내려오면서 안정세를 보였다.

높은 부채비율은 2000년대 이후 줄곧 코오롱글로벌의 아킬레스건이었다. 2010년대 중반 이후 부채비율이 300% 아래로 내려간 적이 없다. 2010년대 초반엔 500%를 넘어선 적도 있다. 지난해 말 코오롱글로벌로 옮겨 온 박 부사장의 최대 과제 역시 부채비율 안정화였다.

박 부사장의 승진은 건설업계 전반을 덮친 원자재값 파동 속에서 원가율을 안정적으로 관리해온 성과도 반영된 인사로 보인다. 코오롱글로벌은 올해 상반기 내내 80%대 원가율을 유지했다. 원자재값 파동 이전 시기보다 원가율을 오히려 낮추는 비용관리 역량을 선보이며 수익성 상승을 이끌었다. 그 덕분에 코오롱글로벌은 상반기동안 영업이익률과 에비타마진율을 각각 5%, 6%대에서 방어할 수 있었다.

재임 기간 재무 여건 개선세도 확연하다. 기타금융자산 포함 현금성자산 규모는 올 상반기 말 2500억원까지 올랐다. 코오롱글로벌 현금고가 2000억원을 넘어선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같은 기간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 역시 1750억원으로 350억원 수준이었던 전년 동기에 비해 크게 개선됐다.


박 부사장은 사실 재무 담당 임원으로서의 경력이 길지는 않은 편이다. 그룹 핵심계열사의 재무 총괄직을 맡고 있지만 CFO로서의 경력은 올해가 2년차다. 이전까진는 인사 파트에서 줄곧 경력을 쌓았다.

2008년 코오롱글로벌에서 인력개발팀장과 조직개발SC장을 맡았고 2013년에 지주사 ㈜코오롱으로 옮기면서 임원 승진을 했다. 이후 상무보와 상무, 전무로의 직급 승진 모두 인사실장 시절 이뤄졌다. 지난해 코오롱플라스틱으로 옮기면서 맡은 경영지원본부장(CFO)이 그의 첫 번째 재무담당 임원직이었다.

오랜 지주사 근무 이력 덕분에 전 그룹에 걸쳐 인맥이 두텁다는 평이다. 이웅열 명예회장이 직접 대표이사로 ㈜코오롱에 재직하던 시절(2013~2019년) 같은 회사에서 상무보·상무·전무 승진을 모두 이루고 사내이사까지 오른 바 있다. 코오롱그룹 부회장이자 지주사 대표이사인 안병덕 부회장과도 코오롱 재직 시절 수년간 함께 호흡을 맞췄다. 그룹 후계자인 이규호 신임 사장과도 ㈜코오롱 인사실장 시절 지근거리에서 근무한 바 있다.

박 부사장은 짧은 재무 담당 경력에도 불과하고 CFO로서 빠르게 안착하는 모습이다. 문제는 내년부터다. 부동산 PF 관련 리스크 및 부동산 경기 침체 국면이 내년 초부터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자동차부문 분할 이후 분리된 코오롱글로벌의 재무 안정화를 이뤄야하는 과제도 있다. 박 부사장의 CFO로서의 본격 실험대는 내년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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