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는 매년 현금창출력이 약화하고 있다. 광고와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의 성장세 위축이 핵심 사업의 수익성을 갉아먹고 있어서다. 미국 스타트업 포쉬마크 인수를 넘어 꾸준하게 기업 인수·합병(M&A)을 추진하는 전략 이행에도 장기적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올해 6월 말 별도 기준으로 네이버의 영업이익률은 28%로 나타났다. 작년 상반기 말 31.6%와 견줘보면 3.6%포인트(p)나 낮아졌다. 같은 기간 연결 기준으로 집계해도 19.7%에서 16.4%로 3.3%p 하락했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지표가 나빠졌다. 네이버의 상반기 말 연결 기준 EBITDA는 6379억원이다. 지난해 상반기 8233억원 대비 29%가량 줄었다. 별도 기준 EBITDA 역시 2022년 상반기 7570억원을 올렸으나, 2021년 상반기와 비교하면 약 200억원 감소한 금액이다.
경영 환경의 변화가 네이버 현금 창출 역량을 약화하는 주 요인으로 지적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매크로 불확실성이 대두되면서 국내 광고 시장과 이커머스 영역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며 "본업인 검색 광고와 쇼핑 부문의 수익성에 일정 부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잉여현금흐름(FCF)으로 살펴본 현금 창출력은 어떨까. FCF는 당기순이익에 비현금성 지출을 더한 뒤 자본적 지출(CAPEX)과 배당금 지급분 등을 제외한 값이다. 연결 기준으로 살피면 2019년 7983억원을 기록한 이래 2020년 5266억원, 2021년 5143억원 등으로 줄어들었다. 올해 상반기에는 2948억원을 시현했다.
재작년과 지난해 FCF가 5000억원대에 그친 건 네이버의 CAPEX가 2년 연속으로 8000억원을 웃돌았기 때문이다. 자회사인 네이버클라우드가 강원도 춘천에 데이터센터를 건립하는 영향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네이버의 레버리지 지표는 준수한 편이다. 6월 말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44%다. 개별 기준으로는 39.9%까지 낮아진다. 차입금 의존도는 상반기 말 연결 기준 14.9%를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30% 미만이면 재무 안정성을 갖췄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포쉬마크를 인수하면서 대규모 차입이 불가피한 대목이 문제로 떠오른다. 네이버의 재무 구조 악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포쉬마크 지분 인수에 필요한 실탄을 △보유 현금 △차입금 △일부 투자자산 유동화 자금 등으로 충당하는 구상을 제시했다. 인수 대금 규모는 16억달러로, 원화 환산액이 2조3441억원이다.
주식 취득 시점이 내년 4월로 예정된 만큼, 남은 기간 동안 현금을 최대한 끌어모으는 게 관건이다. 상반기 말 기준으로 네이버가 보유한 유동성은 9925억원이다. 가용 현금을 최대한 끌어다 쓴다고 가정하면 1조3000억원가량을 차입이나 투자자산 처분 방식으로 조달해야 한다.
네이버 관계자는 "현금, 차입, 투자자산 유동화 등 다양한 조달 방안을 어느 정도의 비중으로 활용할 것인지는 결정된 내용이 없다"며 "최종적인 거래 완료까지 6개월정도 남아 있기 때문에 시장 상황을 지켜보며 내부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