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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톡옵션 산적한 상장사, 임원 매매 단속 나서나

카카오그룹 자체 규정 수립

김형락 기자  2022-09-26 16:39:09
금융당국이 상장사 내부자 주식 매매 사전 공시제 도입을 예고하면서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부여 물량이 쌓여 있는 기업들이 내부 단속에 나서고 있다. 임원 주식 거래 관련 자체 규정을 신설하는 등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제도 개편 도화선이었던 카카오그룹이 가장 먼저 움직였다. 지난 1월 그룹 차원에서 임원 주식 매도 규정을 제정했다. 그룹 상장사 임원이 주식을 매도할 경우 1개월 전 매도 수량과 기간을 미리 공동체 얼라인먼트센터와 소속 기업 IR팀 등에 공유하도록 했다. 그룹 안에서 계열사를 이동하거나 퇴임한 뒤에도 규정을 적용하기로 했다.

지난해 12월 류영준 전 카카오페이 대표이사를 포함한 임원 8명이 상장 한 달여 만에 스톡옵션 행사 주식을 대거 매도하면서 내부자 주식 거래 제도 정비 논의가 촉발됐다.



카카오그룹은 스톡옵션을 보상체계로 활발하게 활용하는 곳이다. 올 상반기 카카오 보수 상위 임직원 5명 중 4명이 급여·상여보다 스톡옵션 행사 이익이 컸다. 스톡옵션을 행사해 얻은 차액 순위는 △조수용 전 카카오 공동대표이사(338억원) △여민수 전 카카오 공동대표이사(318억원) △정의정 전 카카오 기술부문 책임자(87억원) △김주원 전 카카오 공동체 컨센서스센터장(77억원) 순이다.

네이버도 스톡옵션을 임원 보상 수단으로 쓰고 있다. 스톡옵션 행사 이후 주식 매매 시 새로운 공시 기준이 적용될 잠재 물량이 많은 곳 중 하나다. 네이버는 스톡옵션을 행사하는 임직원에게 주로 자사주를 교부하고 있다. 올 상반기 자사주 48만9336주를 각각 △임직원 스톡옵션 행사분(40만145주) △직원 대상 스탁그랜트 지급(8만9191주) 목적으로 처분했다.

한성숙 네이버 유럽사업개발 대표는 잔여 스톡옵션이 많은 임원에 속한다.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부여한 스톡옵션 중 미행사 수량은 총 10만주다. 2019년 3월 부여한 2만주는 행사 기간(지난 3월 22일부터 2027년 3월 21일까지)에 진입했다. 행사가격(13만1000원)보다 최근 종가(지난 22일 기준 20만6500원)가 높아 이익 구간에 있다. 2020년 3월 부여한 스톡옵션 4만주는 내년 3월부터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행사가격(18만6000원) 기준으로 74억원 규모 물량이다.



SK그룹도 스톡옵션을 이용해 보상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올 상반기 박성욱 SK하이닉스 미래기술위원(부회장)이 스톡옵션 행사 이익으로 84억원을 거두며 박정호 SK하이닉스 대표이사(부회장)를 제치고 개인 보수 1위(보수총액 96억원)에 올랐다.

박성욱 부회장은 지난 2월 2017년 3월에 부여 받은 스톡옵션 9만9600주에 대한 권리를 행사했다. 행사 당시 종가는 13만3000원으로 행사가격(4만8400원)보다 약 3배 높았다. 박 부회장은 자사주 대신 차액을 수령하는 형태로 스톡옵션을 행사했다.

박성욱 부회장에게 남은 스톡옵션 미행사 물량도 상당하다. 2017년 3월 부여 받은 스톱옵션 19만9200주가 미행사 수량으로 있다. 행가가격 기준으로 108억원 규모 물량이다. 모두 행사 기간에 들어와 있다. 만료일은 각각 내년 3월(9만9600주)과 2024년 3월(9만9600주)이다.

SK하이닉스는 네이버에 비해 제도 개편 영향 가시권에서 벗어나 있다. 자사주 교부와 차액지급 방식으로 나눠 스톡옵션을 부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인이 주식을 사고파는 번거로움을 덜기 위해 차액 보상 선택지도 주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올 상반기 임원 상여 지급 목적으로 처분한 자사주는 3만367주다. SK그룹은 임원 주식 매매 규정을 따로 두고 있지 않다.

재계 관계자는 "내부자 거래 제도 개편이 스톡옵션 행사에 미치는 영향은 제도 관련 가이드라인을 봐야 알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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