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이후 국내 건설사들의 IR 활동은 눈에 띄게 줄었다. 코로나19 사태가 갑작스레 불거진 가운데 가만히 있어도 주가가 고공행진하는 예상 밖 상황을 맞은 영향이다. '엔데믹' 시대에 접어들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가뜩이나 주식시장에서 저평가를 받는 건설사들은 이제 IR 기조 전환이 필요해 보인다. 대형 상장 건설사를 중심으로 IR 전략 변화상을 살펴본다.
DL이앤씨의 전체적인 IR 역량 및 활동성은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도 준수한 수준을 유지해 왔다. 특히 이 시기를 겪으면서 나타난 IR 전략상의 변화가 몇가지 나타났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유튜브 채널을 본격 IR 창구로 활용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국내 일반 투자자들의 연령이 젊어지고 대면 활동이 제한된 팬데믹 시기에 유튜브가 가장 영향력 있는 정보 유통 채널로 부상했다는 점을 착안해 준 변화다. 선두에는 함영중 상무가 서 있다.
DL그룹은 유튜브 계정을 통한 IR 활동을 활발히 진행 중이다.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유명 프로그램에 회사 담당자가 직접 출연, 실적과 경영 현황 등에 대해 설명하는 방식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E트렌드·삼프로TV·부자티비·성공투자로 이끄는 계단 STEPS' 등 다수의 유명 유튜브 채널에 회사 관계자가 직접 출연해 투자자 대상 설명 자리를 가졌다.
올해 1월부터 시작된 변화다. 이같은 방식의 IR을 채택한 건 주요 건설사 중 DL이앤씨가 처음이다. 일종의 '실험'인 셈이다.
'유튜브 IR' 실험은 재무관리실 산하 IR 담당임원인 함 상무가 주도하고 있다. 함 상무는 DL이앤씨가 그동안 언급됐던 대부분의 유튜브 방송에 직접 출연해 프레젠터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그가 출연한 콘텐츠를 'DL이앤씨 내부자에게 직접 듣는' 종목 소개 등으로 가공해 일반 구독자들에게 공개하고 있다.
시작한 지 6~7개월이 채 안된 만큼 아직 구체적인 성과 수치를 집계하긴 힘들다. 다만 담당 임원이 직접 얼굴과 이름을 걸고 출연한 만큼 다른 일반적인 콘텐츠보다 투자자 신뢰도가 높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무엇보다 DL이앤씨의 실적과 사업 현황 및 전망 등을 투자자들과 좀 더 캐쥬얼하게 공유할 수 있는 기회가 늘었다는 게 장점이다. 회사 측 역시 유튜브를 통한 프레젠테이션을 공식 IR 창구 중 하나로 고정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IR 전략 측면에서의 또 다른 변화는 '장기 주주 기반 확대'에 본격 나서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이벤트나 단기 모멘텀에 집중하는 헤지펀드나 단기매매 투자자 보다는 장기 투자를 기반으로 한 국내외 대형·Active 투자기관들을 유치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방향성을 갖고 있다.
이달 초 더캐피탈그룹(The Capital Group Companies, Inc.)을 주요 투자자로 유치한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더캐피탈그룹은 지난 2일 특별관계 법인 2곳(American Funds Insurance Series Global Small Capitalization Fund·SMALLCAP World Fund Inc.)을 통해 각각 6659주, 2만6041주를 사들이며 기존 보유 지분과 더해 총 5.04% 지분을 확보했다.
시총 10위권 내 상장 건설사 중 해외 기관투자자가 5% 이상 주요 주주로 오른 곳은 8월 기준 DL이앤씨가 유일하다. 해외 주요 투자기관들을 투자자로 유치하기 위한 DL이앤씨의 IR 활동은 앞으로 더 강화될 예정이다. 현재 모건스탠리·골드만삭스·UBS 등 굴지의 해외 IB들이 유치 대상 리스트에 올라있다.
올해 시공능력 평가 순위 '톱3' 자리를 탈환한 DL이앤씨는 IR 부문에서도 업계 최상위권의 경쟁력을 줄곧 유지하고 있다. 국내 업계 전반이 큰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었던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도 비대면 방식 등을 병행하며 기존 수준의 왕성한 IR 활동을 지속해왔다.
덕분에 기관투자자 및 증권사 등 시장 주요 플레이어들로부터 최상위권의 IR 역량 보유 회사로 평가받고 있다. 사내 관련 조직 및 인프라, 시스템 측면에서도 월등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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