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은 최근 IR을 통해 하반기부터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특히 회사의 근간인 게임사업은 든든한 캐시카우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주력인 웹보드 게임 규제가 완화되고 추석을 맞아 단기적으로 수익성 개선이 전망된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도 게임 역량을 한층 강화하기 위한 물밑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올 초 여러 개발사를 통합한 데 이어 모바일게임 전문 자회사 NHN빅풋을 모회사로 흡수합병해 시너지를 극대화하려 한다. 웹보드 게임 1위 사업자로서 추후 '플레인앤언(P&E)' 시장에서도 충분히 경쟁력 있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어필한다.
◇코로나19로 주춤한 IR 본격 재개한 NHNNHN은 창사 이래로 별도 IR팀을 꾸려 시장과 소통해왔다. IR팀은 현재 CFO 산하 경영관리실에 소속돼 있다. 실적 발표와 주주총회, 공시 등 전반적인 투자자 관련 업무를 아우른다.
분기마다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을 진행해 애널리스트와 대중과 접촉한다. 실적 발표 이후엔 빠짐없이 국내 NDR(Non-Deal Roadshow)을 실시한다. 통상 이틀에 걸쳐 10개 이상 기관과 소통하곤 한다.
또 홍콩과 싱가포르에 매년 최소 2회, 유럽이나 미국 등 서구권은 연 1회가량 방문해 해외 NDR을 진행했다. 코로나19로 올 상반기까지는 추진하지 못했으나 하반기부터 재개할 여건이 마련돼 이를 검토하는 중이다.
2019년만 해도 NHN은 13차례에 걸쳐 IR 행사를 진행했는데 코로나19가 발발한 2020년과 이듬해에는 각각 6건, 9건에 그쳤다. 올 들어서는 8월까지 이미 10건의 IR 행사(CEO 주주서한 포함)를 마친 상황이다.
NHN IR 담당자는 "코로나19 기간에도 꾸준히 화상미팅을 진행해 시장과 소통했다"며 "요새는 공식적인 행사 외에도 화상 및 대면 인바운드 미팅을 하루에 1~4건 정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작년 말 기준 NHN의 주주 구성을 보면 최대 주주 측이 47.58%로 절반 가까운 비중을 차지했다. 개인(14.04%), 외국인(18.74%), 국내기관(11.4%), 자사주(8.24%) 순으로 뒤를 이었다. 올 6월 말 기준 5% 이상 주식을 소유한 단일 주주로는 이준호 NHN 회장(18.12%), 제이엘씨(14.66%), 제이엘씨파트너스(10.66%), 국민연금공단(7.51%)이 있다.
◇하반기부터 비용효율화…웹보드 게임 단기 수익성 개선 기대NHN은 최근 IR을 통해 수익성 개선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올 상반기 연결 기준 NHN의 영업수익은 1조318억원으로 1년 전보다 1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53.9% 감소한 20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5%에서 2%로 떨어졌다.
'한게임' 리브랜딩을 진행하면서 광고선전비가 늘어난 영향이 컸다. 올 하반기부터는 비용 효율화를 통해 이를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더욱이 게임 부문 탑라인에서 성장을 기대할 만한 호재가 많다. 7월 1일 자로 월 결제 한도가 50만원에서 70만원으로 오르는 규제 개선 수혜를 받았다. 실제 NHN은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7월 한 달간 웹보드 매출이 6월 대비 22% 성장하고 1년 전보다 40% 증가하는 성과를 냈다고 밝혔다.
웹보드 게임 특성상 계절적 영향이 강한 점도 무시할 수 없다. 명절 기간에 매출이 뛰어 설날과 추석이 낀 분기에는 좋은 실적을 거두곤 한다. 단기 게임 실적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면 올 3분기에는 추석과 더불어 웹보드 규제 완화 효과를 단기적으로 누릴 수 있다는 점을 어필한다.
다양한 신작도 준비 중이다. 올 하반기에만 신작 7개를 론칭할 계획이다. 다만 신작 효과만을 강조하기보다는 장기적으로 투자자에게 신뢰감을 줄 수 있는 방향으로 IR을 진행하고 있다.
NHN이 지속 가능하고 신뢰도 높은 IR을 추구해온 것과 맞닿아 있다. 물론 신작도 중요하지만 실제 흥행으로 이어질지 보장할 수 없는 만큼 보수적으로 가이던스를 부여하고 다른 점을 어필한다.
IR팀 관계자는 "신작 출시 전에 내부 기대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공개하지는 않는 편"이라며 "오히려 신작에 대한 가이던스는 최소화하고 해당 게임이 없어도 충분히 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 예측 가능성을 높이려 한다"고 말했다.
◇본체가 주도하는 게임업…'P&E' 자신감도 드러내NHN은 나아가 최근 게임 계열사 통합에 나서고 있다. 올 2월 모바일게임 전문 자회사 NHN빅풋을 중심으로 일본 NHN플레이아트를 제외한 나머지 게임 개발사들을 통합했다. 이어 오는 10월에는 NHN이 NHN빅풋을 흡수합병할 예정이다.
최근 웹보드 게임 시장 내에서 입지가 더욱 굳어진 가운데 본사 차원에서 역량을 결집하기 위해서다. 신작 개발 등 사업 시너지가 클 것이라고 판단했다. NHN 본사의 수익 구조가 견고해진다는 의미도 지닌다. 연결 기준으로 자회사들의 사업 다각화로 성장하는 동시에 모회사 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도 수익성 개선을 꾀하고 있다.
IR팀 관계자는 "본사에서는 웹보드 게임 중 PC 관련 사업만 영위하고 있어 굳이 모바일 웹보드 게임을 담당하는 NHN빅풋을 따로 둘 이유가 없었다"며 "정우진 대표가 직접 게임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고 내부 관리 측면에서도 유리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합병 이후에도 블록체인 P&E 게임 개발사로 포지셔닝하겠다는 전략에는 변함이 없다. 물론 작년에 비해 크립토 시장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위축됐지만, PC에서 모바일로 플랫폼이 넘어간 것처럼 블록체인도 게임 산업 흐름상 중요한 변화라고 보고 있다. 여기 발맞춰 전문적인 블록체인 게임 개발 역량을 키워나가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궁극적으로 P&E는 환전 가능한 토큰을 관리하는 영역이 필요한데 게임 내 경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유통량을 관리하는 역량이 중요할 것"이라며 "NHN은 20년 넘게 웹보드 게임을 운영하며 1위 사업자로 자리매김한 만큼 충분히 강점이 있다"고 강조했다.